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일기 246ㆍ10번 그냥 산모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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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랑 일기 246

10번 그냥 산모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수액을 맞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 내 평생 살면서 이렇게 단시간에 따뜻한 물을 듬뿍 마신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것을 따라하느라 아주 뜨거운 물을 연신 들이켰다.

가래가 풀어지고 목이 따스해졌다. 따뜻한 물이 담긴 270ml 텀블러를 침대에 눕기전 얼른 마셔버리자는 생각으로 먹었다. 몸안이 따스해지고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뜨거운 물이라 혀와 입천장이 데인듯 화끈거렸다. 무심코 한모금 먹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뱉은 적도 있다. 뭐든지 적당한게 좋은 법. 그 뒤로 적당히 찬물도 섞어 삼키기 좋은 적당한 온도를 맞췄다.

병원에서 퇴원후에 조리원으로 왔다. 일부러 정수기와 약간 거리가 있는 방을 선택해서 머무르게 되었다. 그리고 연신 물을 받아오느라 방안과 밖을 걸어다녔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수유하기 전에 한번, 수유끝나고 방으로 돌아가기 전 한번, 아침식사후에 한번, 한숨 자고 나서 또 한번. 오전에만 벌써 5번의 물을 받아 마셨다.

어느 날은 뜨거운 물을 걸어가며 마시다가 사래가 들려서 기침을 연속으로 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한 모금 입안에 물고 천천히 삼키게 되었다. 그리고 이동중에는 물을 마시지 않고 제자리에 서있거나 앉아있을때 천천히 마시게 되었다. 그저 많이 마시면 좋을거라고 생각해서 자기직전까지도 마셨더니 새벽에 화장실이 급해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잠들기 2~3시간전 부터는 물을 가급적 입만 축이는 정도만 마시게 되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지 않고 푹 자게 되었다. 어젯밤은 모처럼 중간에 깨지 않고 연달아 5시간 정도를 푹 자게 되었다. 출산한지 2주만에 처음으로 중간에 깨지 않고 4시간 이상을 잔 것이다.

그리고 하루 3끼를 먹어도 흰밥은 가급적 작게 먹도록 하고, 간식도 주는대로 다 먹는것이 아니라 반정도만 먹으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몸무게가 아닐까봐 무서워서 체중계를 피한지 3일째다. 조금 더 몸이 가벼워지면 올라가봐야지. 시험지 채점받는 기분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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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밖을 나갈수는 없지만 시간이 적당히 있고 피곤하지 않다면, 방안을 1시간정도 어기적 걸음으로 걸으려고 노력한다. 아직 실밥을 뽑지 않아서 허리가 굽을 적도 많지만 그날 하루 조금이라도 많이 걸은 날은 꿀잠을 자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8걸음도 되지 않는 작은 방안을 왔다갔다 하는 나를 누가 볼까봐 커튼도 쳐놓고 블라인드도 내린다.

남편과 아이가 오지 않는 이상 TV를 켜는 일은 거의 없다. 주로 유투브를 보거나 오디오를 듣는다. 어제 다른 산모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녀들이 TV 스케줄표를 다 꿰고 있어서 놀랐다. 나는 TV를 자주 보지 않는다고 하자 '도대체 지루한 하루를 뭘 하며 보내느냐'고 묻는다. 뭐하긴. 폰질하지.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전자파는 핸드폰이 더 많이 나오니까 건강은 내가 더 해치는 건가? 하는 이상한 생각만 속으로 했다.

눈과 귀가 이렇게 소중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물론 모두 소중하지만 특히나 더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듣거나 보는거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면 나는 결국 듣는걸 포기할테지. 이토록 눈을 아끼는 내가 라식수술은 왜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한건지 미스테리다. 모든 수술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데 말이다. 물론 제왕절개도 마찬가지다. 후불제 아픔을 톡톡히 치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일반인 코스프레가 100% 되지 않는다. 내일 더 건강해지고 모레 더더더 건강해져야지.

그리고 이건 그냥 적어보는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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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찐한 핑크색 바탕에 동그라미가 백개쯤은 프린팅된 조리원 원피스를 입고, 책상에 앉아서 포스팅하는 내 모습을 몇 번 보신 세탁물을 전해주시는 아주머니는 나를 어떤 산모라고 생각할까?

1번. 미친 산모
2번. 더럽게 할 일 없는 산모
3번. 독특한 산모
4번. 문학적인 산모
5번. 직업이 의심되는 산모
6번. 이 조리원의 실태를 국회에 청원중인 산모
7번. 가엾게도 출산후 조리원에서 회사일을 하는 산모
8번. 작가 산모
9번. 파워 블로거 산모
10번. 그냥 산모

궁금하다. 아주머니의 생각.
아마도 10번 그냥 산모겠지?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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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글을 올리고 있음 2번..!
노트북으로 하믄 7번!
물은 목 마를때만 마셔주는게 좋아요..
따끈한 정도로,식사시에도 물따로 밥따로
가 좋아요! 그렇게 습관을 들이면 몸무게
줄이는데도 도움될꺼예요.^^

ㅋㅋ오 물따로 밥따로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10번 ㅋㅋ

실망이네요ㅋㅋㅋ

ㅋㅋㅋㅋ 따뜻하게 드셔야지 뜨거운 물을~~ 조심하세요^^
11번. 아몰랑 산모~~ ㅋㅋ

ㅋㅋㅋ보기를 만드시다니
11번은 없습니다ㅋㅋㅋ

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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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남다른 선택이십니다ㅋㅋㅋㅋ

7번이용ㅋㅋㅋ
폰질좀 그만하쇼

회사일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을듯ㅋㅋㅋ폰질 이즈 마이 라이프ㅋㅋㅋ

3.번 독특한 산모
4번 문학적인 산모
11번 국회의원 되는 산모 ㅋㅋㅋㅋ

국회의원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핑크색 원피스가 잘 어울려서 그런가ㅋㅋㅋ

9번이요. ^^

ㅋㅋㅋ파워블로그ㅋㅋ캬
진짜면 좋겠네용

조리원에서는 다 그냥 산모일 거 같은데 ㅎㅎ
물 많이 마셔야 되는데 나는 물도 속이 더부룩해지는 이상한 몸뚱이가 있어 ㅎ

ㅎㅎㅎㅎ이상한 몸뚱이라니요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소 아줌마는 아무 관심 없음
왜냐 아무관심이 없기 때문이죵

정답입니다ㅋㅋㅋ

웅 언니 내 생각에도 10번 그냥 산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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