스포주의 <영화> '비밀은 없다(이경미, 2015)' 기술적 분석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Tak 입니다.

오늘은 영화 '비밀은 없다'의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밀은 없다는 영화학 입문이라는 수업의 과제로
알게 된 영화인데, 그래서 오늘은 이 영화의 연출이나
카메라 기법 등 기술적인 측면으로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다소 재미는 없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ㅎㅎㅎ


제목분석

영화에 세부적인 내용을 분석하기에 앞서 먼저 ‘비밀은 없다’ 라는
제목부터 차근차근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이 영화에서는 많은 비밀들이 나온다.
미옥의 아버지가 종찬의 운전사라는
사소한 비밀에서부터 종찬과 죽은 민진이의 선생님과의 불륜관계,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비밀인 '민진이를 죽게 만든 사람이 종찬이었다는 것'
역시 숨겨져 있는 사실들이다.

이러한 사실들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하나 둘 씩 드러나는 것이 제목에 담겨진 ‘비밀은 없다.’라는 뜻이다.


플롯구조

종찬과 민진이의 선생님이 불륜의 관계였고,
결국 이들 때문에 민진이가 죽게된다는
스토리에서, 연출자는 플롯을 구상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알 수 있는 것은
민진이의 어머니인 연홍이 딸을 찾아나서는 과정이다.

연출자는 앞서 언급한 큰 스토리에서
‘연홍’ 이 결국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플롯화함으로써 관객들이 범인을 같이 찾아나서는 듯한 느낌을 준다.

관객들은 연홍에게 감정이입하여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몰입한다.
이것이 연출자가 스토리 구조에서 플롯화를 한 이유이다.

전체 스토리를 알고 영화를 보게 된다면
우리는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영화로 그려냄으로써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집중할 수 있고 결국 범인을 알게 되었을 때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에서는 지속적으로 공분을 살만한 대상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스토리 구조를 따라가다보면
누가 범인인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바뀌게 된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는 종찬의 라이벌인 ‘노재순’을
지속적으로 조명하여 민진이를 죽게 한 범인이
노재순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집에 도청장치가 설치되어있고, 노재순이 선거유세를 하던
연홍의 앞을 평소 민진이가 좋아했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것은 이러한 관객의 의심을 증폭시킨다.

이후에는 미옥이를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민진이의 시계를 가지고 있었고, 민진이와 친했지만
비밀을 말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미옥이의 태도를 보여주면서 관객이 '민진이가 범인일까?' 의심하게끔 만든다.

그 다음으로는 민진이의 선생님이다.
연홍은 민진이의 선생님을 찾아가 민진이를 죽였냐고 물어본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는 민진이를 죽이지 않았다.
이렇듯 민진이를 죽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연홍이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고, 이는 곧 영화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플롯구조는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의 플롯구조도 있다.

영화 도입부에서의 연홍은 민진이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녀는 민진이의 엄마였지만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이며,
민진이가 사라지던 날 밤 냉장고에 붙여놓았던
전화번호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민진이는 '공무원 딸이자 미술을 잘하는'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딸에 대한 무관심은 아이러니하게도
딸이 사라지고 나서야 해결된다.

딸이 사라지고 난 이후로 연홍은
자신의 딸에 대한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하고,
가장 친했던 친구가 누구이며,
평소 민진이에게 잘 대해주었던 선생님이 누구인지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간이 점차 흘러갈수록 연홍은 민진이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플롯구조에서 우리는 연홍의 엄마로서의 역할이
민진이가 죽고 난 뒤에서야 강조가 되는 아이러니를 목격할 수 있다.

가장 극단적이게는 연홍이 민진이와 같은 행동을 하면서
민진이의 평소 생각을 예측해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연출을 극대화한다.


소재와 이야기

영화에는 많은 소재들이 나온다.
영화에서 모든 소품이나 소재들은
모두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소한 디테일들도 잘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비밀은 없다.' 에서는 크게 3가지 정도의 핵심 소재들로
이야기의 진행을 도와준다.


⓵그네

첫 번째 소재는 그네이다. 영화에서는 그네를 타고 놀던 민진이가
그네에서 내려 어디론가로 사라지면서
결국 민진이가 자리를 떠나는 것을 가장 먼저 보여준다.

즉 그네는 민진이의 온기가 남아있는 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민진이를 암시하는 그네는 영화 중간중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렇듯 영화에 그네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관객들은 민진이의 존재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며 영화를 보게 된다.


⓶사투리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소재는 사투리이다.
경상도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배우들이 사투리를 구사한다.

경상도에 사는 내가 듣기에는 너무도 어색해서
오그라들것만 같은 사투리를 구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연홍이 전라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 내용 중 전라도 사람인 연홍이
자신의 고향을 숨기고 살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부분이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연홍은 거의 표준어를 구사하며
다른 사람들을 대한다. 그러나 그런 연홍이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가식 없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친구에게 사투리로 대화를 하는 경우,
또 민진이의 장례식이 끝난 뒤 종찬과 부부싸움을 할 때
연홍은 사투리를 구사한다.

여기에서 사투리라는 소재는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고
표준어를 구사하며 지내야 했던 자신의 가식적인 모습에서 벗어난
연홍의 모습을 폭발적으로 강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즉 억눌려진 자신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소재로 볼 수 있다.


⓷음악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볼 수 있는 것은 음악이다.
민진이가 죽게 된 원인을 찾는 데에는 음악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연홍은 딸이 만들었던 음악들을 감상하면서 원인을 하나하나 찾아간다.
또 민진과 미옥이를 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 역시 음악이다.

이렇듯 ‘음악’은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에 핵심적인 요소로서 작용하는 소재이다.
연홍은 민진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나중에는 결국 민진이가 평소 쓰던 빨간색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어보면서 당시 민진이의 마음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⓸선거

마지막으로 선거라는 소재이다.
선거는 보통 시끌벅적한 이미지가 가장 많이 연상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선거에 나간 종찬과는 대조적으로
연홍은 슬픔이 가장 많이 드러난다.

시끌벅적하고 즐거워야 할 선거가 비극적인 가정사와 만나
서로 대조적인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연홍이 처해진 상황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선거에 이긴 종찬과
죽은 민진이의 얼굴을 보는 종찬
두 가지의 상반된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적인 연출로 볼 수 있다.


스타일

이 영화는 ‘키치’ 적인 면이 드러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민진이를 죽인 범인을 만나러 가는 연홍은
마트에 들러 랩과 삽을 산다.

이 물건들을 어떤 용도로 사는 것인지 궁금해질 때쯤
연홍은 직접 랩과 삽을 들고 범인을 상대한다.

결국 범인이 자신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연홍은
그를 랩으로 감싼 다음 사정없이 삽으로 남편을 내려친다.

이러한 모습들은 다소 키치스러운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범인과 대면하러 가는데 랩이나 삽과 같은 도구로
무장해서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한편의 블랙코미디처럼
희극적으로 다가와 연홍의 허탈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 연홍은 선거에서 당선된
남편의 성관계 동영상을 노재순의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그에게 끝까지 한번 살아보라며 그를 버리고 간다.

이렇듯 연홍이 자신의 남편을 죽이지않고
오히려 고통 속에 살게 하는 것은
분노가 극에 달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살인이 아니라는 것을 감독이 말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민진이 살아있을
당시 자신의 아빠의 성관계 동영상을 보고
웃다가 기절하는 장면과 같은 키치적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총평

이 영화는 연출 면에서 탁월한 작품인 것 같다.
앞서 설명했던 ‘사투리’나 ‘그네’와 같은
디테일한 연출은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 쉽도록 만들어준다.

또한 감독 자신만의 스타일로 우리에게 긴장감과 박진감을 주기도하면서
‘키치’적인 요소들로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연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밖에도 과제에서는 '쇼트 분석'을 추가로 했는데
그 부분은 여기서는 제외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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