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nos   Garden  」

비 내리는 토요일 :) 화창한 여름날의 묵은지 사진들을 가져왔어요. 100년만의 무더위가 한반도를 찾았던 시기, 겁없이 순천만 여행을 떠났을 때였습니다. 마침 순천으로 이사와 자리를 잡은 친구가 하나 있어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로 했습니다. (간간히 올라오는 순천 맛집 이야기들은 모두 그 때 갔던 곳들이랍니다.^^;; 스팀잇 덕분에 그나마 느릿느릿 사진 정리를 하고 있어요.)

현재 조례 호수공원이 있는 자리에는 큰 저수지가 있었다고 해요. 그 자리에 호수공원이 생기면서 이제는 지역 주민들의 산책과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다양한 공연과 음악분수쇼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많은 음식점들과 카페가 생기기도 했는데 지노스 가든도 그 중 하나에요.

지노스 가든은 호수공원이 훤히 보이는 한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어요. 엘레베이터가 없는 낮은 건물이라 어르신들이나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유리 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한쪽 바닥에 주욱 늘어서 있는 와인병들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검은색 벽과 천정과 그레이 톤의 바닥이 세련된 느낌을 주구요. 사각 나무 테이블이 간간히 놓여있는데 멋스러운 검은색 의자가 참 예뻤습니다.

사방이 통 유리로 둘러싸여있는 식당이라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데도 곳곳에 조명이 있어 식당 전체가 화사합니다. 분명히 검은색이 가득한 실내인데도 따뜻하고 밝은 느낌이 났어요.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데, 멀리서 보아도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오른편 안쪽으로 들어가면 단체석이 있는데 하얀 벽면에 EAT, DIE라는 단어가 각각 쓰인 액자가 걸려 있어요. 왠지 열심히 먹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지노스 가든에서는 본 메뉴가 나오기 전 식전빵과 함께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를 함께 내어 놓습니다. 밀가루가 살짝 손에 묻어나는 포슬포슬한 겉면을 가진 식전빵은 한 입 베어 물면 따뜻하고 쫄깃한 속살이 나와요. 새콤 짭짤한 발사믹과 신선한 올리브유와 함께하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납니다.

뜨거웠던 여름날, 저는 시원한 레몬에이드를, 친구는 오렌지 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음료 가격은 아메라키노 4000원, 에이드 6000원 정도로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한우 오리엔탈 파스타를 주문했어요. 도톰한 한우가 꽤 들어있어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함께 접시에 올려져 나온 겨자를 섞어 먹으니 매콤한 겨자의 맛이 파스타의 느끼함을 한 번에 잡아주었습니다. 올리브 파스타와 겨자의 조합은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어요. :o

친구가 주문한 시푸드 파스타입니다. 조개와 새우가 들어간 짭쪼롬한 지중해식 파스타였습니다. 오일, 크림, 로제, 토마토 소스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친구는 오일 파스타로 선택했어요. 가격은 파스타 모두 15000원에서 17000원 정도였고, 리조또와 피자 메뉴도 비슷한 편입니다. 즐길 시간이 충분하다면 5~7만원대의 지노스 세트 메뉴를 선택해서 와인까지 코스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가 반가워 메뉴판도 안 찍고, 이제 보니 식당 외관 사진도 없어요. 식당 홈페이지가 없어 마땅히 가져올 사진도 없네요.^^; 그래도 밖으로 보이던 호수공원의 초록 풍경이 참 여유롭고 좋았습니다. 호수 가운데에서는 음악에 맞춰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작은 미니 분수대와 수로에서는 더위따위는 개의치 않는 아이들의 물놀이가 한창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 쫓아다니기 바빴구요. :) 그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이 곳을 또 찾게 된다면 해질녘에 들려 레몬에이드 대신 와인 한 잔을 마셔보고 싶어요. :)

맛집정보

지노스 가든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 왕조1동 87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