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18 기록
대승기신론을 다시 읽는다. 평생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책 중 하나다. 원효 대사가 대승기신론에 주석을 달아서 불교 문화권에서 많이 참고가 되는데 원래 대승기신론 원문은 그렇게 길지 않다. 그냥 짧은 원문만 계속 읽어도 의미가 새롭게 드러난다. 여기에 명자상(名字相)이란 용어가 있다. 이름과 글자에 대한 이미지를 말한다. 불교 세계관의 무아(無我)는 이 세상에 고정된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이름에 의해 건립된 세계이다. 이름은 영원하지만 그 이름을 담았던 물건은 영원하지 않다. 그런데도 이름과 물건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예를 들어 피터라 불리는 '나'가 영원히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나 모두들 그 '나'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집착이 있고 증오가 생기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상호의존 속에서 존재하다 사라질 뿐 영원하지 않음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게 익숙해지면 적어도 감정에 끄달리는 일은 줄어들고 마음이 점점 번거롭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서 '나'의 구원과 '세상'의 구원을 위한 길이 열리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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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의 형이상학과 비슷한 내용이네요. 그것이 정신적 수준에까지 고양되었다는 것이 다른 점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