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치숙 中

in #busy6 years ago

...(전략)

구식 여자는 얌전은 해도 무식해서 내지인하고 교제하는 데 안됐고, 신식 여자는 식자나 들었다는 게 건방져서 못쓰고, 도무지 그래서 죄선 여자는 신식이고 구식이고 다 제바리여요.

내지 여자가 참 좋지 뭐. 인물이 개개 일자로 이쁘겠다, 얌전하겠다, 상냥하겠다, 지식이 있어도 건방지지 않겠다, 좀이나 좋아!

그리고 내지 여자한테 장가만 드는 게 아니라 성명도 내지인 성명으로 갈고 집도 내지인 집에서 살고 옷도 내지 옷을 입고 밥도 내지식으로 먹고 아이들도 내지인 이름을 지어서 내지인 학교에 보내고…….

내지인 학교라야지 죄선 학교는 너절해서 아이들 버려 놓기나 꼭 알맞지요.

그리고 나도 죄선말은 싹 걷어치우고 국어만 쓰고요.

이렇게 다 생활법식부터도 내지인처럼 해야만 돈도 내지인처럼 잘 모으게 되거든요.

(후략)...


근 100년전 일인데도 왠지 눈에 익은 장면 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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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에도 저런 비교가 있군요.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챡인데 뭔가 비슷하다는 ㅋㅋㅋ

지금이랑 뭔가 오버랩됩니다...ㅎㅎㅎ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채만식의 소설은 읽고 있으면 좀 화가 나요. 그 때의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그럴까요.

가끔은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가져야하죠...
현실은 저것보다 더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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