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산책길 [St. Remy de Provence, France]

아를에서 고갱과의 말다툼 그리고 귀를 자른 사건 이후 고흐는 생레미 마을에 있는 생폴 정신병원으로 자기 발로 찾아갔다던가..

아비뇽에서 1주일을 머물며 주변의 작은 마을들을 둘러보았는데 생레미도 그 중 하나였다. 고흐의 광팬은 아니지만 프로방스에 왔으니 그의 흔적을 한번쯤 찾아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프로방스에 함께 갔던 동행과는 비교적 자유롭게 각자의 일정대로 혹은 함께 움직이기도 했던 여행이었는데, 이곳에 나보다 먼저 다녀왔던 동행은 아무것도 없는 시골마을이라 커피숍에서 파리랑 놀다 왔다며 실망의 기색을 내비쳤었다

마을에 도착해보니 정말 너무 작고 별 볼일 없는 시골마을처럼 보여 그녀의 실망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되긴 했다. 아마 그 전에 다녀온 마을들이 너무 예뻐서 비교가 되기도 했을 듯~

하지만 여전히 프로방스는 프로방스다..삐툴삐툴 투박해 보이는 파스텔 톤의 문이며 덧창이 예뻐보였다. 나에게는..^^

고흐의 그림 중 아마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일 '별이 빛나는 밤'
관광안내소 앞에는 그림에서 보이는 별자리가 그 옛날 이 마을의 별자리와 일치한다는 천문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이 그림이 생레미에서 그려졌다고 주장하는 표지판이 있었다

커피숍에서 파리랑 노느니 한 번 둘러볼까나..지도를 받아 들고 고흐가 산책하며 수많은 그림들을 그렸다는 산책로를 찾아가 보았다. 길 이름부터 반고흐 길(Avenue Vincent Van Gogh)이다

아무렇지 않게 흩어져 피어있는 붉은색의 개양귀비꽃 때문인지 시골의 비포장 흙길이지만 더 특별해 보이는건 .. 나한테만 그래 보이는건가..

'사이프러스가 있는 길'을 이 근처에서 그렸다는 모양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 사이프러스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 그림 때문인지..내가 생각하는 프로방스의 이미지 중 하나는 키 큰 사이프러스 나무들이다

아이리스는 보이지도 않는데..여기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그림 속의 모습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지만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탓인지 크게 실망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고흐가 산책하던 곳을 내가 걷고 있다는 묘한 설렘이 있었을 뿐

그리고 올리브 나무 연작을 그린 올리나무 밭이 나타났다

내게 프로방스를 연상시키는 또 하나의 이미지는 올리브나무 다. 올리브나무를 가까이서 자세히 본 건 거의 처음이었는데 나뭇잎 뒷면이 은색이었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며 은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무척 예뻐 보여서 한참을 서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지인은 이 사진을 보고

고흐가 올리브나무를 이상하게 그린게 아니었네? 원래 올리브 나무가 이렇게 생겼구나~

라고 말했다. ^^

개양귀비도 덧창도 프로방스가 연상되는 이미지들..

'페탕크'라는 공놀이
남프랑스 시골에 가면 공터에서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이 공놀이를 하고 계시는걸 흔히 볼 수 있다

이 마을 어디쯤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생가가 있다는데 굳이 찾아보진 않았다.

골목골목의 정말 예쁜 집들..
나에겐 파리랑 놀며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로 심심한 곳은 아니었던 걸로~

이 마을과 주변 마을들을 연결하여 고흐의 흔적을 따라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니 그의 팬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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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프랑스 남동부의 옛 지방명
프랑스 남동부의 지중해 해안선 지대와 이에 접한 내륙지역을 가리키며, 현재의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방과 거의 일치한다. 중심지는 마르세유, 그밖의 주요도시는 니스·툴롱·칸·엑상프로방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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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행기

오래전 여행사진 - 프로방스 [Provence, France]

[응모: 여행지에서 생긴 일]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집시 - A lady I met @YH in Nice, France

Cafe la Nuit, Arles, France

니스 해변 [Nice Beach,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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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St Remy DE PROVENCE, Rue du Petit Puits, 셍 헤미 드 쁘호벙쓰 프랑스
● Provence-Alpes-Côte d'Azur,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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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산책길 [St. Remy de Provence,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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