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의 영은 속이는 데 선수이다.

in #steemchurch5 years ago

두어 달 전에 영성학교에 나이가 지긋한 어머니와 중년의 딸이 찾아왔다. 뭐,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들의 얼굴에서는 고단하고 팍팍한 삶이 배어나왔다. 첫 주는 그냥 주일예배만 드리고 휑하니 돌아가 버렸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겠거니 했는데, 뜻밖에 다음 주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영성학교에 직접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누구나 차별하지 않고 기도훈련을 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는 드린다. 그래서 기도훈련이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칠십이 넘어서 그렀겠지만 온몸이 거의 만신창이에 진배없었으며, 딸도 갑상선암으로 절개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쇠약할 대로 쇠약해져 있었다. 몸이 그러하니 지나온 인생여정은 말할 것도 없었다. 영성학교에서 기도훈련을 시작한 이들은 공동체 식구들에게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왜냐면 영성학교에 한두 번 왔다가 증발해버린 이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들도 낯선 환경에 생면부지의 사람들에 섞여서 혹독한 기도훈련을 시작했다. 필자는 영성학교를 찾은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지만, 굳이 차별을 하자면 늙고 고질병에 시달리거나 귀신에게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앞자리에 앉는 특혜를 베풀고 축출기도를 해주는 기회를 주곤 한다. 이 어머니도 그랬다. 평생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뇌가 흔들리는 고질병에다가, 몸이 기형적으로 차가워서 다른 이들보다 두 배의 옷을 껴입고 두툼한 털모자를 항상 쓰고 있어야 했다. 이 같은 기이한 증상은 귀신의 잠복 때문이겠지만, 축출기도로 귀신을 쫓아내고 완치하여 증명해보이지 않는다면 누가 믿겠는가? 딸도 기도를 시작하자 격렬한 기침과 헛구역질로 귀신이 잠복한 증세를 보여주어서, 이 모녀는 온지 얼마 안 되어 앞자리에서 축출기도를 받는 특혜를 받으며 기도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기막힌 삶의 궤적이 무색하게, 그 모녀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시키는 희생적인 신앙행위들을 철저하게 하였으며, 특히 새벽기도를 평생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보다 더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 일이다. 그러나 그 얘기를 쓰려고 필자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진짜 억울하고 답답한 일은 이제부터이다. 이 모녀는 몸이 너무 아프고 삶이 너무도 고단하여 파주의 유명한 금식기도원에 다녔다고 한다. 기도원에 간 이유도 병이 낫고 삶이 회복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서였다고 하니 더욱 기이한 일이다. 아무리 기도해도 영혼의 갈급함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도훈련을 한다는 책자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심 봉사가 눈을 뜬다는 말을 들었듯이, 화들짝 놀라서 그 책의 저자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의 모 교회에 무작정 찾아갔다. 그리고 그 목사가 시키는 대로 기도훈련을 시작했다. 그 목사의 기도법은 대략 이랬다. 복식호흡을 하면서,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나님 사랑합니다, 하나님 축복해 주세요 등의 내용을 반복하는 기도라고 했다. 그 목사는 이런 기도법으로 기도하면 예언의 은사를 받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교회의 교인들은 죄다 이 목사의 기도방식을 따라서 기도했으며, 죄다 방언과 예언 등 성령의 은사들을 드러내며 기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었다. 아무리 기도해도 꾸벅꾸벅 졸리기만 하고 기도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기도할 때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뇌가 흔들리는 현상이 도지곤 했다. 그렇게 4년을 참고 견디며 그 교회에 출석했다. 그러다가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가족 이 그 교회가 이단이라며, 그 교회에서 기도하는 방식을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담임목사와 마찰을 빚는 바람에, 이 모녀는 어쩔 수 없이 그 교회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또 갈급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뒤지다가 필자의 영성학교를 발견하고 찾아오게 되었다. 이렇게 기도훈련을 시킨다는 교회도 세간에 별로 없지만, 이교회의 기도훈련 방식이 진짜 성령이 내주하는 교회인지 궁금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교회는 미혹의 영이 속이는 교회이다. 물론 기도훈련의 내용도 성경적이 아니고, 방언이나 예언도 성령의 은사가 아니라 미혹의 영이 속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이 교회에서는 이미 성령이 안에 계시기 때문에 성령을 깨우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성령이 안에 계신데, 잠자고 있다는 투의 말은 기존 교회에서 많이 하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이 교회가 다른 교회와는 달리, 성령을 깨우는 기도훈련을 하는 것일 게다. 성령이 안에 계신데 잠자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성경 어디에 그런 말씀이 있는가? 성경의 위인 중에서 성령이 안에 계셨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성령이 안에 계셔서 동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성령의 증거나 변화, 능력과 열매를 맺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의 임재를 경험한 사람들은, 누구나 귀신을 쫓아내고 귀신이 일으킨 고질병을 고치면서 영혼을 구원하며 제자를 양육했다. 그런데 성령이 안에 계신데 존재감이 없어서 깨우는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또한 이런 기도법으로 기도하면 예언은 기본이라고? 예언의 은사는 성령이 주시는 선물이다. 은사라는 말은 헬라어로 도로스나 카리스마를 번역한 단어인데, 공짜로 주는 선물이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성령께서 자신의 뜻에 합당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인데, 이 목사는 기도훈련의 결과로서 얻어진다고 가르치고 있다. 기도훈련의 결과물이라면 무슨 성령의 선물인가? 그렇다면 성령께서 임의로 지정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고, 이 교회에서 기도훈련을 하면 받는다면 이 교회의 담임목사는 성령을 조종하는 사람인가? 기가 막힌 일이다. 성경을 보라. 성경 어디에 성령의 은사가 특정한 훈련을 통해 얻어진다고 하였는가? 사실 이러한 발상은 성령을 받은 증거인 방언을 받으려는 훈련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 방언도 혀를 꼬고 빠른 속도로 할렐루야를 반복하면 된다고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렇게 성령의 은사를 특정한 기도법이나 희생적인 신앙행위의 대가로 주어진다고 가르치는 곳이 바로 미혹의 영이 운집한 곳이다.

성령께서 방언의 은사를 주시는 목적은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인데, 방언기도를 통해 기도를 오랫동안 하거나 다른 교인들에게 영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 예언의 목적도 하나님의 뜻을 알려서 영혼을 구원하는 성령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인데, 점쟁이처럼 시시콜콜한 개인정보를 알려주어 호기심을 만족시키거나 교인들에게 영적 우월감을 과시하거나 자기 의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삼고 있으니 기가 막힌 일이다. 백번 양보해서 진짜 성령이 함께하는 사람이라면, 죄다 귀신을 쫓아내고 정신질환과 고질병을 고치는 기적과 이적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자신들의 특정한 기도행위만을 자랑하고 홍보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지 않은가? 이렇게 미혹의 영은 은사를 사모하는 사람들에게 은사 비스무리 한 것을 넣어주어 속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은사를 분별하는 잣대는 성령의 열매이다. 그러므로 영혼을 구원하며 성령의 사람들을 양육하는 열매가 없다면 미혹의 영이 속이는 수작이라는 것을 날카롭게 분별해야 영혼이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천 영성학교, 쉰목사

Coin Marketplace

STEEM 0.25
TRX 0.11
JST 0.033
BTC 63006.70
ETH 3075.91
USDT 1.00
SBD 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