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팀) 제주 토박이가 소개한 맛집, 슬기식당

제주도 사람과 육지 사람은 '음식 유전자'가 분명히 다르다.
제주에서 핫한 식당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관광객에게 핫한 식당은 뭔가 트렌디한 것이 음식점 인테리어도 남다르고, 메뉴도 특색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제주도민에게 핫한 식당은 허름하고 메뉴도 크게 몇가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껏 관광객에게 핫한 식당과 제주도민에게 핫한 식당을 몇군데 가본 결과 정말로 제주도 사람과 육지 사람은 '음식 유전자'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솔직히 나도 제주도에 이주해온 사람으로 제주도민에게 핫한 식당을 가면 크게 맛있다고 느끼지는 않는 편이다.

제빵학원을 같이 다닌 사람 중에 제주에서 태어나서 한번도 육지에 가보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이제 갓 스무살을 넘었으니 친구는 아니다.
아무튼 그 친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것들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제과를 만들 때 센스가 좋아서 예쁜 쿠키며 케이크를 잘 만드는 친구였다.

음식에 관심이 많은 그 친구가 소개시켜준 인생 맛집이라는 곳이 바로 '슬기식당'이었다.

일년 전 제주도로 이주해서 서귀포에 살고 있는 또다른 제빵 학원 동기와 만나서 이 친구가 소개시켜준 슬기식당에 다녀왔다.

이 집 메뉴는 간단하게 딱 두가지이다.
순한맛과 매운맛의 동태찌개이다.
가격도 원래 7,000원이었는데, 물가상승을 감안하여 8,000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동태찌개를 그것도 누군가의 인생맛집이라는 집에서 8,000원에 판다는 것은 가성비도 좋은 집이다.

이 집은 주택가 안쪽에 있는데도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점심시간에 가면 한참을 줄을 서서 먹어야 한다고 해서, 우린 11시 전에 갔는데도 이미 좌석은 만석이었다.
은근 기대가 되는 집이다.

내가 매운맛 동태찌개를 주문하고, 서귀포 친구가 순한맛 동태찌개를 주문했다.

두가지 맛을 주문하고 난 왜 이집이 그 친구의 인생 맛집이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매운맛 동태찌개이다.
칼칼한 매운맛이 나고,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나온 이 동태찌개는 육지 사람 입맛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매운맛'이라고 내걸 정도의 매운맛은 아니었지만, 얼큰한 동태찌개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순한맛 동태찌개이다.
이건 딱! 제주식이다.
동태찌개를 된장을 약간 풀어서 끓였다.
제주식 음식의 기본은 간을 된장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건 제주 도민들의 입맛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었다.

이 집에서 유명한 것은 바로 이 순한맛 동태찌개라고 하는 걸 보면 이 집은 제주도민 맛집인 것이 분명하다.
두 이주민이 먹기에는 가성비 좋은 집(?) 정도의 집이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한방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우린 아직 제주도민의 음식 유전자를 갖지 못한 듯하다.
얼마나 살아야 이 유전자가 생길까??

---

맛집정보

슬기식당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7길 36

---

(테이스팀) 제주 토박이가 소개한 맛집, 슬기식당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테이스팀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