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가는 [포르투갈]의 파라다이스, 라고스(Lagos) (feat. 대놓고하는 공항노숙여행기)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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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보다 부유할 수 있으나, 자유로울 수 없다
You may be richer than me, but you will never be free like me



안녕하세요.
Capitalism에서 Humanism을 찾는 프로 노숙자,
@rbaggo 입니다.




@Trips.teem이색여행기를 한 편 더 남겨보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포르투갈을 여행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포르투갈도 참 아름다운 나라이지요. 여행하는 내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대게 포르투갈을 여행하면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인 리스본(Lisbon)과 북부의 강변이 아름다운 다시 포르투(Porto), 이 두 도시만을 방문하곤 합니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남부에는 아는 사람들만 간다는 포르투갈의 파라다이스, 라고스(Lagos)가 있습니다. 라고스는 동양인은 많이 보이지 않고, 포르투갈 현지인들과 유럽, 미국 관광객들이 주로 오는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도시입니다.

아시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봐야한다는 동양 관광객이 적은 도시는 주로 현지인들이 찾는 보물과 같은 여행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라고스는 이미 많은 여행자들에게 알려져있지만,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들이나 캠핑카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오늘의 여행기는 파로(Faro)에서 시작되어 라고스(Lagos)에서 시간을 보낸 뒤, '유럽의 끝'이라 불리는 사그레스(Sagres)에서 마무리되는 여정입니다.




포르투갈 남동쪽 최극단에 위치한 도시 파로(Faro) 공항의 라운지입니다. 작년 4월, 22일간 폴란드 친구와 함께 이탈리아와 모로코를 같이 여행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넘어왔습니다. 폴란드 친구는 이 곳 파로(Faro)에서 독일 베를린(Berlin)을 이동해 폴란드로 귀국 예정이었는데요. 저도 함께 돌아가려다 포르투갈을 여행하지 못하는게 못내 아쉬웠답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그냥 떠나보내게 됩니다ㅎ

"나 너 놓치러 온거야"

비행기는 라이언에어(Ryanair)를 통해 아주 저렴하게 산 비행기표로 4유로 정도했던 것 같습니다. 파로 공항에서 수화물 검사 모두를 마친 뒤, 탑승동까지 들어와 독일로 떠나는 친구를 배웅해줬습니다.

"잘 가~"

그리곤 아침을 안 먹었기에 즐겁게 라운지로 향해 아침 식사를 합니다.
사실 뭐 먹을 것은 없었습니다. 샌드위치와 햄, 치즈, 샐러드, 요거트 그리고 음료수들과 술!!!


열심히 아침을 먹고 있는데, 제 비행편의 보딩타임이 되자 라운지 직원이 와서 알려줬습니다.

"손님, 비행편의 보딩타임입니다."

잠시 라운지를 나가 게이트를 통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을 멀뚱히 구경합니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다시 라운지로 돌아왔습니다.

손님? 잉? 비행기는요?
놓쳤어요(일부러...헤헤헤헤?)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키야 역시 라운지에서 마시는 진토닉이 최고입니다. 1잔 마시고 2잔 마시고, 3잔을 마시니 나른해져서 여행이 하기 싫어졌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보통 여행을 한동안 하고 나면 그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정과 추억을 제대로 간직하기 위해서, 사진들을 보정하고 폴더로 묶어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 동안은 여행을 잘 안 하는 편입니다. 뇌는 가상 저장장치와 같아서 추억이 덮여 씌어지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쉬는 시간을 늘 갖는 편입니다.

제 PP카드는 프레스티지 등급으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공항 라운지에서 밥 먹고, 술 먹고, 드라마 보고, 사진도 정리했다가 블로그를 쓰고하니 하루를 보내버렸습니다. 아침에 들어간 라운지는 저녁 마감시간이 되어 나왔습니다.

이렇게 라운지에서 여행으로부터 하루 휴가를 가집니다.




밤이 깊어 라운지는 영업을 종료하고, 르바는 공항에 나앉게 됩니다ㅠㅠ. 파로 공항은 저녁이 되면 공항 내에 있는 카페들도 다 영업을 종료했는데, 다음날 새벽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하곤 합니다.

대부분 : 다음날 새벽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
르바 : 라운지에서 하루 종일 술 먹다가 공항에서 자기로 한 인간

여기 아주 푹신한 쇼파와 더불어 옆에 전자기기를 충전할 전기코드까지...!!!
파로 공항은 사랑입니다.




다음날 아침, 하루 푹 쉬었겠다 오늘은 여행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공항 근처 마트에서 빵과 햄, 치즈, 드레싱소스 그리고 샐러드를 사서 아침도 만들고,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까지 동시에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제 여행기를 계속 읽으신 분들은 아시죠? 그릇 없이 샐러드를 만드는 법

[포르투칼] 당신만 알고 가자!! 남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익스트림 노숙 여행기 (in 신트라 Sintra)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 하나 안 부럽습니다. 오히려 제가 만든게 더 맛있을 정도!!
가격은 2개 사먹을 돈으로 7개 만들기!!




파로에서는 라고스까지 히치하이킹해서 갔습니다. 운전자 형님이 원래는 그 사이의 도시인 포르티마오(Portimao)에 가시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전화를 어디론가 하더니 저를 위해 라고스까지 데려다 주시겠다는 겁니다. 헤.. 역시 친절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렇게 운도 좋게 히치하이킹 시작한 지 10분도 안되어 차가 잡히고, 라고스에는 40분도 안되어 도착하게 됩니다. 기차, 고속버스, 비행기 하나도 안 부러운 여행입니다 ㅎㅎㅎ




자 포르투갈의 파라다이스, 라고스(Lagos)를 탐험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저 갈대 숲을 젖히고, 푸르른 바다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겨봐요.




라고스는 포르투갈의 지상낙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다도 시원하고, 날씨도 좋았으며 근처를 날아다니는 새들을 이뻐보였습니다.




이 곳에는 현지 포르투갈 사람들과 유럽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해변 쪽에는 관광객이 좀 있는 편입니다.




오우...!!

감사합니다.




인파가 몰리는 게 싫고, 한적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라고스에는 지형적으로 절벽과 해변이 많이 발달해있는데요. 절벽은 굉장히 가파라서 낙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합니다.

위 사진의 장소는 숨겨진 해변입니다. 정말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는 사람들만 가는 그런 곳!! 자세히 잘 보니 이미 2커플 정도가 내려가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길을 찾지 못해서 배를 통해 들어왔나 싶었는데, 구석으로 가파르지만 밧줄과 함께 길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거의 죽은 듯 조용한 이 한적한 해변.
시끄러운 것보단 나은 듯 합니다.




저도 바다에 온 기분을 한껏 느껴보려고 배낭을 한 쪽에 두고, 바다 안으로 들어왔는데요. 파도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은 동굴?(동굴도 아니지만...)을 보고, 그 땐 왜 저리 즐거웠는지...

웃으며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그 땐 혼자였는데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아마 저 때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셀카를 찍는데 온통 미러리스 카메라가 파도치는 물에 젖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물살을 헤쳐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에 카메라는 젖지 않았지만 대신에 온 몸이 젖었던...ㅎㅎㅎ




라고스의 동부 해변은 기괴암석들과 함께 해변들이 모여있습니다. 이 곳에서 대부분이 해수욕을 즐기곤 합니다. 또한 리조트들을 몰려 있어서 가장 휴양지다운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수영을 마친 뒤, 시내로 돌아왔는데요. 광장에서는 포르투갈 현지인들이 이렇게 전통의상을 입고, 장을 열고 있었습니다. 딱 봐도 외국인인 제가 사진을 같이 찍어줄 것을 요청하자 함께 찍어줬습니다.




날씨 따뜻한 바다에서는 술 마시고 잠들기가 제 낙인데... 하며 마트에 갔는데!! 오오오 정말 맛있는 사이더(cider 사과주)를 팔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요건 스페인과 영국에서 주로 보이는데 진짜 맛있습니다.

칼스버그의 브랜드인, 사과주로 유명한 소머스비(Somersby)보다도 맛있는 이 녀석!! 보이면 꼭 드셔보세요. 완전 추천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를 제치고 제 마음을 훔친 아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소머스비 시트러스!! 우리나라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 없던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레몬 맛!!!

이제까지 소머스비 시리즈는 7가지 맛 정도를 보았는데요. 레몬맛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아참 라고스에는 카약 투어가 있습니다!!
카약킹을 정말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조건 하고 싶었는데, 열심히 놀다 돌아오니 오후가 되면서 살짝 어두워지려고 하는 것 같아서 못 했지만... 만약 카약킹을 했다면 정말 멋진 사진들을 건져왔을테죠 ㅠㅠ

가격은 30유로인가.. 좀 비싼 편입니다.




이제는 라고스를 떠날 시간.

이동은 당연히 히치하이킹을 이용합니다. 행선지는 수도인 리스본인데, 원래 포르투갈 남부에서 리스본 가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고속도로가 꼬여있기도 하고... 통행료를 내야하는 고속도로보다 안 내도 되는 국도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서 좀처럼 차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차들이 죄다 사그레스(Sagres)라는 곳으로 향하길래 궁금했던 차에 지나가는 캠핑카가 서줬습니다.

스테판 : "어디 가요?"
르바 : "어디로 가시는데요?"
스테판 : "사그레스에 가요."
르바 : "아 저도 마침 거기 가려는 참이에요"(이유 :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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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사그레스는 Sagres 포르투갈 맥주가 있는 지역인데요. 포르투갈 서남쪽 끝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유럽의 끝이라고도 불리는 지역으로, 그 의미 때문에 찾아온다고 해요. 끝에는 큰 성곽이 있습니다.

스테판은 캠핑카 여행을 위해서 일하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6개월째 여행중이라고 했습니다. 제게 사그레스에 도착해 사그레스 맥주를 주었습니다 ㅎㅎ




이 곳은 캠핑카들이 자기 위해 모이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차를 태워준 스테판이 저를 재워줬습니다. 캠핑카에서 자는 것 참 편안하네요 ㅎㅎㅎ

오늘 하루도 노숙여행기지만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잘 여행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경비 :
6유로(아침에 샌드위치 만드려고 산 재료들)
4유로(비행기 값)






다음에도 즐거운 여행기로 찾아올게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제발!




보팅/댓글/리스팀은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Kr-art] 한글날 기념 미술관

한글날 kr-art 이벤트에 출품된 10분의 작품들의 투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상 수상자는 20 SBD를 받게됩니다. 오셔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들을 구경하시고, 투표 부탁드립니다 ㅎㅎ





여행지 정보
● Faro, 포르투갈
● Lagos, 포르투갈
● Sagres, 포르투갈



아는사람만 가는[포르투갈]의 파라다이스, 라고스(feat. 대놓고하는 공항노숙여행기)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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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관광객이 적은 도시는 주로 현지인들이 찾는 보물과 같은 여행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진정한 꿀팁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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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그랬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한국분들은 주로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시거든요 ㅎㅎㅎㅎ

생생한 여행기 감사합니다!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왔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가 정말 멋있으십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이제 보니 꽤나 탔었군요 ㅎㅎㅎ

와 정말 멋집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라고스 왕왕추천입니다 ㅎㅎ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여행을 하고계시네요!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친절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여행했습니다 ㅎㅎ

큰돌이 있는 해변이 멋있네요. 사진 정말 좋습니다. 가보고 싶어요

파라다이스 답습니다 ㅎㅎㅎ 포르투갈에 가신다면 꼭 잊지 말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함께 떠나는 느낌이 마악 납니다~
샌드위치 제조 실력이 뛰어나보이세요 ㅎㅎ
옛생각 나네요 ^^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여행은 샌드위치힘이죠 ㅋㅋㅋㅋㅋㅋ

와 비행기가 4유로라니...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

저렴한 표가 있길래 공항라운지 1박을 하기 위해 샀습니다 ㅎㅎㅎㅎㅎ

아 라고스.. ㅠ 정말 가고 싶었던 포르투갈 남부였는데 시간상 못가서 언젠가 가보리라 꼭 생각하고 있는 곳이지요 ㅠㅠ
르바님 여행기 보고 있으면 진짜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아 집니다. 뮤트를 해버..?ㅎㅎㅎ

라고스 꼭 가야죠 ㅎㅎㅎ 원래 여행은 하면 할 수록 가고 싶은 곳이 늘어나는 법이랬어요 ㅎㅎㅎ 씨너님도 눈으로 여행하고 계시잖아요 ㅎㅎㅎㅎ

와 르바고님은 진짜 히이하이킹에 달인인 것 같습니다.

오우 감사합니다. 2 ㅎㅎㅎㅎ

히치하이킹이 삶과 같아서 그렇습니다 ㅎㅎㅎㅎ

안그래도 요즘 포르투칼 여행가볼까 생각중이었는데 라고스를 필수 여행지에 꼭 넣어야겠네요~
정말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라고스 잊지 말고 방문해보세요 ㅎㅎ 아주 좋습니다. 카약킹도 하신다면 더 좋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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