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12분

3시 12분에 쓰기 시작하다./cjsdns

견우였나 온종일 몸이 많은 그리움을 생각으로 동반 비비 꼬인다. 칠석날이면 예쁜 연못 옆에 사당에서 마을 사람들 모여 제를 올리고 아이들은 하얀 쌀밥도 실컷 먹고 떡을 주면 좋아라 했다. 동네 아이들 어울려 냇가에서 물놀이하다가도 견우직녀 만나서 기쁨의 눈물 흘리는 걸맞으며 신기해하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잠이 오지 않는다,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잠깐 쓰러져 자는 둥 마는 둥 했던 것이 이유인지 찌뿌둥한 몸도 샤워로 풀어내고 잠이 잘 올 것 같아 누웠는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생각만 많아지니 둬 시간을 뒹굴다 아예 사무실로 나와 버렸다.

괜찮아요 속상해하지 마세요. 요즘 애들 다 그렇지요. 자식 어디 내 맘대로 되나요라며 위안에 전화를 하는 나도 꽤 심한 생각이 드는데 아버지야 오죽하겠냐. 지 잘되라고 한 것을 지 위하려 한 것을 알아보지도 않고 내던져 버리다니, 거들어준 나도 속상하고 무안하고 그랬다. 그런 하루라 더욱 맘이 불편했나 보다. 오늘 낮에 아니 어제 낮에 있었던 일로 사람 맥을 탁 끊어내는 씁쓸한 이야기다.

비트는 치솟고 다른 놈들은 미끄러져 내린다. 스팀이 244 원한다. 꿈에도 생각 안 해본 못해본 가격이다. 또다시 통장을 만지작 거린다. 물타기를 확 해버려 이참에 아예 500원짜리로 만들어 버려 다섯 장이면 몽땅 5백 원짜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 같은데 하는 생각이 굴뚝처럼 솟구친다. 마음 한편에서는 참아라 참아라 하는데 알았어 참을게 하면서도 그래도 이 가격에 다만 몇 개라도 주어 담아야 하는 거 아니야 한다.

벌집에 드나드는 벌처럼 많은 생각이 들고 난다. 왜 이리 생각이 많을까? 벌들은 열심히 드나드 들고 나면 꿀이 잔뜩 쌓이는데 생각들이 수없이 드나드는 내 머리에는 뭐가 쌓이려나,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하나 나오려나, 지금 귓전에 맴도는 말은 개발진을 잘 대해야 한다 말 유저들이 모여들어야 한다는 말 zzan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말만이 윙윙 거린다.

어제는 7월 7석 오늘은 8월 8일, 어제는 늙을 대로 늙어버린 견우직녀의 만남이 있는 날이면 오늘은 팔팔한 청춘들의 날인가? 세월 정말 빠르다. 멋진 인생을 꿈꾸며 생각의 바다를 유영하며 설계하던 멋진 인생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내 맘대로 뭐든지 이루어낼 것만 같았던 희망으로 살던 시절 , 그때 잠못이루던 시간들이 시공을 초월해서 다시 내게 온 것 같은 그런 시간이다.

이래도 되나, 정말 이래도 되나 싶다. 되니까 하겠지만 말이다. 늘 꿈꾸는 소년으로 살아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요즘 꿈 많던 10대로 돌아간 거 같다. 호기심 많고 뭐든지 덤벼서 해보던 시절 아직도 세상은 내게 호기심이 많은 곳이다.

막연한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뭔가 보였던 스팀 잇 스팀, 지금은 막연함이 아닌 손끝에 뭔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굳이 내손이 아니라도 누구 손에라도 뭔가를 쥐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스팀 짱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터전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 희망이 꽃피우는 마을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잠 못 이루고 횡설수설해도 생각이 복잡해져도 귀결되는 곳은 그곳이다. steemzzang! 여러분의 우리의 스팀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