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국방개혁 2.0 유감steemCreated with Sketch.

국방개혁을 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전쟁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군은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전쟁을 수행하는 개념으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도 역시 제1,2차 세계대전의 패러다임에 입각한 전쟁이다. 당시의 전쟁은 산업혁명이후 기계의 발달에 입각한 전쟁이었다. 대규모의 장비와 물자를 동원했으며 인적자원도 무제한적으로 동원했다. 국가는 징병제를 통해 병사들을 무제한적으로 동원할 수 있었다.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한 총력전이 전쟁 수행방법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세계는 새로운 개념의 전쟁을 수행했다.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는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발생했다. 바로 베트남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었다. 미국은 월남에 2차세대대전 보다 많은 물자를 투입했으나 전쟁에서 패배했다. 소련도 아프가니스탄에 어머어마한 장비와 인원을 투입했으나 패배하고 물러났다. 인적 물적 자원의 동원능력으로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전쟁수단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우수한 항공기와 함정 그리고 전차와 대포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새로운 전쟁의 방식으로 이용되었다. 복합적인 방법에 의한 전쟁수행이 강구되었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한국전쟁과 같은 방식의 전쟁은 더 이상 유효한 전쟁의 패러다임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과거의 전쟁수행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전쟁수행 방법을 바꾸어 버렸다. 북한은 기존의 재래식 전쟁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방식의 전쟁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재래식 군사력도 상당한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전쟁을 구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혹자는 북한이 이렇게 핵과 미사일로 미국이 군사력을 한반도에 투사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재래식 군사력으로 한국을 패배시키려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 그리고 재래식 군사력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

합리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해보면 북한은 기존의 재래식 전력을 바탕으로 한 전쟁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전쟁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만일 그렇다면 북한은 전쟁의 도발보다는 전쟁의 억제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작금의 북한이 일으키고 있는 상황을 공세적이 아닌 수세적인 태도라고 하는 점에 대해 반론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거꾸로 보면 무엇이 합리적인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으로 도발한다면 죽으려고 작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과 미국의 동맹전력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기만 하면 곧바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강요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에 입각한 전쟁을 도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국방개혁을 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개념을 발전시켜야 한다. 과거 정부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선제타격하고 그들이 먼저 공격한다면 대응보복하기 위한 3축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하는데 우리도 미사일로 대응한다고 하는 것은 참 어리석은 전략이다. 북한이 일단 발사해버리고 나면 방법이 없다. 지금의 기술로는 북한에 있는 핵과 미사일을 찾기도 어렵고 찾더라도 이동하고 있는 발사대를 실시간에 맞출 수 있는 능력도 없다. 핵을 먼저 맞아 버리고 나면 전쟁을 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강화시킴으로써 비대칭적 전략의 우위를 강화하려고 하면 우리는 재래식 전쟁 능력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키며 소홀하고 있는 재래식 전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북한은 핵과 미사일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을 건설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만드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과 군사적 합의를 했다. 앞으로 어떤 개념과 방식으로 군사력을 증강해야할지 고민해야 한다.

두번째, 국방개혁은 자원의 감소와 증가를 고려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한 전쟁수행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출산률감소로 병역자원이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군대에 들어가는 장정수도 줄어든다. 그래서 군대의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병사들의 복무기간도 줄고 있다. 군대를 줄이면서 적절한 군사력을 유지하려면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 그렇다고 합당한 개념의 정립도 없이 예산만 투입한다고 해서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앞에서 말한 첫번째 요소를 잘 고려해서 군사력 건설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현정부의 국방부가 만든 국방개혁 2.0은 이름만 그럴듯하고 제대로 된 개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아무리 자료를 찾아보아도 어떤 개념으로 군사력을 건설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없다.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병역자원이 줄어드니 육군의 규모를 줄인다는 것이다. 병역자원이 줄어들면 육군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어떤 개념으로 부대를 줄이는가 하는 것이다. 국방부의 자료를 보면 전투부대는 줄이지 않고 전투근무지원부대 즉 후속군수지원부대의 수를 줄인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현대전에서는 전투부대보다 오히려 후속군수지원부대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대포를 가지고 있어도 포탄을 제대로 가져다 주지 못하면 고철더미에 불과하다. 사람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전쟁을 하지 못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

미국의 군사격언에 ‘아마츄어는 작전을 생각하고 프로는 군수를 고민한다’는 말이 있다. 현재 송영무의 국방개혁 2.0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없으나 이제까지 알려진 바로는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어머어마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방개혁이 흐릿한 개념으로 수립된 계획에 따라 추진된다면 그것은 죄악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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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s very interesting sir,i like your works sir @wisdomandjustice

그저 궁을부나 태울 생각이나 하지않나, 걱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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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위기를 모면하는 땜질개혁보다는 앞뒤가 맞게 개혁을 해야 할텐데요.

출산율 저하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건
핵이나 미사일
첨단화된 무기들이겠지요.

요즘은 드론이나 로봇무기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고 하더라고요.

국방개혁은 진짜 제대로 이루어져야죠..
청춘을 바치는 군인들을 생각해서라도말이죠!

전문학적인 돈을 들여 제대로 개혁을 해야할텐데...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아...또 엉뚱한 데 돈이 왕창 쓰이지 말아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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