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라라랜드 후기> - "이상과 현실의 대조"

xkrrudfbs45 (49)in #kr • 6 years ago (edited)

<라라랜드> : 이상과 현실의 대조 - 내러티브 분석

나는 어제 라라랜드를 처음 보았다.

2016년 처음 개봉하여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이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재개봉을 하기도 했던
라라랜드를 왜 이제야 봤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해서인지,
시간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영화관으로 이끌 만큼 매력적이게 보이지는 않았나보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영화 한편을 보고 잠을 자는 것이 내 최고의 행복이다.

얼마 전 추천을 받아 보게 된 ‘리틀 포레스트’는 매우 감명 깊었고,
그 여운이 3일 정도 나에게 머물러있어
그 기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영화가 라라랜드이다.
로맨스를 좋아하고 음악과 관련된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영화를 보게되었다.

잡담은 이정도로하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한다.

제목에서도 쓴 것처럼 이 영화에서는 크게
현실과 이상의 대조(교차진행)가 가장 큰 스토리 구조로 나타난다.

여자 주인공인 미아는 배우를 꿈꾸며
카페에서 바리스타 일을 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

남자 주인공인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세상은 재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듯 서로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바스찬과 미아의 만남은 우연 속에 이루어진다.

재즈곡을 연주하지 않는 조건으로 바에
취업하게 된 세바스찬은 이를 답답하게 여긴다.
결국 그는 재즈곡을 연주하게 되고, 가게에서 해고당하게 된다.

오디션에 떨어진 미아는 기분전환을 위해
외출을 나왔다가 우연히 세바스찬이 연주하는
마지막 재즈곡을 듣고 홀리듯 바에 들어가게 된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미아,
바에서 해고를 당하게 된 세바스찬의 만남은

이처럼 우연하고도, 비극적이다.

이 후 미아는 세속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남자친구보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세바스찬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둘은 연인이 된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미아와의 더 깊은 관계를 위해서는
안정된 직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판단한 세바스찬은
자신의 신념과는 조금 다른 밴드에 들어가 음악활동을 하게 된다.

세바스찬이 현실과 타협했다고 판단한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다시 클럽을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어보지만,
그들은 의견의 타협을 보지 못한다.
이 후 줄거리들은 이러한 현실과 이상의 대조로 계속 나타난다.

이 영화는 예술가라는 소재를 통하여

우리에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영화가 우리에게 다가올 때는
우리가 예술가인지, 아닌지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은 각기 나름대로의 현실과 이상이 존재할 것이고
내가 살고 있는 삶이 과연 무엇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삶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결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미아는 배우가 되지만,
미아의 옆에는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남자가 자리하고 있다.

세바스찬 역시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운영하게 되지만,
미아와 함께는 아니다.

이렇듯 꿈과 현실의 대조라는
이야기 진행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긴다.

밴드로서 현실과 타협했던 세바스찬은
이후 연기를 포기하고 다른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미아에게
오디션을 보라며 설득을 한다.

감독은 우리에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꿈을 추구하다가도 언제든 우리는
현실에 타협하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현실과 타협해 살고 있더라도
우리는 꿈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을
항상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살아간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때그때 내리는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재즈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즉흥연주를 꼽을 수 있다.

정해진 것 없이 자유자재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세바스찬은 영화에서 말한다.

인생또한 마찬가지다.
도시의 야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세바스찬에게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할거에요”라고 했던 미아는
결국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 역시 정답이 없고,
누구도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

세바스찬의 클럽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춤을 추는 환상이나,
세바스찬이 자신을 떠나버린 미아를 다시 만난 이후에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는 장면은
우리가 세바스찬을 떠난 미아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저 그들은 그 당시에 누구보다 깊이 사랑했었고,
그것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되는 것이지,
현재는 그것이 달라졌다고
그들의 옛 감정이 사랑이 아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밤하늘의 별들은 지금 현재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별빛이 그 별을 떠났던 때에 그곳에 있었을 뿐이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북극성은 지난 1월이나 1854년이나,
아니면 14세기 초에 이미 완전히 타버렸는데도
아직까지 그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다.

별빛이 지금 우리에게 닿는다고 해서
그 별빛이 영원불변하게 빛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상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비난해서도 안 되고,
현실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

그저 우리는 미아와 세바스찬의
마지막 웃음과 같이 그들에게 행복을 빌어줄 수 있을 뿐이다.

라라랜드의 OST - City of Stars 의 가사는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I don't care if I know
나는 신경쓰지 않아요.
Just where I will go
내가 어디로 가게 될지
Cause all that I need's this crazy feeling
내가 원하는 것은 이 황홀한 느낌
The rat-tat-tat of my heart
심장의 두근거림
I think I want to stay
지금 이 기분이 계속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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