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engirl Magazine Vol.192] 암흑속에서 즐기는 코스요리의 맛은? | Ramengirl🍜

in #travel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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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속에서 즐기는 코스요리의 맛은?


안녕하세요~ @ramengirl 입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레스토랑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레스토랑 리뷰를 하면서 사진이 없는곳은 이곳이 처음인것 같은데요... 사진이 없는 이유는 안찍어서가 아니라 바로! 어둠속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

혹시 영화 어바웃 타임 보셨나요?

어바웃 타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 지금까지 스무번은 넘게 본거 같아요!! 어바웃 타임의 촬영지이자 영화속에서 팀과 메리가 처음 만난 장소가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곳과 비슷한 블라인드 레스토랑이에요 :) 영화를 못보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밴쿠버에서 만난 친구 커플이 저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어둠속에서 식사를 하는 '다크 테이블
이라는 곳을 직접 예약해서 데려가줬어요 > < 가기전부터 어바웃타임이 생각나서 두근두근 너무 설레였던것 같아요!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메뉴를 먼저 고르는데요, 2코스, 3코스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이왕 먹는거니 3코스로 선택~! 에피타이저와 디저트는 서프라이즈로 미리 알 수 없지만, 메인메뉴는 직접 선택할 수도 있고 재미를 위해서 서프라이즈로 선택도 가능해요. 저는 3코스 다 서프라이즈로 주문해봤습니다 :)

주문이 끝나면 웨이터분이 오셔서 저희를 자리까지 안내해주십니다. 다크 테이블의 웨이터분들은 모두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분들이세요. 위에 사진속 웨이터분이 바로 저희를 위해 서빙해주셨던 분이세요~!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유명인사시더라구요~^^ 한줄로 서서 웨이터분이 가장 앞쪽에 그리고 저희는 일렬로 서서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레스토랑으로 입장합니다. 이때까지도 신나는 마음에 들떠있었는데... ㅠㅠ

레스토랑에 들어가자마자 미세한 불빛조차도 없는 암흑으로 변하자...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답답하고, 무서워서 갑자기 패닉 상태가 왔어요...ㅠㅠ 웨이터분이 친절하게 의자도 빼주시고 앉으라고 하시는데 다리가 안움직이고 여기 못있겠다며 나가야겠다고 하는걸 친구들이 옆에서 붙잡고 진정시켜줘서 겨우겨우 의자에 앉을 수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 10분정도 지나니 좀 안정이 되더라구요ㅠㅠ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끄럽네요...ㅋㅋㅋㅋㅋ 그런데 많은분들이 실제로 저처럼 패닉상태가 오시나봐여 제 바로 뒤에 들어온 프랑스 여성분도 저랑 똑같은 반응이였어요ㅋㅋㅋㅋㅋ

마음을 진정시키고 손으로 더듬더듬 테이블을 만져보니 앞에는 냅킨,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디저트용 스푼이 셋팅되어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샹그리아가 처음으로 서빙되어 나왔는데... 암흑속에서 와인마시기가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하필이면 흰색옷을 입고 가서 잘못하다가 쏟을까봐 식사내내 와인잔은 손으로 계속들고 있었어요ㅋㅋㅋ

그 뒤로는 첫번째 코스인 에피타이저가 서빙되었어요. 일단 포크로 이리저리 찔러보고 뭘까 추측하다가 맛을 봅니다ㅋㅋㅋㅋ 같이 간 친구들은 보이지 않으니 어떤 음식인지 맞추기 어려워하더라구요~! 저는 아무래도 미각은 타고 났나봐요ㅋㅋㅋㅋ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먹어보니 다 알겠더라구요ㅋㅋㅋㅋ 에피타이저는 메쉬드 포테이토로 채운 양송이 버섯을 구운 음식이였는데 버터향이 풍부하게 나서 너무 맛있었어요. 온몸의 촉각을 세우고 음식을 먹으니까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거 있죠.

에피타이저를 끝나갈때 쯤 다른 테이블에 앉아계신 어떤 여성분이 "오늘 제 딸의 16번째 생일인데 다같이 생일축하노래 불러주실래요?" 라고 하자 식당 안에 있던 모든 분들께서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어둠속에서 생일 축하를 받은 소녀는 어떤 기분이였을까요?

두번째로는 메인요리로는 스테이크가 나왔어요! 스테이크와 같이 몇가지의 가니쉬들이 곁들여 나오는데 가지, 쥬키니 호박, 그린빈등 야채의 식감이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마지막 디저트는 당근케이크 당첨~! 스푼으로 떠먹다가 답답해서 마지막엔 손으로 잡고 먹었네요ㅋㅋㅋ 그래도 보는 사람이 없었어서 다행이에요^^ 재미를 위해 간 곳이라 음식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는데 모든 요리가 다 맛있었어요~! 오감으로 느껴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 맛있게 싹싹 다 먹고 왔답니다.

어둠속에서 하는 식사도 재미있었지만 같이 간 친구들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100% 집중하게 되고, 보이지 않으니 서로에게 의지를 하게 되는 과정도 너무 색다르고 재미있었어요. 앞으로 두고두고 이야기 할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생긴것 같네요^^

여러분도 밴쿠버에서 색다른 경험을 찾고 계시다면 다크 테이블 꼭 방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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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응원해요 ^^

와... 이거 정말 촉각과 후각이 곤두서서 많는걸 느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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