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일기] 몸이 아닌 마음으로 춘다. Day 3-4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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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se Salle pour Classique, Debutatnt


나비가 날아가듯 가볍게


 선생님의 불호령과 함께 들렸던 문구였다. 나비처럼! 레일라, 나비처럼! 어깨를 펴고, 코어에 힘주고, 아라베스크!(Arabesque) 망 고쉬!(Main gauche), STOP!, 뿌앙떼(Pointée), Merci Layla! 몸 움직이랴, 스텝 밟으랴, 선생님 눈치보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수건과 물, 발레슈즈를 넣은 에코백을 들고 총총 뛰어와서 시작하는 발레수업은 늘 이 스튜디오에서 시작된다. 언뜻 봐도 역사가 얼마나 깊은건지 감이 안잡히는 삐걱대는 낡은 바닥에 무용수들의 땀과 숨이 진하게 배여있는 바(barre), 그리고 마레의 심장, 그랑껴 Grand Coeur 를 울리는 음악... 이 모든것이 익숙해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슬슬 날씨가 더워지면서 안그래도 더운 스튜디오가 더욱 후끈해지고 있다. 무용복은 보통 탄성이 좋은 몸에 붙는 탑과 타이즈를 입는데, 통풍이 잘 되는 편한 바지나 티셔츠 차림도 좋다. 몇주째 춤을 배우러 가면서 여러 형태의 옷을 입어보았고, 그 중 가장 바디(body)가 가장 편해 인터넷으로 몇벌 더 구입했다. 수업을 한번 다녀오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기 때문에 꼭 빨아야 하고, 발레슈즈도 통풍이 되는 곳에 말려야 하니 집에 와서도 부지런해지는 좋은 점도 있긴 하다. 메쉬(mesh)로 만들어진 옷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살에 닿는 느낌이 좋지 않아 입진 않는다.





  춤을 추는 다른 친구들을 따라가면서 정말 많이 드는 생각은 발레도 수학이 적용되는 부분이 정말 많구나였다. 아니, 발레는 수학 자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정도. 팔의 각도, 턴을 할때 내미는 발의 순서, 몸의 균형, 동작의 발란스 등 모든것이 계산되고 익혀져야 하는데 아직 정말 초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머리와 몸이 따로 논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희열을 느낀다. 한 스텝이 내 다리에 익혀질 때마다, 친구들과 동작을 맞춰갈 때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물론 초보인 나는 아직 버벅대기 일쑤고 스텝이 꼬이는것은 다반사고 어리버리 따라가기 바쁘지만. 음악을 느끼고 마음으로 춘다, 라는 말은 어느정도 기본이 되는 무용수들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다. 무대에서는 정말 빨리 가던 한시간 반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몸의 안쓰던 근육을 온통 일깨워 쓰다 보니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고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아주 종합병원이 따로없다. 내 몸의 뼈에서 이런 각종 소리가 날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계속해서 다리와 몸통을 움직여줘야 하는 운동이다 보니 가장 아픈 곳은 다리를 늘리고 찢는 종아리와 허벅지 안쪽이다. 매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왔던 덕택인지 수업 앞뒤로만 좀 힘들고 걸어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확실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보고 있자니 참 웃프다.





 불행 중 다행인것은 또 한 종목의 운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내 삶의 질 또한 풍부해지고 달라졌다는 것. 증가하는 체력은 덤이고 구슬땀 흘리며 성취하는 일이 늘어남으로서 내 음악에 또 다른 자극이 되고 있다. (그리고 클래식을 또한 공부하게 된다) 다음엔 첫 수업을 가기전 정리해놓은 발레용어를 포스팅 해봐야지. 발레용어는 불어가 대부분이고, 실제로 수업에서 사용하는 말들이니 불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도 선생님의 우렁찬 아라베스크!가 귀에 들리는 듯....


여행지 정보
● Marais Dance Centre, Rue du Temple, Paris, France



[파리일기] 몸이 아닌 마음으로 춘다. Day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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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발레까지! 전 취미 발레 해보려다가 무릎이 아파서 그만뒀어요. 한 서너번 갔나..
이젠 다른 운동을 해보려고요.

무릎 정말 많이 쓰는것 같아요. 이렇게 골반이 너덜너덜해지는 경험도 처음이네요. ^^ 브리님께 더욱 맞는 좋은 운동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무어든 열심히 하는모습 보기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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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게으른 모습에 대해서도 가끔 올리는데 이런 칭찬 받기 민망하네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라요!

발레에 수학이 들어가니...느낌이....머리아파와요..ㅋㅋㅋ

저도 수학 참 어려워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많은 부분에 수학이 있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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