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1화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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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되찾았을 때, 그녀는 이미 숨을 거두고 있었다. 이번엔 그렇게 지켜주고 싶었건만, 나를 위해 그 고귀한 생명을 바쳐주었다. 그 언젠가의 소중한 약속을 위해, 억겁의 시간과 무한의 공간을 지나 그녀를 찾아왔건만, 죽음은 또 다시 우리를 갈라놓고야 말았다. 아...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내가,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어갔던 기억을. 되돌아본다면 2년전 어느 날, 눈부시게도 화창한 날에 벌어졌던 그 화려했던 대관식으로부터, 나를 둘러싼 모든 일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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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드래건 대성당]
대주교 : 이에 본 대주교는 우리를 창조하신 프라이오스님께, 리처드 팬드래건이 팬드래건 왕국의 새로운 국왕이 될 것을 확인받으려 합니다.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 팬드래건. 그대는 남해와 북쪽의 설원까지 포함한 팬드래건 전 영토의 주인이 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리처드 :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주교 : 그대는 왕국이 풍요로운 대지로, 누구도 굶주리지 않고 질병이 퍼지는 일이 없이 생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는가?
리처드 : 아름다운 대지와 투명한 대기를 위해,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주교 : 그대는 팬드래건 영토 구석구석 왕의 영화를 비추어 백성들을 구제하고,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겠는가?
리처드 : 신의 가호와 함께, 모든 이들은 신의 대리인이자 왕국의 수호자인 저의 보호를 받을 것입니다.
대주교 : 그대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선과 악을 정당히 구별해 내어 옳은 일만을 실현할 수 있겠는가?
리처드 : 악에 물들지 않은 맑은 눈과 고요한 마음으로 부정한 것을 파하고 정의를 구현할 것입니다.
대주교 : 그대는 왕국이 위기에 닥쳤을 때는 그대의 한목숨을 희생할 지라도 왕국의 안녕을 지킬 각오가 되어 있는가?
리처드 : 왕국의 지도자이자, 동시에 수호자로서 언제라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대주교 : 이 왕관은 신의 권능을 상징하며, 소유자가 팬드래건 왕국의 국왕임을 증명하는 신물입니다. 그대, 리처드 팬드래건에게 이 왕관을 수여하오니, 이로서 팬드래건의 새로운 국왕이 탄생하였습니다.
리처드 : 팬드래건 왕국에 영광이 함께하기를...
대주교 : 팬드래건 왕국에 영광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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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드래건 서부]
엘라자베스 : 아야...
코델리아 : 엘리자베스님!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신 곳은 없나요?
메리 : 칫, 여러가지로 속을 썩이는군.
엘리자베스 : ......
코델리아 : 뭐라구요? 왕녀님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에요?
메리 : 내가 뭐 틀린 말했나? 이런데서 고생하고 있는게 도대체 누구때문인데! 정체모를 수녀할멈 말만 듣고 이런곳으로 덜컥 출발할 생각을 한게 누구야! 그때 좀 더 말렸어야 했는데... 쯧.
코델리아 : 그럼 그때 뭐, 다른 방법이라도 있었나요? 메리님도 별 불평 안했잖아요. 이제와서 심통이람...
메리 : 뭐라고? 이제는 못하는 말이 없구나. 코델리아.
코델리아 : 자, 메리님의 말은 신경쓰지 마시고, 어서 일어나세요.
엘리자베스 : 번번히 미안하구나, 코델리아. 그리고 메리...
메리 : 흥, 그만두셔. 이제 징징거리는 소리 듣는것도 질색이니... 그나저나 빨리 이곳을 빠져나갈... 응?...
코델리아 : 갑자기 왜 그러세요?
메리 : 이런 망할. 추적자다!
코델리아 : 예...? 추적자가...? 어... 어떻게 하죠? 엘리자베스님...?
엘리자베스 : 어떻게 여기까지...
메리 : 감탄하고 있을때가 아니야! 어서 샤른호스트란 사람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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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의 무덤. 샤른호스트의 침실]
샤른호스트 : 누구야?
에밀리오 :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샤른호스트 : 아아, 조금 전에.
에밀리오 : 그럼, 잠깐 들어가겠습니다.
샤른호스트 : (지금 내 방에 들어와서 말을 건 사람은 에밀리오. 나의 집사다. 내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만나서 그를 집사로 맞아들였다고 한다. 나이는 제법 있을 것 같은데 겉모습만 봐서는 나보다 최소한 20살 이상 많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에밀리오 : 엘리자베스 공주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맞으러 나가셔야죠.
샤른호스트 : 엘리자베스?
에밀리오 : 설마, 잊고 계신겁니까?
샤른호스트 : 설마... 하지만 잠이 덜 깨서 그런지 생각 나지는 않는군. 정리해서 설명해 주지 않겠나?
에밀리오 : ...예.
샤른호스트 :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고 약간 끌었다는 건 에밀리오가 기분이 나쁘다는 뜻이다. 흠... 엘리자베스 팬드래건이 중요한 인물이었나?)
에밀리오 : 엘리자베스는 얼마전에 사망한 선왕 윌리엄의 장녀로 두 남동생들이 실종된 현재, 팬드래건 왕가의 정식 후계자입니다. 윌리엄의 동생인 리처드는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이 왕위를 계승했지요.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녀는 지금 숨어있던 성지에서 나와 이리로 오고 있는것 입니다.
샤른호스트 : 흠... 여기 오면 무슨 수가 생기기라도 한다는 건가?
에밀리오 : ...주인님께 부탁을 하러 오는 것이지요.
샤른호스트 : 뭘? 내가? 난 공주님은 별 취미 없어.
에밀리오 : ...왕자님. 가끔은 자신의 신분과 위치를 자각하시는 것이...
샤른호스트 : (그래. 난 현재 팬드래건 왕위계승권을 갖고 있는 콘웰가의 유일한 생존자 클라우제비츠 팬드래건. 그것이 나의 다른 모습이다. 순수한 왕가의 혈통이 아닌, 이민족인 한족의 피가 섞인 나로서는 어렸을 때부터 왕가 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그 때문에 나는 '순수한 혈통의 정통성 있는 왕자' 인 척 해야 했으며, 이것은 내 속에 잠겨있던 '샤른호스트' 라는 또다른 인격이 표출되게 된 한 계기가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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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른호스트 : 또 그 소리인가, 에밀리오.
에밀리오 :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 왕자님은...
샤른호스트 : 됐어, 그만 알겠으니까. (에밀리오가 왕자로서의 의무 어쩌고 나올 때는 진지하게 말한다는 의미다. 가만히 따르는 것이 좋겠지.)
에밀리오 : 엘리자베스 왕녀님은 지금 이곳, 용자의 무덤으로 오고 있는데 제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리처드의 부하들이 그녀들의 뒤를 추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들이 올 길목으로 가서 마중을 나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샤른호스트 : 흠... 좋아, 가도록 하지.
에밀리오 : 잠시만요. 주인님, 혹시 전투 하는법에 대해서 잊으신건 아니겠죠?
샤른호스트 : 물론 알고있어. 그럼 출발해 볼까.
에밀리오 : 아마 지금쯤 이 근방에 도착하였을 것입니다.
샤른호스트 : 리처드 숙부의 추격대가 파견되었다면 서둘러야 되겠군.
엘리자베스 : 루크레치아님 말씀대로라면 이 근처가 용자의 무덤이라는 곳인데...
제인쇼어 : 호호호호! 왕녀님들, 어디를 그렇게 급히 가시나요?
알렉스 : 어디 무도회라도 가시나 보죠?
일렉스 : 드레스 차림에 칼이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네요.
메리 : 흥, 벌써 여기까지 따라오다니. 이건 다 언니가 늦장을 피워서 그래.
코델리아 :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왕녀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셨다고요!
에밀리오 : 자, 앞쪽에 보이는 다리를 건넌다면 건너쪽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왕녀님들은 아마 그정도쯤 도착하셨을 겁니다.
샤른호스트 : 그러니까 저 화살표 있는 쪽으로 가면 된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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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의 무덤. 샤른호스트의 서재]
샤른호스트 : 에밀리오. 그러니까 자네는, 나보고 아가씨들 뒤치다꺼리를 하란 말인가 지금?
에밀리오 : 뒤치다꺼리가 아니라 왕녀님들의 보호입니다. 주인님.
샤른호스트 : 그게 그거지. 난 여자들을 만나는 것은 좋아하지만 누구를 돌봐주고 그러는 것은 딱 질색이란 말이야.
에밀리오 : 한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으셨지 않습니까.
샤른호스트 : 이게 일종의 '소개' 라고 할 수 있는건가?
에밀리오 : 말하자면요.
샤른호스트 : (생각 같아서는 좀 더 투덜대고는 싶지만, 밖에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세워놓고 기다리게 할 수야 있나. 적당히 넘어가주자.) 좋아, 좋아. 밖에서 아가씨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나가볼까.
[용자의 무덤. 살롱]
에밀리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왕녀님들. 정식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은 현재 용자의 무덤의 주인인 샤른호스트님 이십니다. 주인님, 팬드래건 왕국의 왕녀 엘리자베스 팬드래건님 이십니다.
엘리자베스 : 반가워요, 샤른호스트경.
샤른호스트 : 만나뵙게 되서 영광이오, 왕녀님.
메리 : 난 메리 팬드래건. 엘리 언니의 여동생이자 제2왕녀다.
코델리아 : 전 코델리아 오스틴. 왕녀님의 시녀에요.
샤른호스트 : 여러분 모두 용자의 무덤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이곳에서 지내면서 저와 제 집사 에밀리오에게 무슬을 비롯한 각종 수련을 받게 됩니다. 자세한건 에밀리오가 설명해 줄겁니다. 에밀리오!
에밀리오 : 예, 침실은 충분히 있으니 마음에 드시는 것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식사할 식당과 주방, 서재를 사용하실 수 있고 지금 있는 살롱이나 미술실등 편의시설은 마음대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수련은 한 타로를 3번으로 나누어서 받게 됩니다. 수련은 매일 받으므로 한 종류의 수련을 3일씩 하시게 되는 것이죠. 수련할 때는 적절히 팀을 나누어 주인님과 제가 여러분을 지도해 드립니다. 수련하는데 있어서 파티구성은 메인메뉴의 관리메뉴를 통해서 하게 됩니다. 주인님 사진이 있는 라인이 주인님께서 직접 가르치는 파티. 그리고 제 사진이 있는곳이 제가 대행하는 파티입니다. 그리고 수련실에 들어갈 때 주인님은 특별 개인지도를 해줄 사람을 고르실 수 있습니다. 주인님의 특별 개인지도를 받으면 수련의 효율이 올라갑니다. 수련실은 전체적으로 4가지 타입, 9가지 방에서 진행되게 됩니다... 자, 그럼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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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의 무덤 근처 숲]
샤른호스트 : 에밀리오, 거기 있나.
에밀리오 : 예.
샤른호스트 : 다들 슬슬 한번 본격적으로 나서도 될 실력이 되지 않았나?
에밀리오 : 지금 정도라면, 한번 테스트 해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샤른호스트 : 좋았어. 늘 하던데로 준비해 주게. 장소는 레옥스로 하지.
에밀리오 : 레옥스라면... 지난번에 한번 가신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샤른호스트 : 아아, 약간 잊고 온게 있어서. (그녀들의 수련이 빨리 진행되려면 타로카드가 필요하다. 난 지난번 레옥스 저택에 잠입했을때 보았던 타로카드를 생각해 냈고, 일단 한번 써보고 싶어서 그곳을 고른 것이었다.)
[용자의 무덤 내 살롱]
샤른호스트 : (내가 살롱에 들어갔을 때 그녀들은 모여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을 보자니 갑자기 호기심이 일어났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볼까? 내가 살롱 문가에 있는 걸 몰랐던 그녀들은 계속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다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그녀들의 말은 내 귀에 '들려왔다.')
메리 : 지겨워, 지겹다구. 언제까지 계속 수련만 해야해?
엘리자베스 : 메리, 여기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니.
메리 : 이런 수련같은건 성지에서도 얼마든지 하고 있었다구 언니! 뭐, 언니야 안했는지 몰라도. 그가 정말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면, 왜 아직 아무것도 안하는 거지?
코델리아 : 파이를 먹기 위해서는 충분히 익혀야 된답니다. 메리 왕녀님. 샤른호스트씨는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닐까요?
메리 : 흥... 넌 우리를 파이에 비유해 버리는 구나, 코델리아. 그렇게 따지면 언니랑 같이 가려면 10년은 걸리겠네?
코델리아 : 메리 왕녀님. 말씀이 지나치세요! 엘리자베스 왕녀님이 얼마나 열심히 수업받고 있는데!
샤른호스트 : 재료에 따라서 덜 익은 파이도 맛있답니다.
메리 : 뭐에요, 당신! 도둑고양이 처럼!
샤른호스트 : 도둑고양이가 아니라, 도둑입니다만.
엘리자베스 : 언제부터 거기 계셨던 거죠. 샤른호스트 경?
샤른호스트 : 이크,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말라고요, 왕녀님. 난 파이 얘기 들은 죄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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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델리아 : 맞아요. 샤른호스트씨가 들어오는 건 제가 봤거든요.
메리 : 그럼 그렇다고 얘기를 해야지, 코델리아!
샤른호스트 : 아아, 저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사과드립니다.
메리 : 흥!
엘리자베스 : 그런데... 무슨 할말이 있으신가요. 샤른호스트 경?
샤른호스트 : 아아, 다른게 아니라. 여러분들께서 지금까지 수련한 결과를 한번 시험해 볼 생각입니다.
엘리자베스 : 시험이라고요?
코델리아 : 재미있겠다!
메리 : 흥, 내가 왜 시험을 봐야해?
샤른호스트 : 한번쯤은 배운것들을 실전에서 사용해 보는 것이 좋으니까요.
엘리자베스 : 어떤 시험이죠, 샤른호스트 경?
샤른호스트 : 가볍게 몸풀기 정도죠. 오늘 밤에 커티스의 작은 마을인 레옥스의 영주저택에 갔다오면 됩니다.
코델리아 : 갔다가 오기만 하면 되요?
샤른호스트 : 아니오, 지난번에 그 집에 놓고 온 것이 있어서 가지러 가는 것이랍니다. 꼬마 아가씨.
메리 : 도둑질과 다른 점이 뭐야?
샤른호스트 : 잊고 온 것을 가지러 가겠다고 알려주는 것이죠.
에밀리오 : 주인님, 실례하겠습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주인님.
샤른호스트 : 그런가, 시간은?
에밀리오 : 내일 새벽 2시입니다.
메리 : 둘이서만 속닥거릴거에요, 정말?
에밀리오 : 오늘 저녁 11시에 이곳을 출발하여 커티스 국경지대의 레옥스 마을로 갑니다. 정각 새벽 2시에 영주 집무실에 잠입, 귀환하는 것이 작전의 목표입니다.
샤른호스트 : 경비는?
에밀리오 : 영주 자체 병사들과 용병들 정도, 그리고 팬드래건 성기사 몇 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 팬드래건 성기사와도 싸워야 하나요? 도둑질을 하기 위해서?
샤른호스트 : 제가 가르쳐 드린대로만 하면 아무도 다치는 일 없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왕녀님.
코델리아 : 질문! 잊고 온 물건이라는 건 뭔가요?
샤른호스트 : 아주, 중요한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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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옥스 남작 저택]
남작 : 허허... 이거 큰일이군. 샤른호스트라는 녀석이 또다시 우리집을 노리다니!
집사 : 영주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남작 : 뭐라고? 혹시, 그 도둑놈의 끄나풀은 아닐까?
집사 : 빨강머리의 여기사님이신데 팬드래건 성기사단이라고 하십니다.
남작 : 그래? 성기사단이라면 믿을만 하겠지. 들어오라고 해라.
집사 : 영주님이 들어오시랍니다.
캐서린 : 안녕하십니까? 영주님. 성기사 캐서린이라고 합니다. 이 근방에서 순시하던 도중 영주님 저택에 협박장이 날아왔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남작 : 오오... 성기사 단장 캐빈님은 아직 정정하시오?
캐서린 : 예, 아직 젊으신 걸요. 그보다 협박장의 주인은 소문의 그 괴도...
남작 : 그렇소. 오래전부터 악명을 떨치던 그 괴도 샤른호스트가 틀림없소! 지난번에도 우리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더니.
캐서린 : 약속된 날짜는 오늘이지요?
남작 : 그렇소.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노심초사 하던 중이었소.
캐서린 : 제가 오늘밤동안 이곳에서 밤새워 지켜드리겠습니다. 민간인을 괴롭히는 괴도 따위는 용서할 수가 없죠!
남작 : 샤른호스트라는 녀석이 우리집마저 노리다니! 어쨌든 당신만 믿겠소이다.
캐서린 : 자! 그 도둑녀석은 반드시 올것이다! 모두 정신들 똑바로 차려라!
샤른호스트 : 이곳이 바로 레옥스 남작의 저택이다.
엘리자베스 : 그런데, 그 잊고 온 물건이란...
샤른호스트 : 자자! 그런 이야기는 끝난 다음에 하고 일단 녀석들을 물리치자고!
메리 : 흥! 내가 그럴줄 알았지!
코델리아 : 그런데, 그 성기사는 어쩌죠?
샤른호스트 : 그 문제는 걱정하지 말고 이 기회에 각자 실전경험이나 쌓으라고! 참고로 내가 도와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너희들 수행에 도움이 안될테니 가능하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메리 : 호호호! 싸우지 않는 이유도 정말 가지가지군.
샤른호스트 : 위쪽의 문 근처로만 가면 방안으로 갈수 있으니 그곳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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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의 무덤 서재]
샤른호스트 : (성기사의 방해를 뚫고 레옥스 저택에 무사히 다녀온 우리는 서재에 모여서 오늘의 전리품을 검색했다. 왕녀들은 이런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약간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지만, 난 개의치 않고 에밀리오와 일을 진행했다. 그때, 호기심이 많은 듯한 코델리아가 정리된 물품중에서 타로 카드에 흥미를 가졌는지 집어들고 물어봤다.)
코델리아 : 이게 뭐에요, 샤른호스트?
샤른호스트 : 정확히 말해서 '타로 카드' 라고 부르지요.
메리 : 겨우 카드 한장 얻으려고 이 고생을 했단 말이야?
에밀리오 : '겨우 카드 한장' 이 아닙니다, 왕녀님. 이 카드는 전 세계에 22장이 존재한다는 타로카드 중 한장으로서 마력이 봉인되어 있는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 마력이라고요? 카드 안에?
에밀리오 : 예, 타로 카드마다 독특한 마법과 힘이 봉인되어 있으며, 카드를 갖고 수련하게 되면 카드의 영향을 받아서 그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인님은 여러분들이 수련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카드를 받으러 간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 어머, 고마워요. 샤른호스트경.
샤른호스트 : 아닙니다, 왕녀님. 전 단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것으로 왕녀님의 수련에 도움이 된다면 다행일 뿐이지요.
엘리자베스 : 샤른호스트경... 당신은 생각보다 기사도에 충실한 분이군요.
메리 : 기사도는 무슨 기사도? 그럴거면 직접 가서 가져오면 되지. 왜 우리들을 시켰겠어? 엘리 언니는 좀 현실을 직시할 줄 알라구.
코델리아 : ...메리 왕녀님은 너무 부정적이에요.
엘리자베스 : 저는 먼저 들어가 쉬겠어요. 오늘은 좀 피곤하군요.
메리 : 나도 먼저 가겠어.
에밀리오 : 방은 덥혀 놓았습니다. 목욕물도 받아놓았으니, 편히 쉬십시오.
엘리자베스 : 고마워요, 에밀리오.
샤른호스트 : (이런 일을 처음해서 그런지 약간은 다들 피곤한 기색이다. 모두 나가고 나도 가려고 일어서는데 코델리아가 다시 살롱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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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델리아 : 저기, 샤른호스트?
샤른호스트 : 왜 그러죠, 코델리아?
코델리아 : 아까 가기전에 레옥스 저택에서 잊고 온 아주 중요한 물건이라는 것은 혹시 타로 카드 아니었어요?
샤른호스트 : (이런, 이 꼬마는... 어떻게 대답한다?) 그렇다면?
코델리아 : 헤헷, 역시 내 추측이 맞았어. 그럼~!
샤른호스트 : (앞으로 정말 재미있는 생활이 될 것 같군...)
[용자의 무덤 온실]
샤른호스트 : (그 소식을 들은 날, 나는 오래간만에 온실에서 꽃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강렬한 꽃의 향기에 몸을 맡기고 있자니까 두명의 내가 지고 있는 의무감과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기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온실의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에밀리오 : 주인님, 그곳에 계십니까.
샤른호스트 : (편히 쉬게 해 주지를 않는군.) 왜.
에밀리오 :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샤른호스트 : 말해 봐, 아무도 없으니까. (스스로 말해 놓고는 이상한 걸 느꼈다. 온실에 누가 있어야 하나?)
에밀리오 : 예, 버킹엄 가문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주인님.
샤른호스트 : 알다마다. 팬드래건내 유수귀족중 하나 아닌가. 장미전쟁 당시 중립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리처드를 도와줬다는 소문이 강하게 났었지.
에밀리오 : 예, 바로 그 버킹엄 가문이 리처드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소식입니다.
샤른호스트 : 그런? 갑자기 왜 반기를 든 거지?
에밀리오 : 그게... 불명입니다.
샤른호스트 : 불명? (에밀리오의 정보망은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모를 정도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버킹엄 가문이 리처드에게 반기를 든 것일까?)
에밀리오 : 버킹엄 가문의 반란사건은 왕녀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샤른호스트 : 알겠네, 모두 살롱으로 모이시라고 전해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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