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그리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도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절대로 한번뿐인 여행이란 없다.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image

레옹에서 봐야 할 것은 특이하게 가우디의 건물이란다.
가우디하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구엘공원, 까사 어쩌구하는 많은 건물이 생각난다.
우리도 베르셀로나가 볼 것이 많아 두번이나 가본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가우디의 건축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도 가우디의 건물이 있다고 하니 급 관심이 생겼다.

IMG_1784.jpg

지도를 보고 찾아간 건물 앞에는 가우디가 벤치에 앉아서 무언가를 노트에 적으며 구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동상이 있다.
"가우디씨, 반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상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IMG_1787.jpg

가우디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가우디 박물관이다.
아마도 가우디 건축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연을 닮은 건축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도 잘 설명되어 있을 것이고, 평생을 건축에 메달려 살다가 허무하게 죽어간 그의 생애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놓았을 것이다.
우린 그런 가우디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바로셀로나 여행에서 많이 보고 느끼고 했던 기억이 난다.

5CDCF41C-B2C1-4D2F-88EE-E042B9A0D858.jpg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분주한 광장 한켠에 있는 의자에 아무렇지도 않게 않아서 책을 읽고 있는 가우디 동상을 보니, 정말로 한가한 오후를 즐기고 있는 스페인 할아버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관광객인지 동네 아저씨인지 함께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은 진짜 사람과 동상을 구분 못할 정도였다.
남편이 재미있는 순간이라며 찍은 사진이다.^^

7043D767-FBB1-4444-B497-3CA4B0D5EC63.jpg

광장에 있는 큰 성당과 가우디가 지었다는 건물을 주욱 둘러 보았다.
유럽에 있는 성당은 대부분 아주 고풍스럽고 멋스럽다.
특히 도시가 크면 클수록 중심에 있는 성당 건물은 더 웅장하고 멋지다.
레옹에 있는 성당도 그 내부를 볼려면 관람료를 내야 할 정도로 사람도 많이 찾고 볼 것도 많은 것 같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고 있어서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그런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솟아있는 성당의 모습이 왠지 더 웅장해 보이는 것 같다.

IMG_1822.jpg

806B230F-8E5C-403C-9879-07526513D2B1.jpg

가우디가 지었다는 건물도 입장료를 내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창문은 물결 무늬로 바다느낌을 준 유리로 장식되어 있다.
이런 창문을 바르셀로나에 있는 까사 바요트에서 보고 참 신기했었는데 여기도 그런 창문이 있었따.
철담장도 가우디 건물에서 많이 봤던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철사 한가닥도 그냥 쓰지 않고 이리저리 꼬아서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곳은 일요일이라서 관람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마 일요일이 아니었어도 관람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몇 번에 유럽 여행에서 얻은 여행 노하우가 있다.
절대로 욕심을 내서 여행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유럽의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유명한 성당에 비싼 관람료를 내고 구경을 많이 했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가우디의 유명한 건물에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 많이 구경했다.
또 어떤 때는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며칠에 걸쳐 재 방문하면서 다 구경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관람료도 무시못하게 많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여행 때마다 이 모든 것을 하진 않았다.
관광지에 집중할 때와 가우디에 집중할 때와 성당에 집중할 때와 미술관에 집중할 때가 달랐다.
어쩔 때는 해변에 집중하느라 일주일 내내 해변만 여러 번 간 적도 있다.

첫 유럽 여행에서는 살아 생전 처음 하는 첫 유럽 여행이고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서 강행군을 했었다.
거의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많이 피곤했고, 경비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사람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다시 못 올지도 모르지만, 다시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조급하게 여행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여행 피로도만 높아지고 불필요한 경비만 는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이번 여행은 산티아고 길을 걷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이번 여행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았던 것 같다.
우리는 좋았던 산티아고 길에 또 가도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언제나 산티아고 길이 그리운 길이 되었고, 언제고 또 가고 싶은 길이 되었다.

이렇게 레옹에서 뜬금없이 만난 가우디에 관한 것들을 둘러보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대도시' 레옹을 구경다니기로 했다.
뭔가 신이 나고 뭔가 특별한 것을 보게 될 것 같아 설레였다.

이 글은 2017년 6월 10일부터 7월 8일까지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우리 부부의 찬란한 추억이 담긴 글입니다. 사진은 대부분 남편(@lager68)이 찍었습니다. 글은 제가 썼는데 많이 미숙한 글입니다.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산티아고를 그리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도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절대로 한번뿐인 여행이란 없다.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ort: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왕 간거 최대한 많이 둘러 보려고 하는데 여행은 너무 급해도 안되는것 같아요. 좋은 말씀입니다.^^

각자의 여행 스타일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쩜 나이가 더 들면 이제는 또 못올 곳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저도 욕심껏 여행을 다닐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재미있는 사진이자 작품이네요^^

대단한 건축가라고 평소에 존경하는 가우디를 길에서 만난 기쁨이 컸던 거 같습니다.^^

가우디동상사진포착 멋지시네요.

남편이 저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데, 한참을 웃었습니다.^^

올려주신 여행기를 따라 읽다보면
상세함에서 오는 현장감도 있지만
두 분의 삶이 여행 전과 후로 갈릴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제게 전해지는 감동이 이렇게 큰 걸 보면

감사합니다.

여행은 사람을 많이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
특히 산티아고에서 한달 이상을 걷고 나면, 인생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지도에서 확연히 보이는 먼 거리를 정말로 두 발로만 걸어서 도달한다는 기쁨은 웬만한 고통 여정을 만만히 볼 수 있는 여유를 주거든요.^^

산티아고를 걷는 중에도 열심히 메모를 했고, 다녀와서 한 순간도 잊고 싶지 않아서 도서관에 쳐박혀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며 순간순간을 모두 기록해 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러길 정말 잘한 거 같습니다.^^

여행하면서 꼼꼼하게 메모 해두었나봐요 다시올수도 다시못올수도 있다는 말 표현 참 좋았어요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여행 중 어떤 식으로든 꼭 메모를 해둡니다.
세상 일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믿음은 저보다 더 확실하게 알고 계실 거 같습니다.
언제나 베로니카님의 그림에서 그런 여유를 보고 있는 걸요~ㅋ

감사해요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오 이런게 있었네요!!
유럽은 한번도 안가본 잼병이라 ;;;ㅎㅎㅎ
가우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여자친구분과 유럽 여행도 할 날이 있으시겠죠.
뭐든 새로운 거에 도전하시는 기린아님이시니까요.^^

산티아고 길에도 가우디의 건물을 볼 수 있군요~
가우디 동상이 있는 벤치에 앉고 싶네요~^^

가우디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로셀로나에 가면 온 도시가 가우디에 물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런 작품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관광산업으로 돈도 많이 벌고 있고요.
그런 걸 떠나서도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워낙 인상깊었던 건축가라 동상이지만 마치 가우디를 진짜 만난 것처럼 반가웠답니다.^^

저도 스페인 여행 후 포스팅한 적 있는데요.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바로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두 남자가 메시랑 가우디래요~ ㅋㅋㅋ

동네아저씨랑 동상이랑 정말 닮았어요~~ㅋㅋㅋ

같은 나라사람이니 더 닮았겠죠??ㅋㅋ

스팀 3천원 되면 전 산티아고 걸으로 가야겠습니다.
욕심 내려놓고 천천히^^

스팀 3천원되긴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요??
작년 이맘 때만 해도 3천원보다 좋은 가격이었는 걸요.
곧 여행가방 챙기셔야겠네요.ㅋㅋㅋ

가우디 건물은 정말 개성넘치고 멋진것 같아요.

특히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최고입니다.
한때 그 동네 살면서 그 성당 다니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거든요.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3
BTC 64029.44
ETH 3157.04
USDT 1.00
SBD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