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국경선에 밤이 오다) 26 가까스로 호랑이 입에서 벗어나다.steemCreated with Sketch.

in #leedaeyong5 years ago (edited)

앞에 길잡이를 세워 놓아서 조금은 안심하고 행군을 했다. 이대용은 걸으면서도 꾸벅 꾸벅 졸았다. 그러면서 플래쉬로 지도를 보고 나침반으로 걸어가고 있는 방향을 확인하기도 했다. 밤에는 어두워 지형지물이 잘 보이지 않아 지도를 보고 방향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1시간을 걷고 휴식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삼거리를 통과한 다음에 휴시하라는 대대장 명령으로 휴식없는 강행군이 계속되었다. 시계를 보니 오전 0시 40분이었다. 시간으로 보아 행군 종대의 선두가 삼거리를 통과할 무렵이었다. 이대용은 지도와 주변 지형지물을 대조해가면서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깜짝 놀랐다. 이대용의 부대가 삼거리에서 전곡으로 빠지는 길이 아니라 적군이 가득 배치되어 있는 연천으로 가는 큰길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고개 하나만 넘으면 연천이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결단이 난다고 수없이 많은 주의를 들었다. 그런데 이대용의 중대는 이미 적의 진지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이대용은 행군을 중단시키고 대대장에게 이 사실을 즉각 보고했다. 이대용의 300 미터 후방정도에서 따라오던 김용배 중령은 지도와 나침반으로 부대의 위치를 확인하고 즉각 삼거리로 후퇴하라고 명령했다. 삼거리는 600미터 정도 뒤에 있었다.

중대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민간인 둘을 찾았으나 그들은 이미 간 곳이 없었다. 그들은 민간인이 아니라 사복을 입은 적의 정찰대원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제1대대를 연천으로 끌고 들어가서 전멸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중대원들은 이대용이 행군 정지명령을 내리자 마라 그대로 길가에 쓰러져 코를 골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통신병 이 중사가 ‘누가 길가에 총을 버리고 가는거야’라고 하면서 총을 집어 들었다. 확인해 보니 아군의 것이 아니라 적군이 호를 파고 그위에 거치해 놓고 실탄까지 장전해 놓은 체코식 경기관총이었다.

행군정지 명령을 내렸을때 몇명의 병사가 밭 한가운데로 뛰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이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 그리고 탄약수 들이었던 것이다. 이들도 한참 잠자고 있다가 눈을 떠보니 국군이 무수하게 온 것을 보고 놀라서 기관총을 버리고 도망간 것이다. 이대용은 그들이 용변을 보러 사람들 안보이는 곳으로 간 줄로 알았다.

이대용의 제1중대는 적의 기관총을 둘러메고 부지런히 후퇴하여 삼거리로 되돌아갔다. 적 방향으로 경계병 1개 분대를 배치하고 대대가 완전히 통과할때 까지 경계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한 후, 전곡으로 빠른 걸음으로 행군했다. 얼마후 적의 기관총이 있던 곳으로부터 소총과 기관총 소리가 났으나, 그때는 아군 부대가 모두 빠져나간 후 였다.

1950년 12월 15일 패전 천리길을 걸어온 제7연대 제1대대는 비참한 몰골로 38선을 넘어 한탄강 남쪽에 도착했다. 훈련이 미흡했던 신병들은 모두 다리를 절룩거리고 있었다.

국경선에 밤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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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ery interesting article sir.
thank for sharing @wisdomandjustice

뭐랄까 정말 정신 없는 상황이다보니 마치 시트콤 같은 장면들이 펼쳐지는 군요.
근데 웃을 수 만도 없는 일입니다.

잠시휴식도 힘든 상황이군요

정말 영화같은 일이네요.. 당사자들은 어땠을지..;;
오늘도 디클릭!

호구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네요.
자칫 잘못했으면 전멸을 면치 못했을 것 같습니다...
중부권 이남으로 후퇴했다가 다시 서울을 탈환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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