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 여름] 운전자가 태워주는대로 떠나는 히치하이킹 여행 (feat. 인적이 드문 동북부에 보물이 있다!)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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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보다 부유할 수 있으나,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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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apitalism에서 Humanism을 찾는 프로 노숙자,
@rbaggo 입니다.





2016년 6월 여름

14일 동안의 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Iceland)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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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여름 5-2일차 여행기입니다.

아이슬란드 동부를 여행하면서 워낙 계획이 없는 여행이다보니 어디를 가야할 지도 참 막막했는데요. 히치하이킹 차를 타고 운전자가 이끄는대로 여행을 하다가 아주 운이 좋게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새인 퍼핀의 서식지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거의 하루 동안 저를 태워주고 데리고 다니던 제프 조셀린 커플과 이별을 하고.. 이 곳에서 결정을 해야합니다. 산길을 따라서 메인 도로를 타고 갈 것이냐? 아니면 국도인 해안 도로를 타고 갈 것이냐? 딱 봐도 관광객들은 해안도로를 더 타고 다닐 것 같았는데... 제프 조셀린이 이 방향으로 갔으므로... 저는 산길을 택해봅니다.




차가 잘 서는 아이슬란드임에도 불구하고 산길을 택하는 운전자는 별로 없었습니다...ㅠㅠ 아이슬란드에서는 'A1' 이라고 적힌 도로가 메인도로입니다. 한 30분이 지나서야 한 아이슬란드 아주머니가 멋진 캠핑카를 세워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여행객들은 다 동쪽 도로로 가. 여기는 네가 운이 좋으면 넘을 수 있을거야. 그런데 여기도 아름다워" 라고 위로 아닌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ㅎㅎㅎㅎ 무사히 벗어나야 할 텐데..




아주머니는 근처 농장인지 어딘가로 가셔야해서 중간에 저를 내려주셨습니다. 내린 곳은 차가 안 다니는 외진 곳이었는데 주변 풍경만은 최고였습니다. 역시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보물이 있습니다.




또 30분을 지나니 제 앞에서 멈춘 캠핑카. 운전자는 이탈리아 부부셨는데 굉장히 자유스러워보이셨어요. ㅎㅎ 가다가 정말 멋진 호수를 만났는데, 호수 이름이 Stefanbud였고, 아저씨 본인 성함도 Stefan이라며 해맑게 기념 사진을 찍으셨어요. 여기 호수 위치를 지도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데, 빙하가 녹아 호수가 된 것인지 물이 영롱한 에메랄드 하늘색 빛을 띄었습니다.




동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Egilsstaðir에 도착했습니다. 에일스타디르? 이렇게 읽는게 맞을 거에요. 기대한 것과는 달리 도시에 뭔가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잠시 마트에 들려 식량과 물을 보충하고, 다시 이동을 하는데 주변에 어딜 가야할 지 몰라서 눈에 보이는 관광 안내소에 가봤습니다.

안내소에서는 이 도시로부터 동쪽으로 향하면 프랑스, 영국 등의 유럽에서 배를 타고 넘어올 수 있는 항구도시인 세이디스피외르뒤르(Seyðisfjörður)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 캠핑카는 이 루트를 통해 넘어온다고 해요. 또 북동쪽으로 가면 'Borgarfjörður Eystri' 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어디로 갈 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도시의 갈림길에서 차가 잡히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히치하이킹 여행은 이렇게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두 아드님을 태운 아주머니가 세워주셨는데요. 뒷자석에서 애기들이 "길가에 어느 남자가 서있어" 라고 아주머니께 얘기를 해서 들으시곤 서주셨다고 해요. ㅎㅎㅎ 저를 본인 집 근처까지 태워주셨는데, 혹시라도 차를 못 잡고 어두워지면, 손으로 본인 집을 가리키시면서 "저기가 우리집이니까 찾아와서 자고 가"라고 하셨어요 ㅎㅎㅎ 그냥 히치하이킹 실패하고 현지 집에서 하루 지냈어도 너무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텐데, 그러지 않은 것이 후회되네요 ㅎㅎㅎ




나름 히치하이킹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계속 시도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지나가는 차가 정말 없는 외진 곳이었던 겁니다. 저는 이 때, "보물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에 있다" 라고 마음 속에 1000번은 되네였어요. 그러자 차가 지나가지 않아서 이 곳을 못 벗어날 두려움보다 새로운 곳을 찾아간다는 흥미로움, 도전의식이 생기더라고요. 곧 차를 섰고, 운전자는 노부부셨는데요. 차의 방향은 두 도시 중 북동쪽에 위치한 Borgarfjörður Eystri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 근처에 엘프들의 호수라 불리는 'Stororð'를 소개해주셨어요. 잠시 구글맵으로 지역의 사진을 봤는데 정말 엄청나게 아름다운 호수더라고요. 조금 아쉬운 점은 차를 통해 인근 도로까지 이동한 후에,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있었어요. 시간이 난다면 꼭 들려봐야 하는 곳이에요!! 구글지도에는 나오지가 않아서 현지인에게 물어봐야만 갈 수 있는 산 속에 위치한 보물 같은 곳입니다.




처음으로 히치하이킹으로 차를 잡고도, 뒤에 따라오던 차도 세워서 두 대의 차량 중에 어느 차가 더 멀리 가는지 물어보고 타는 히치하이킹을 하였습니다.ㅎㅎㅎㅎ 워낙 차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었는데요. 친절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선뜻 제 사정을 이해하며 도와주셨습니다.




여기서 자신들은 다른 마을로 간다며 저를 내려주고는 떠나셨어요. 그리고 그 후로 3대가 저를 태우지 않은 채, 지나갔어요. 차도 얼마 안 지나가는데...ㅠ 휴 오늘 과연 도착할 수나 있을까 싶습니다. 이 때가 오후 7시쯤었어요.




마지막으로 1대의 하얀 봉고차가 저를 지나쳐 가고, 그 다음에 뒤 따라오던 승용차가 멈춰섰습니다. 이 곳은 동북부의 인적이 드문 마을인데, 산등성이 위로 난 꼬불꼬불한 도로를 타고 올라가는데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너무 멋지더라고요.




태워주신 독일 노부부. 이 차가 여기로 오는, 거의 마지막 차였답니다. 역시 운이 좋나봅니다!! ㅎㅎㅎ




여기엔 풀로 덮인 집도 있었는데요. 아이슬란드 내에서는 나름 전통이 있는 이색적인 가옥인가봐요. 작게 박물관으로 사용을 하는 듯 했어요.




캠핑할 장소를 물색하러 가는데, 여기도 캠핑장이 있었어요. 한 사람당 1100크로네(1만원), 샤워 400크로네(3700원)차 전기충전이 1000크로네(9300원)이었고요. 핸드폰과 같은 전자기기 충전은 잘 모르겠어요.

'Stororð' 엘프들이 사는 호수는 캠핑장에서 산악 트레일을 통해 다녀올 수 있는 루트가 있더라고요. 캠핑장에서 제공해주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쉽게 사진으로 찍어오질 않았네요..ㅠㅠ




캠핑장 내를 두리번 거리며 지나가고 있는데, 미국에서 온 Kevin이 "어디서 왔냐, 분명히 위스키 한 잔 마시고 싶을거야?" 라며 제게 물었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까 저를 지나친 하얀 봉고차라고 했어요. 한 번도 히치하이킹을 해본 적도, 누군가를 태워준 적도 없어서 낯설었다고 해요. 게다가 사실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더 고민이 되기도 하셨대요. 그래서 약간 미안한 마음에 위스키를 권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야기를 하다가 요리를 하고 있다며, 버터와 맥주로 조리한 삼치 요리와 파스타를 해주셨어요.

신혼여행으로 오셨다고 해요. 아주 유쾌한 그들이었습니다. 캠핑장 근처에 언덕이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러 같이 올라가서는 케빈과 함께 즐겁게 소변을 본 기억이 납니다..ㅎㅎ? "우리의 오줌을 이 곳에 뿌리자?!" 뭐 이런 느낌의 유쾌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사실 이 마을 근처에 아이슬란드를 상징하는 새인 퍼핀(Puffins)이 산다는 것은 몰랐는데요. 도착하고나니 사람들이 이 곳은 그러한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하네요 ㅎㅎㅎ 이전에 겨울에 왔었을 때는 그냥 대표하는 새구나 하고 말았었는데,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내일 아침 타이어를 갈아줄 수리공이 올 예정이라며, 고쳐지면 같이 보러 가자고 했어요.

참!! 케빈과 앤 커플의 차는 캠핑카는 아니었지만 캠핑을 하기 위해 약간 개조한 봉고차였는데요. 캠핑장에서는 캠핑카 요금을 내면 1개의 텐트를 치는 것까지 포함했었기 때문에, 저는 요금을 내지 않고 캠핑을 할 수 있었어요. ㅎㅎㅎ 내일 퍼핀을 보러갑니다!





아이슬란드 여름 여행기를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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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Breiðdalsvík, 아이슬란드
● Egilsstaðir, 아이슬란드
● Borgarfjörður Eystri, 아이슬란드



[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 여름] 운전자가 태워주는대로 떠나는 히치하이킹 여행 (feat. 인적이 드문 동북부에 보물이 있다!)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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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도 상상만으로 여행을해봄니다.'즐거운 여행되세요~~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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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만 보고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리안님 오랜만입니다!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히치하이킹이 항상 성공하는 것만은 아닌가보네요. 항상 결과만 봐서 그런지 몰랐는데 험난한 여정 안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에 따른 비현실적 자연이라는 보상이 너무 멋진데요. ^^

히치하이킹이 늘 쉽게 차가 잡히는 것은 아니죠. 그래도 아이슬란드는 여러 나라 중에 히치하이킹이 가장 잘 되는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치안도 좋습니다.

경치 끝내주네요!!! ㄷㄷㄷㄷㄷ

아이슬란드에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ㅎㅎㅎ 열심히 돈 모아야겠죠 ㅠ

@rbaggo님의 포스팅에 출연하는 분들은 모두가 웃음이 부드럽습니다. @rbaggo님의 웃음이 바이러스성 인가 봅니다. 미소천사이십니다.

워낙 그들이 친절하여 저도 웃음짓게 만들었습니다. ㅎㅎ 뭐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많으셨어요. 캠핑카 중에 이탈리아 부부께서는 오렌지 주스도 주셨어요 ㅎㅎㅎ

항상 수많은 인연을 만나고 있는 르바고님^^

히치하이킹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임이 역시 틀림 없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풍경이 좋은 곳에서 맛있는 삼치와 위스키 한잔이면 최고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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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그럼 정말 최고죠. 게다가 저들은 유쾌하기까지 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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