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려면 멀었습니다

in #sct5 years ago (edited)

경제를 모르고 마흔이 됐습니다. 아니, 넘었군요.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저자가 제게 직언을 하네요. 누구냐고요? <마흔을 위한 경제학> 저자 우종국이라는 사람입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는 안 궁금하고,,, 책 내용만 궁금한 저는,,, 저자 소개는 패스. 원래 저는 책 소개글이나 저자소개 홍보문구 잘 안 보고 책을 보거든요. 특히나 소설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홍보 문구에 워낙에 스포가 많아서. (아,,, '스포'라는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1분 정도 멍때렸네요.)

저는 경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경제학에 대해서는 더욱 관심이 없었죠. 직장인이라서,,, 그냥 월급만 나오면 되니까 경제에 관심이 없던 건 아닙니다. 저는 제조업 쪽 종사자라서, 제조업 경기를 많이 탑니다. 직종도 연구개발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보통은 경기가 안 좋으면 회사들이 지출을 줄입니다. 지출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발비 절약이죠. 아니, 절약이라는걸 넘어 아예 개발을 안 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경영난이 오면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사람이 개발자입니다.

저는 어제 글에도 대략 적었지만, 직장생활 하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낸 5년이 있습니다. 바로 노무현 시절이죠. 그 5년 동안 5번인가 7번인가 이직을 했고, 다닌 회사들이 망했습니다. 제조업이 초죽음을 당한 5년이었죠. 정치를 전혀 모르던 시절의 저였기에 저는 노무현 욕을 징글징글하게 많이 했습니다. 노무현 때문에 제 인생 종치게 생겼으니 욕이 자동으로 막 튀어나왔습니다. 당연히 민주당이고 열우당이고 다 꼴보기 싫었죠. 정치를 전혀 몰라서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때 왜 우리나라가 그꼬라지가 됐는지 대략 압니다. 그래서 딱히 노무현을 욕하진 않습니다.

요즘 거래처 사장님들은 모두 죽겠다고 야단입니다. 한 거래처는 야간 작업을 없앴다고 말하면서, 원래 기계를 24시간 돌리며 하루 2교대로 운영했는데, 이제 밤에 일을 안 한다고 하더군요. 야간 작업자의 경우 최저 임금을 주더라도 저보다 연봉이 높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헐... 젠장할. 하루 22시간씩 일하는 나보다 연봉이 높다니. 하루 12시간 일하면서. ㅋㅋㅋㅋㅋ 저야 뭐 원래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니까 그렇다고 해도, 야간 작업자가 저렇게 많이 받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최저임금이 높은걸까, 내 임금이 낮은 걸까?

뭐, 당연히 제 임금이 낮은 거겠지요. 19년차 기구설계 엔지니어이고, 팀장이고 수석연구원인데 제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겁니다. 뭐, 답은 정해져 있는 거지요. 저는 싸구려 노동자니까요. ㅠㅠ 아,,, 슬프다. 근데 눈물이 안 나온다.

이 책 마흔을 위한 경제학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만 읽어봤습니다. 저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아~~~ 좋다... 라는 부분이 딱히 없더군요. 한참 읽다 보니,,, '나와 사상이 너무 다르다.'라는 느낌만 더 강해졌습니다. 쉽게 말해 '나와 코드가 안 맞네.'였습니다. 저는 참으로 멍청한 독서를 하고 있던 것이죠. 내 생각과 맞는 사람의 글을 읽을 거였으면 독서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잘 맞는 사람과 수다를 떨면 그만인 것이죠. 적어도 경제학 책을 집었으면 그 책에서 무엇이든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뭐 내용이 이래.'라고 생각한 것이죠. 이런 독서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 낭비죠.

언젠가 SNS도 그렇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결국 자기와 맞는 사람과만 친구를 맺다 보면 편향적인 사람이 된다고 하더군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팔로우 하고, 그 사람의 글도 읽고 좋아요도 눌러야 편형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 관계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만 어울리면 편향적인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꼰대가 되고, 꼴통이 된다는 것이죠. 나랑 생각이 다르다고 싸운다면 그 사람은 발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말도 경청할 줄 알고 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성공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꼰대이고 꼴통이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꼰대고 꼴통입니다. 그래서 반성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방금전 책을 읽으면서도 저와 생각이 맞지 않다고 저자를 비난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바로 깨닫고는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노력하는 중일 뿐이지 저는 꼰대입니다. 그리고 속물이죠. 어떤 땐 제가 개놈으로 보이기도 하고, 쓰레기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잘 살고 있네요. 꼴통이 되지 않으려고 다양한 글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인간이 되려면 멀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1등만 살아남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맞는 것 같네요. 결국 1등만 살아남을 테니까요. 암호화폐도 보면 결국 상위 1%만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엔진에 수많은 토큰이 있지만, 결국엔 1%만 살아남을 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제가 도전중인 공모전에서도 1등만 살아남을 겁니다. 결국 1등 아니면 소용 없을지도 모릅니다. 엔진에서도, 스판에서도, 세상에서도.

Sort:  

Thank you for your continued support towards JJM. For each 1000 JJM you are holding, you can get an additional 1% of upvote. 10,000JJM would give you a 11% daily voting from the 700K SP virus707 account.

화이팅입니다
언젠가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으실거에요~^^

죽기 전에는... ^^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독서, 공부,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그럼에도 저도 재미없고 나한테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 그 책.. 던져버리지요.

저는 자주 던져요. ㅎㅎㅎㅎㅎ

제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겁니다.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좋아하는 음식만 고집할 수 없듯...

맞아요. ㅠㅠ

슬프네요. 나하님 월급이? 놉...
스포라는 단어가 안떠올라 한참 멍 때렸다는 대목이요.
그래도 늘 밝으신 분!

요즘 치매 증상이 심해졌어요. ㅠㅠ

일등 지상주의는 일종의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봅니다. 과연 일등만 살 아 남을까요?
그럼 일등만 남아 있는 세상에서 일등은 뭘 만족하며 살까요?

일등이어서 나쁠거는 없겠지요 그러나 일등만 살아 남는다는 생각속에 묻혀서 살다보면 정말 그런 세상에서 살게 되겠지요.

일등보다 아름다운 꼴등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봅니다. 물론 경제 논리에서 지면 다 뺏기는 구조에서는 무조건 이고고 일등이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일등 또한 영원한것인가요? 절대로 그런 진리는 없다고 봅니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세상에 1등 아니 사람이 어디 있던가요. 나부터 세어가고 나부터 따져가면 분명 나는 1등입니다.

일등 이미지는 허상일뿐입니다.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고 주변을 따듯한 시선으로 돌아보는 가슴을 가진 사람이 이시대의 진정 일등입니다. 그러나 우린 그마저도 잊고사는 기억 상실증 환자라고 봅니다.

인간성 회복을 외치는 사람들의 생각이 그것이 아닐까 싶은 그런 느낌 생각을 잠시 떠올려 봅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1
JST 0.033
BTC 63458.69
ETH 3084.37
USDT 1.00
SBD 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