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기원과 역사

2015년: 롯데리아에서 어린이세트 장난감으로 ‘태권V’ 출시. 어린 시절 우리는 태권도를 하는 태권V가 다른 어떤 일본제 로봇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에게 태권도란 무적(無敵)이자 정의였고, 악당을 물리치고 착한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1938년: 왜소한 체격의 청년이 도망치듯 관부연락선에 올랐다. 현해탄을 건너는 내내 그의 얼굴에는 불안이 가득했는데,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만 것이었다. 집에서 훔쳐온 돈까지 내기 화투로 모두 잃자, 이성을 상실을 청년은 잉크병을 던져 상대방의 이마에 명중시킨 것이다. 워낙 갑작스러운 공격이었던지라 매년 씨름대회에서 황소를 타는 허씨도 어쩔 수가 없었다.

3개월 후: 청년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듣게 된다. 좋은 소식은 다행히 허씨가 죽지 않았다는 것. 나쁜 소식은 죽지 않은 허씨가 눈에 불을 켜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졸지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세. 고민 끝에 권투를 배우려는 찰나, 선배의 추천으로 가라데(空手)에 입문, 이후 가라데의 고수가 된다.

1944년: 학도병으로 일본군인이 되지만 평양학병사건으로 감옥에서 해방을 맞는다.

1945년: 해방 후 군사영어학교에 입학, 국군창설요원이 된다.

1955년: 군인으로 근무하면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가라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무예를 완성,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태권도’라는 휘호를 받아낸다(참고로 이 해에 같은 주오대(中央大) 출신이자 역시 가라데 고수인 하준수가 “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치며 처형을 당한다).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군부대에 태권도를 보급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교육을 받은 이들 중 일부가 제대 후 동네에 태권도도장을 차린다(태권도가 짧은 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보급된 이유).

1960년: 박정희의 쿠데타를 지지했지만, 이내 실망하고 함경도출신 장군들과 재(再)쿠데타를 모의하지만, 그 전에 강제로 예편당해 말레이시아 대사로 좌천.

1966년: ITF(국제태권도연맹)를 창립하고 초대 총재가 된다.

1967년: 도쿄에서 극진가라데의 최배달과 만난다.

1972년: 유신체제에 반대하며 캐나다로 망명.

1973년: WTF(세계태권도연맹)이 창설되고 초대 회장으로 김운룡이 선출.

1976년: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V>가 개봉하여 흥행에 성공.

1979년: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과 만나고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기 시작.

1985년: <베스트 키드>(원제는 가라데 키드)가 국내에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

1989년: 평양학생축전에서 임수경과 만난다.

2002년: 평양에서 사망한 뒤 혁명열사릉에 안장.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최홍희 선생, 국제태권도연맹 총재, 1918년 11월 9일 생. 2002년 6월 15일 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