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홍콩 영화인이 하는 동보식당

홍콩의 3월은 영화와 함께 하는 계절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켓인 홍콩필름마트(The Hong Kong International Film and TV Market, 주최 홍콩무역발전국(HKTDC))가 열립니다. 홍콩필름마트는 베를린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유리피언 마켓, 칸 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칸 마켓, 토론토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토론토 마켓, 매년 12월 미국 LA 산타모니카에서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입니다. 전세계의 수입사, 바이어, 프로듀서, 감독들이 마켓에 모여 영화를 사고 팝니다.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

해마다 홍콩필름마트가 열리는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는 원래 바닷물이 드나드는 작은 항구였습니다. 바다를 메워 건립한 인공 섬 위에 올려 세운 이곳에서 필름마트를 포함한 각종 박람회가 1년 내내 열린다고 하니 경제도시 홍콩을 상징하는 공간이라 할 만합니다. 영화 팬들에게는 성룡의 <뉴 폴리스 스토리>(2004)를 촬영한 장소로 기억될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건, 완차이 중심부에 즐비한 빌딩 숲을 촘촘히 연결한 공중회랑(고가보도)이 이곳으로 통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의 바이어, 수입사, 프로듀서, 감독들이 매년 3월만 되면 여기로 몰려드는 것처럼 말이죠. 지난해 3월에 취재하러 갔는데 올해는 홍콩에 갈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네요.

미식의 도시 답게 지난해 출장 첫 날부터 서울에 돌아오기 직전까지 끼니 때마다 '먹방' 투어를 했습니다. 그중에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동보식당을 소개합니다. 이 식당은 홍콩 노스포인트에 위치해있습니다. 광둥 요리를 술과 함께 맛볼 수 있는 실내 포차 같은 식당으로, 홍콩영화에서 자주 본 풍경입니다. 홍콩에서 직장인들이 일을 끝내고 회포를 풀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홍콩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 지인인 프로듀서의 추천을 받아 이곳을 찾게 됐습니다.

광둥 요리를 차례대로 주문해봤습니다. 1년이 지난 뒤라 요리 이름이 도통 생각나질 않네요. 웬만한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게 맛있습니다. 이곳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국 영화인들이 홍콩필름마트에 오는 즐겨 찾는 곳입니다. 동보 식당 사장님이 한때 홍콩영화에 출연한 배우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20대 젊은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동보식당 사장님은 홍콩의 프루트 챈 감독의 1997년작 <메이드 인 홍콩>에 출연했습니다. 음식이 맛있고, 가격이 싸며, 손님을 응대하는 서비스가 좋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줄을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노스포인트(North Point)역 A출구로 나간 뒤 노스포인트마켓을 찾아 2층으로 올라가면 한눈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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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Tung Po Kitchen, Java Road, 노스포인트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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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홍콩 영화인이 하는 동보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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