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포인트 개헌’으로 ‘감사원 선관위도 직무감찰’ 헌재 사실상 찬성…“취지에 깊이 공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헌법재판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거론되는,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 방향에 대해 사실상 찬성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17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선관위를 포함하는 개헌에 대한 헌재 의견’을 묻자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헌재는 답변에서 지난해 2월 선고한 선관위와 감사원 간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불거진 선관위 간부들의 자녀·친지 특혜 채용 의혹에서 비롯됐다.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특별 감사에 착수하자 선관위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헌재는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선관위의 독립적 업무 수행에 관한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답변에서 “헌재는 2025년 2월 27일 (선관위와 감사원 간)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설치된 선관위는 헌법 제97조가 정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한 바 있으며, 이와 관련해 최근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선관위를 포함하고자 하는 헌법 개정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참정권은 국민주권의 상징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인바, 국민의 참정권 행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규정에 따라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권한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최근 거론되는 헌법 개정 방향을 두고선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민주주의 선거관리의 핵심 가치이므로, 이와 관련된 개헌 논의는 주권자인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의 충분한 입법·정치적 심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사료된다”고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 6일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회계검사에 착수했다. 앞선 헌재 결정으로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에서, 6·3 지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불거진 선거 관리 부실 문제 등을 회계검사를 통해 들여다보겠다는 방책이다. 감사원은 또한 13일 발표한 ‘2026년도 하반기 감사 계획’에서 선거 관리 예산 편성·집행을 감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선관위의 구조적인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선관위가 헌법에 명시된 독립기구라는 점에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비롯한 별도의 견제 장치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여당은 선관위를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국민 참정권 수호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송기헌 의원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TF 6차 회의에서 선관위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추진해서 선관위 재정 운영 전반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선관위 개혁을 위한 헌법 개정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6·3 지선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발언 중 선관위에 대해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이 너무 명징하게 (선관위를) 독립기관으로 해 놨기 때문에 감시, 통제, 견제의 법 제도를 만드는 게 위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면서 “여야 간의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헌법 개정’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라며 직접 개헌안 발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편 헌재는 선관위 개혁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선관위원장 상임직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최근 6월 3일 실시된 지방선거 및 선거관리 등에 관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선관위의 개혁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헌재는 사후적·구체적 규범통제기관으로서, 다른 헌법기관의 운영 방식 등에 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해달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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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기관들끼리의 견제장치가 없다면
그 자체가 부패의 필요충분조건인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