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한 여행, 대구경북박람회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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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0일~12일, 엑스코 대구에서 매일신문사 주관으로 대구경북 지자체 박람회가 열렸다. 미리 소식을 듣고 석탄일과 겹친 일요일 일정을 엑스코-엔씨아울렛-가까운 절, 이렇게 동선을 짜서 움직이기로 했다.

작년에는 아이를 데리고 번개맨 공연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보고 입장했는데 그 때 경험이 너무 좋았다. 각 지역에 대한 홍보자료들과 기념품들이 모여있고 시간마다 이벤트와 체험활동으로 아이도 즐거울 수 있는, 해당지역 공무원들에게 궁금한 것도 질문할 수 있는 자리가 신기하기도 했고. 그래서 올해는 일부러 찾아가보았다.

대구의 동서남북구, 중구와 수성구. 경북의 많은 시군이 자기네들 부스를 차려놓고 입장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작년에 비해서는 규모가 좀 작은듯 하다. 이벤트나 기념품, 체험행사가 많이 없어졌다. 예산이 좀 줄었나.

각 시군구가 주력으로 홍보하는 내용들을 부스에 새겨두었는데 작년과 달리 KTX남부내륙철도 노선에 대한 내용들이 눈에 띈다. 거제통영에서 합천, 김천을 거쳐 서울까지 가는 노선을 새로 만들 계획인 것 같은데 성주와 고령이 서로 자기네 동네에 역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명을 받고 있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긴 했는데 설마 두 군데 다 역이 생기진 않겠지.

작년에는 의성과 군위가 신공항을 두고 경쟁중이었다. 의성이 나은가, 군위가 나은가. 가끔 출퇴근길에 라디오 광고로 '더 이상 대구공항은 이용할 수 없다, 옮기긴 해야 하는데 어디가 나을까'정도의 내용을 듣긴 했지만,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지역에 사는 대구 시민인 나로서는 지금 자리의 공항이 그대로 있는 것이 가장 좋긴 하다.

군위는 올해도 공항 이야기 외에는 관심이 가는 내용이 없어서 살펴보지 않았고 의성은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시작했다며 광고중이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있는 캠핑장, 그 옆에 딸린 강아지 전용 풀장, 강아지 훈련장을 묶어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나름 관광 스팟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상주는 현재까지 조성된 낙동강변의 생태공원과 박물관들을 무기로 내세워 관광홍보에 주력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아이 데리고 놀러 가기 참 좋은 동네라는데는 동의한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만 하더라도 반나절 코스는 되고, 경천대나 상도 드라마 세트장 정도를 산책하고 상주박물관을 구경하는 코스로 나머지 일정을 채우면 하루가 후딱이다.

영주는 관광자원을 개발, 홍보에 힘을 쏟으면 좀 통할 것 같은데, 올해에는 국가지원금을 받아 조성한다는 '베어링공업단지'홍보에 힘을 쏟고 있었다. 나로서는 좀 맥빠지고 관심도가 떨어지는 내용이다.

작년에 문경, 의성, 안동, 예천은 귀농인구 확보에 힘을 쏟고 있었다. 올해는 문경이 귀농홍보에 올인한 느낌이다. 팜플렛을 받아오긴 했는데 아직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다. 아마 경북권에서 전입인구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가장 많은 곳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봉화는 사과 외에 다른 컨텐츠가 기억에 남아있질 않다. 영주, 봉화, 청송 등 경북 북부지방들은 사과를 놓고도 서로 홍보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천체관측이라는 테마로는 영천과 영양이 다투는 중이다. 영천에는 보현산 천문대를 내세워 매년 별빛축제를 운영중이다. 영양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두운 밤을 자랑거리로 내세워 반딧불이 축제와 국제밤하늘축제로 맞불을 놓는 중이다. 영양군은 작년에 방문객 중 SNS로 영양군 부스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경우 팔로워 수에 따라서 기념품을 줬다. 당시 스팀잇은 취급을 안 해줘서 슬펐다. 올해는 팔로워 12명의 인스타 계정을 내세워 도전하려 했으나 이벤트가 없었다.

영덕군 부스는 열차 객실 컨셉으로 만들어졌고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읭? 영덕으로 철로가 놓이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어갔더니 대게 가공품과 '2019년 3월1일 기준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적은 곳'을 주제로 홍보 중이었다. 열차 의자는 구하기 힘들었는지 좌석버스의 의자를 떼다 붙인 모양이다. 부스 모양이 특이했던 덕분에 아이와 함께 역할극을 한참 할 수 있었다. 역할극 주제는 '검표원과 무임승차객'

청송군의 올해 테마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이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공룡모양 젤리를 넣은 초코컵케익을 이쑤시개로 후벼파면서 공룡을 발굴하면서 배를 채울 수 있는 체험과 에코백 만들기 체험을 준비해두었다.

무빼시(무덤 빼면 시체) 경주. 문화재 4D체험이 새로웠다. 드론으로 찍은 첨성대와 동궁월지를 4D 좌석에 앉아 날아가면서 구경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작년에는 바로 다음날에 열리는 무슨 축제를 열심히 홍보하면서 싸이가 온다고 광고했었는데 다음 날 뉴스에 태풍탓에 취소되었다고 봤던 슬픈 기억이 난다. EBS에서 만든 '종이로 문화재 만들기' 세트를 나눠주는 듯 했다.

포항하면? 과메기! 사진을 찍어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합성한 뒤 인화해주는 서비스가 있었다. 아이는 여기를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 포항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찍었다.

대구하면? 치맥! 교촌치킨에서 나와 치킨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오페라, 뮤지컬 축제도 제법 신경쓰며 홍보 중이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DIMF에 아이를 데리고 관람하러 갈 생각이다.

경북 부스. 경북의 명소를 배경으로 크로마키 촬영을 해서 사진을 인화해주고 있었다.

대구 북구에는 안경공장이 많다. 안경 위에 덮어 씌우는 집게달린 선글라스 렌즈를 만원에 샀다.

경북교육청에서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홍보 중이었다. 미용, 조리, 3D 프린팅을 앞에 내세우고 있었던 듯 하다.

저 멀리서 신라인이 현대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영천. 포도아가씨가 예뻐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곤충산업을 키우려는 의도인지 귀뚜라미를 왕창 가져다 놨다. 전시관 내에 때 아닌 귀뚜라미 소리가 가득해서 처음엔 음향인 줄 알았는데 이놈들의 울음소리였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구경하고 있으니 부스 담당자가 젤리를 준다. 하나 드셔보세요.

먹고 나니 맛이 좀 다르다.
"이거 뭘로 만든거예요?"
"아, 젤리 통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셨구나. 여기 귀뚜라미가 5%들어있어요."

음, 설국열차 체험으로 오늘 구경 긑.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대구광역시 북구 산격동 엑스코로 엑스코



여행을 위한 여행, 대구경북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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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귀뚜라미가 5% 들어있어요

사실, 전 대구님 글을 가장 좋아합니다. 좋아해주는 작가진들이 몽창 접은게 아쉽습니다.

고맙습니다. 근래 가장 힘나는 댓글이네요ㅎㅎ아마 재미있어하는 코드가 비슷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소수점님 글 보면서 피식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의미에서.. 여행기 얼른 올려주세요. 이왕이면 트립스팀 사이트에 가셔서 보팅 받으면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알차게 구경하셨네요..

전시컨벤션센터가 멀지 않아서 가끔 일정을 검색해서 가곤 합니다. 이래저래 살펴보면서 각 동네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가 살피니 재미있더라고요. 작년보다 규모가 조금 줄어든 것 같아 아쉽더라고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여행이었네요~ㅎㅎ
잘보고 갑니다. 사진에 없는 포도 아가씨가 보고싶네요ㅋ

영화대사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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