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원작인증) 삼국지, 명장 관우

보유하고 있는 삼국지 중 가장 오래된 책. 이 책들로 삼국지를 처음 접하게 됐었다. 가격이 무려 2,000원인데 당시 초등학생(국딩 ㅡ..ㅡ)이 쫓아가 사기엔 작은 돈은 아니었던 기억. 오전에 상권을 샀는데 너무 재미있어 단숨에 다 보고 오후에 중, 하권을 더 사왔었다. 아껴뒀던 용돈을 모두 털어서 ㅎㅎ
(갑자기 물가 상승률과 투자 수익률 이따위 것들이 오버랩 된다... 제길.)

수많은 영화와 게임들의 원작인 삼국지연의. 삼국지에서도 가장 임팩트있는 장수인 관우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던 작품. 게다가 주인공이 무려 견자단. 중화권 액션 배우의 계보가 이소룡-성룡-이연걸-견자단 아니던가. 깔끔하고 평범한 얼굴의 견자단이 긴 수염을 붙이니 진짜 관우의 느낌이 이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린다.

적토마에 청룡언월도를 비껴들고 말을 달리는 관우. 언월도를 이용한 호쾌한 액션은 견자단이 아니었다면 소화하기 어려웠을 듯. 내 생각엔 이연걸은 검, 견자단은 창이 너무 잘 어울리는 무술 스타일들이다. (영화 "영웅"에서 둘의 대결은 가히 예술의 경지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소설에서는 언월도가 무려 80근이라고 하는데 옛날 단위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요즘 기준이라면 48킬로그램이니 이걸 바람개비처럼 자유자재로 휘둘렀다면 거구에 힘이 장사였을텐데. 하여튼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견자단이 진중한 표정과 묵직한 액션을 멋지게 보여줬다.

영화는 하비성 전투에서 유비군이 패하여 뿔뿔이 흩어졌던 때부터 시작된다. 관우가 유비의 생사를 알지 못하고 잠시 조조 진영에 있다가 유비가 살아있는 것이 확인되자 유비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렸다. 그 유명한 "오관참육장, 다섯 관문에서 여섯 장수를 베다" 라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는 조조도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로 나온다. 물론 우리가 읽던 삼국지는 조조를 난세의 간웅으로 그렸지만 후대로 갈수록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조의 명대사 " 그대는 영웅이 되시오. 소인배는 내가 하리다" 사람을 제대로 쓰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영화에서 단 하나 아쉬웠던 점. 만들려다 만 어설픈 러브라인. 유비의 두 부인을 모시고 유비를 찾아가는 관우가 유비의 셋째부인이 될 아가씨도 같이 데려가면서 썸을 탈락 말락하는 과정... 배우는 미인이지만 큰 존재감이나 두드러진 역할은 없었던 듯.
개인적으로 이런 썸보다는 유비가 처한 상황이나 조조와의 관계, 조조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유비를 찾아 떠나는 관우의 의리 같은 것을 더 그려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62977-guan-yun-chang?language=ko-KR

별점: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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