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사이공 억류기) 38, 박정희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다

in #steempress5 years ago (edited)

1979년 10월 28일 아침 6시경, 이대용은 철창가에서 아랫마당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안 영사는 옆에 서 있었고 서 영사는 거적대기 돗자리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아랫마당에 있던 수감자들이 서로 수근거리더니 그 중 한명이 이대용을 쳐다보면서 "Parkjeongjee died, president Parkjeonghee died"라고 서투른 영어로 말했다.

이대용은 무슨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는 다시 이대용을 보더니 "Parkjeonghee killed president Parkjeonghee killed"라고 하면서 권총을 쏘는 시늉을 했다.

이대용은 그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용은 그들에게 "when ? and Who killed president ParkJeonghee?" 라고 물었다. 옆에 있던 안 영사가 월남말로 다시 물었다. 그들은 전날밤에 ED 동 구대본부 옆방에서 TV를 보았는데 그때 박 대통령 시해 사건이 보도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감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얼마후 중국계 월남인이 와서 박 대통령 시해사건을 유창한 영어로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10월 26일 밤 구데타가 발생해서 박 대통령이 시해당했다고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비록 공산월남의 TV보도가 허위와 모략 선전에 가득차 있지만 남의 나라 국가원수가 서거한 것까지 거짓말 할 이유는 없었다.

근심과 설움이 이대용의 가슴과 머리를 메웠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까? 군은 분열되어 북괴에게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이대용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정치인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자신들로 모르는 사이에 나라를 분열의 길로, 다시 망국의 길로 이끌고 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떠올랐다.

까치나 사자같은 짐승도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사람에게 그 은혜를 갚는다는데, 이대용은 생전에 그 보답을 할 길이 없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1977년 7월 박태통령이 자신의 옥고를 애타게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을 이순흥 회장으로 부터 들은 적이 있었다.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박대통령은 "이공사 요새 어디 앓고 있지는 않나?"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더라는 소식들 전해 듣고 이대용은 독방에서 울었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이후 사선을 넘으면서도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이대용은 부하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어 세탁물을 들고 아래층 물탱크 방에 내려가 세탁을 하면서 혼자 울었다.

그날 오후 3시 이 회장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그는 voice of america, BBC, 호주방송 등을 듣고서 그 내용을 정리해 보냈다. 박태통령 시해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었다.

이대용은 그날밤 외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보고서를 썼다. 고 박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이 온 국민을 단결할 수 있도록 영도해주기를 바란다고 써보냈다.

1979년 11월 20일 옥중에서 다섯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이회장이 생일케이크를 차입해주고 서 영사가 이것 저것 옥중요리를 만들었다. 고마웠으나 이는 아팠고 마음은 고달팠다.

1979년 12월 11일 이 회장으로 부터 최규하 대통령 취임 소식을 접했다. 12월 12일 혼자 떨어져 있던 한국인 최기선이 한국 외교관들의 감방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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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에서 맞는 다섯 번째 생일이라니...
곧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해 봅니다~^^

제게도 낯설지 않은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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