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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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했다가 서먹해진 친구의 결혼소식을 카톡 프사와 알림말을 통해 알게 되었다.

결혼식은 일주일 후.

그 친구와는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사이였다.

그녀는 같이 일하는 파트너와의 트러블로 몹시 괴로워 했고, 관리자는 그녀의 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름의 통로를 찾던 그녀는 결국 퇴사를 하고 싶다며 몇 달을 내게 상담했다.

그 친구에게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은

힘내
그랬겠구나
안됐다
어쩌냐
같은 말뿐이였다.

조언을 해봤지만 그 조언을 받아들이질 않았다. 그녀는 자신 나름대로 이미 다 했다고 그렇게 말했다.

주말에는 불이나케 사라져버리는 그녀는 주중에 퇴근후 종종 나를 찾았다.

결국 어느날 그 친구가 하나씩 버린 감정이 꽉 차버려서 내 마음속이 터져나갈 것 같은 날이 왔다.

거의 퇴사하기 얼마전에 알게 된것이지만 그녀는 나 말고도 이미 많은 동료들에게 퇴사상담을 계속 한듯 했다.

결국 어느날 부터 그녀의 상담전화는 바쁘다 피곤하다 선약이 있다는 핑계로 멀리하기 시작했다.

나 말고도 들어주는 이도 많아서 크게 걱정되지도 않았고 나도 그녀를 챙겨주며 잃은 바이오 리듬을 찾고 싶었다.

나한테 밖에 못 털어 놓는다는 그 많은 이야기들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서 숙덕 대는걸 몇 번을 들었던가.

어쩌면 나는
"널 이해해줄 마음이 따스한 단 하나뿐인 친구"
라는 이상한 책임감을 느껴 그녀의 투정을 받아준 것이였나?

해맑게 남자와 마주보며 웃는 그녀의 카톡 사진을 보며 그녀가 떠나기전 한 말이 생각나버렸다.

난 찡 니가 퇴사하지 말라고 했으면 안 했을꺼야

직접 내게 말 한것도 아니고 나와 같이 일하는 언니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언니는 내게 와서 넌 왜 그 친구를 잡지 않았냐고 재차 물었다.

헛웃음이 났다.

퇴사하지 마라고 수십 번은 더 말했는데요? 라고 쏴붙이려다 입을 닫았다.

그거였구나.

너가 원한건 너의 얘길 무조건 다 들어주고, 조언보다는 퇴사하지마 퇴사하지마 라고 끝까지 붙잡고 널 걱정해주는 사람이 필요한거 였었네. 내 기분 내 감정보다 자신의 퇴사 퇴사 퇴사만 생각하며 걱정했잖아.

근데 나말고도 많은 사람이 붙잡았던 걸로 아는데...

그런 생각도 해봤어.
이것도 관종의 일종인가 하고.

마지막 떠나는 날 눈물도 나지 않았다. 다들 날보며 정말 감정이 메말랐다고 했다. 정말 차가운 애라고. 그 아인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작별인사를 하다가 직접 내게 와서 내 손을 꼭 잡으며 넌 왜 내가 떠나는데 안 우는거니? 라고 물었다.

눈물이 안 나.

나는 너의 쓰레기통이였거든.
감정쓰레기통

내가 꽉 차서 힘들어하니 다른 쓰레기통들을 찾아 떠난거야. 그러다 다음 쓰레기통도 힘들어하니 다른 쓰레기통을 또 찾아 떠나고...또 옮기고 옮기고

정말 이런게 친구라면 진저리난다고 생각했다

쓰다보니 글이 엉망이네
상담사나 말을 잘 들어주는 베스트 프렌드 역활은 정말 내겐 아닌것 같아

어디까지나 내입장에서 쓴 글이니 그 친구의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그때 눈물 한방울 정도는 흘려줬어야 했나? 차라리 처음부터 가식적인 위로를 건냈어야 했나.

결혼 축하해.
난 거짓말 못하니 진심이야.

너가 떠나고 싶다는 얘길 듣고 밤늦게까지 진심으로 너의 미래를 같이 걱정했던것들도 난 다 진심이였어.

좀 더 메달려서 가지마라고 해줄껄 바랬나봐.
그런걸 원했구나.

근데...
너의 퇴사로 난 더 편안해졌어.
아마도 난 너에게 지나간 사람이겠지.

카톡 프사 목록 잘 안보다가 보니 갬성터지네
직접 전하지도 못할 말을 익명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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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여사 우울하다니 반가운 소식전하겠소.
사우디에서 낙타미인대회를 한다오.
ㅋㅋㅋㅋ 총상금이 56억원이라오.
12마리가 보톡스 맞아서 실격했다오 ㅋㅋㅋㅋㅋㅋ

아놔~ 낙타가 보톡스 ㅋㅋㅋㅋㅋ

찡여사가 나가면 1등하겠지? ^^
1등 못하면 우짜노?
우야노?
뭐꼬?
뭐?

쳇~

똥멍쳥이!!!!!
내가 지금 진지한거 안보여?

하하..!!! 오 주!!

오마쥬는 무슨!!!!! 저 네발짐승

저 네발 짐승과 무슨 관계십니까 찡님

낙타가 제 별명입니다ㅋㅋㅋ

눈이 빼박

ㅡㅡ...김달걀
만나면 터질줄 아시오

달걀님!! 화이팅.ㅋㅋ

조용해라 초록프사ㅋㅋㅋㅋㅋㅋ잠자코 있써~~~~저쪽에서

골드님. 전에 오마주 프로젝트 마지막회인줄 알았는데 계속 하시더라구요. 조재리님 임대 종료되는 것 처럼 적으셔서 큐레이팅 그만하시는 줄 알았어요 ㅋㅋ

저도 끝나는줄 알았는데.... 조제리님이 기회를 계속 주시네요.ㅋㅋㅋ
그러니 남은 에너지 모아모아 열심히해야죠.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좋은 활동을 하시니!!
굿굿굿. 오마주 프로젝트 화이팅!! ^^

아부하지마ㅋㅋㅋ참나

헐... 난 일평생 단 한번도 아부를 한적이 없는 사람이다. ㅋㅋㅋ
농담으로 받을께 ㅋ

ㅋㅋㅋㅋ머징
ㅋㅋㅋㅋㅋㅋㄱㅋ
ㅋㅋ흐엇
ㅋㅋㅋㅋ
머징

연장됐다카이까네 ㅋㅋㅋ와ㅋㅋ
이쯤되면 믿어라
진짜라고~~~~!!!!!!!

생각만 해도 스트레쓰...
얘기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쓰는 일인데 그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죠
퇴사는 본인의 선택인데 찡님 말로 그만 안 둘 수도 있었다는 게 말이되나요ㅋㅋ
남아 있었다 안 좋았으면 원망도 했겠어요

결혼했으니 다행히(?) 주변 사람들은 좀 덜 괴롭히겠다고 생각하는게 맘 편하시겠네요.

맞아요
들어주는것도 한계는 있었네요
제 마음을 잘아시는군여

자기 할 말만 할줄 알았던 사람이었군요. 약간 씁쓸해집니다.

맞지? 내가 이상한거 아니지?

고롬. 너의 감정을 그 사람이 받아주거나 신경써줬던적이 있었어? 아닐 것 같은데. 일방적으로 널 이용하던 관계였던거지. 잘 가라해ㅎㅎ

그래. 걘 다른친구 약속시간전 날 킬링타임으로 이용한적도 있써. 내가 삐질것 같으니 과자를 가득사줬찌!!!!!
내가 과자먹고 풀릴거 같아?어?
과자를 만원치 넘게 사주면서 잘가라고 했다곸!!!!수입과자점에서

풀렸겠군 ㅋㅋㅋ

어ㅋㅋ좀 풀림

그런 애들이 있더라구요. 여기가서 털고 저기가서 털고.. 정작 나는 지 때문에 고민하고 힘든데, 지는 다 털어버려서 너무 홀가분한... 마음으로 축하해 주셨으니 된겁니다. 다행이네요. 이제는 감정 쓰레기통 평생 안바꿔도 되어서요 ㅎㅎ

그렇습니당
저는 쓰레기통에서
인간으로 땋 바뀌었찌욤!!!!!!!!

근데 밤이 늦었는데 아니주무시나봐여ㅋㅋ

ㅋㅋ 여기는 아직 12시 전이에요. 한시간 늦음.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 농구하러 가서 아직 안온 신랑 기다려요 ㅜ

(실수했습니다.)

머지ㅡㅡ

제가 미쳤나봐요. 앞을 안보고 헛소리를 야근하고 왔는데 와이프는 자고 있고 집은 불이 꺼져있어서 부럽다고 하는게 앞부분 비를 보지 않았네요. 죄송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북키퍼님에게 찍히셨습니다.)

ㅋㅋ 정말 죄송하기까지요.. 저는 이 밤에 운동하러 가는 남편이 부럽다고 이해했습니다. 스타일골드님 좋은 사람이군요 ㅎㅎ

(안착합니다. 스타일골드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확히는 2 부분에서 부러웠습니다.

  • 밤에 운동갈수있는것
  • 기다려주는 와이프가 있는것

금맵시님 안착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부연! ㅋㅋㅋㅋㅋ

저런ㅜㅜ전화해도 안받으시나봐여
어쯔캥

오고 있다는데 비가 태풍 수준이라...

헠ㅠㅠ 어째!!!!
제가 다 걱정됩니다어쯔캐여

아이고... 꼭 돌아오시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걱정해주신 두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ㅎㅎ 이제 기어들어와서 씻으러 들어갔습니다. ㅎㅎ

아 다행입니다. ㅋㅋㅋ
"기어들어오다" 어디서 많이 듣던 고상한 표현이네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축하해!
steemit에 대한 귀하의 포스트

** 나는 리 하나! ** ✅
너는 놀랍다. 너의 포스트도 놀랍다. 나는 너의 포스트를 좋아한다.

슬프다
첫댓글이
너라서
슬프다

또 한 번 갬성 터지네ㅋㅋㅋㅋㅋ

슬프네
타인의 두번째 댓글이 갬성터진다고 웃는 댓글이라니ㅋㅋㅋㅋㅋㅋ참나

ㅋㅋㅋㅋㅋㅋㅋ

세번째 댓글이 ㅋ밖에 없는 댓글이라니
슬프네요

근데 이쁘긴하네.ㅋㅋ

네번째 댓글은 찬사군
ㅡㅡ과관이야

(찡, 가관이야 가관)

(ㅡㅡ...kill)

푸하하하하하핳하하하핳하하하하하

위에 보고싶지 않은 무 리하나.

ㅋㅋ여기서도 개그를ㅋㅋㅋ

그 멀어진 지인에게 욕을 날려주고 싶으나.. 아름다운 밤이니 참겠소~
그래서 저는 저런 고민 상담을 하는 사람에게 "답정너" 상태라면 그냥 너가 하려는 대로 하라고 먼저 물어봅니다. 대부분 상담을 원치 않죠.ㅋㅋㅋ
그래서 저는 친구가 없....ㅜㅜ

저런
가엾군요
그런 의미로

이 댓글에 풀봇해보실래요?
친구가 생길겁니다
마법같은 순간~~

저도 지금 친한 사람중에 알게된지 얼마안됐을때
그런행동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저는 성격이 처음 몇번은 들어주는데
계속 똑같은 말 하면 제가 오히려 화를 내요.
그러면 나중에는 적반하장이 된다는 ㅎㅎ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그 사람이 제 눈치를 보더라고요~
어쨌든 지금은 그런 말을 자주 안하고
그냥 친하게 지냅니다. ㅎㅎ

그래도 그 친구와 연락하며 지내는거 어디예요 하하하

미친냔이네ㅋ
결혼식은 가지 말자

안갈끼다

잘했다

그렇지😏

대화에 목적을 가지지 않는 것이 친구.
친구를 사귄다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맞아요 친구라는 존재 생각보다 갖기 힘든것

음ㅡㅡ 아무리 읽어봐도 글이 정리가 안되있써
이게 다 아몰랑 일기의 폐해?구만
긴 글이 안되오아

셀봇이다.!!!

0.01은 셀봇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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