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in #book6 years ago (edited)

278_노인과-바다-500x852.jpg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는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를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살라오'라고 부른다.
그는 무척 가난하게 산다. 소년 마놀린은
부모님 때문에 산티아고의 배에서 내려
다른 운 좋은 배에서 고기잡이를 다니지만
산티아고에게 자주 찾아오고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리고 또다시 산티아고는 바다로 나아간다.

"p10.
두 눈을 제외하면 노인의 것은 하나같이 노쇠해 있었다.
오직 두 눈만은 바다와 똑같은 빛깔을 띠었으며
기운차고 지칠 줄 몰랐다."

"p19.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그의 어깨에는 아직도
이상하리만큼 힘이 흘러넘쳤다.
목에도 여전히 힘이 있었고 고개를 앞쪽으로
떨어뜨리고 잠을 자고 있을 때면
주름살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p31.
그러나 노인은 늘 바다를 여성으로 생각했으며,
큰 은혜를 베풀어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는
무엇이라고 말했다. 설령 바다가 무섭게 굴거나
재앙을 끼치는 일이 있어도 그것은 바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려니 생각했다."

산티아고는 우연히 크고 힘센 청새치를 잡게 된다.
노인의 담담한 태도와 어조가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잔잔하지만 어딘가 힘이 느껴지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문체이다.
눈앞에 노인의 행동과 그가 묘사해주는 바다가 실제로 펼쳐지는 기분이다.

"p50,
하지만 아마 전에도 여러 번 낚시에 걸린 경험이 있어
이럴 때는 지금처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야."

"p51.
그러자 어깨에 가로질러 걸친 낚싯줄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진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큰 고기의 힘이 느껴졌다."

"p67.
하지만 난 녀석에게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참고 견뎌 낼 수 있는지 보여줘야겠어."

지금까지 그는 그런 입증을 수천 번이나 해보였지만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지금 또다시 그것을 입증해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매 순간이 새로운 순간이었고, 그것을 입증할 때 그는 과거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손을 다치고도 열심히 버티며 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산티아고.
버티려고 과거의 여러 기억을 떠올려보는 노인

그 과거의 기억들을 통해서 산티아고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직접 그의 성격을 얘기해주는 것보다는
그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와닿았다.

지기 싫어하고 끈기가 있으며 의지가 강한 산티아고
헤밍웨이는 지속적으로 노인이 보고 있는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그저 고기 잡는 행위를 묘사하는 데도 긴장감이 느껴지고
노인의 처절한 사투가 바로 느껴지는 문체이다.

거의 이틀간의 사투 끝에 마침내 산티아고는 고기를 잡게 된다.

"p95.
노인은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아 있는 힘,
그리고 오래전에 사라진 자부심을 총동원해
고기의 마지막 고통과 맞섰다. 고기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서
주둥이가 뱃전에 닿다시피
한 상태로 부드럽게 헤엄치면서 배 옆을 지나가기 시작했다.
은빛 살갗에 있는 자주빛 줄무늬는
길고도 깊숙하고 넓게 물속까지 끝없이 이어져 있는 듯했다.

죽음을 맞은 고기는 갑자기 생기를 되찾은 듯이
수면 위에 길쭉하고 널찍한 몸뚱이와 함께 그 위력과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상어가 피 냄새를 맡고 쫓아온다.
수많은 상어들과 싸우며 점점 고기의 살점들이 뜯겨져 나간다.
후회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상어들과 계속 싸우며
집을 향해서 가는 산티아고.
그러나 결국 상어떼로 인해 그 큰 청새치를 모두 뺏기고 만다.

"p102.
이제 노인의 머리는 맑을 대로 맑아졌고 단호한 결의로
흘러 넘쳤지만 희망은 별로 없었다.
좋은 일이란 오래가지 않는 법이거든, 하고 그는 생각했다."

"p121.
"아무것도 없어. 다만 너는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산티아고는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와서
잠이 들게 되고 날이 밝고 사람들은
모여서 산티아고가 잡아온 고기를 구경한다.
소년 마놀린은 산티아고의 집으로 와서 산티아고를 돌본다.

산티아고를 위해 울어주는 마놀린의 마음이 너무나 예뻤다.

"p125.
그는 자기 자신과 바다가 아닌, 이렇게 말 상대가 될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새삼 느꼈다."

"p128.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책을 실제로 직접 읽어보기 전에 책 소개를 읽어보면서
정말 간단한 줄거리를 보고 설마 이렇게 짧은 내용의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고 필독서로 선정된 것일까? 생각했는데
진짜로 내용은 그것이 다였다.
그러나 왠지 헤밍웨이가 소설 안에서
담아내는 문체와 그 문체에 담긴
산티아고의 모습들이 이 책을 훌륭한 책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고 집중해서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장소도 한정적이고 줄거리 이외에는
다른 사건 사고들이 없기 때문에 나눠서 뜨문뜨문 읽으면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한 번쯤은 꼭 읽어보았으면 싶은 책
그리고 문득 책 표지가 다른 것이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몰랐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Sort:  

각 페이지별로 정리를 정말 잘 하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 학생때 읽어본 책이였는데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힘들게 잡은 물고기, 상어에게 다 뜯겨먹히고... 완전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읽어보면 좋은 책이었어요 ㅎ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죠ㅠ 생각난김에 다시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깔끔하게 책 한권 본거 같은 느낌.ㅎ
편안한 하루 되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3
JST 0.032
BTC 61830.32
ETH 2914.09
USDT 1.00
SBD 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