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String - Live at Silver Elephant, Tokyo, Japan. 20190428

in #superstring5 years ago (edited)

에블린 글레니는 악기를 연주한다기보다는 공간 그 자체를 연주했다… 나는 무대가 떨리는 것을 그리고 소리가 거대한 해일처럼 퍼져나가다가 다시 반사되는 것을 느꼈다… 마치 형태가 변해가는 음향 조각상을 빚어낸 것만 같았다. 내 밴드 동료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넌 음악을 녹음할 순 없어. 단지 음악의 요약본을 저장할 뿐이야. 음악과 함께 공간 속에 있어야 하거나 음악을 이용해 두 귀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야 해.”

에블린 글레니는 음악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소리의 과학: 청각은 어떻게 마음을 만드는가> 세스 S 호로비츠.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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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이자 음향 과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에블린 글레니의 음악을 ‘기록’ 하기 위해 사람의 가청 범위보다 높은 22,000Hz까지 소리를 담는 PZM 마이크 2대를 추가로 설치했고, 그 두 마이크 옆에는 진동을 담는 지진 마이크 2대를 또 추가했다.

하지만 글레니가 창조한 ‘음향 조각상’을 복제하고 다시 재현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음향 녹음 기술뿐만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는 뇌과학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LP, CD, 스트리밍을 통해 듣는 음악은 단지 ‘음악의 요약본’이다. ‘음악의 요약본’이 아닌 완전한 음악을 체험하려면 아직까지는 공연장에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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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도쿄 실버 엘리펀트에서 열린 ProgTokyo 공연 영상입니다. 촬영해주신 김승민 님께 감사드립니다. 영상은 ‘음악의 요약본’이라 모든 음악을 담지는 못하지만 당시의 느낌을 일부 상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공간을 연주하는 수퍼스트링의 다음 공연은 5월 19일(일) 스트레인지프룻입니다. Tokyo Aburigorilla(from Japan)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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