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12. 잊혀질 권리는 미래사회에 역사 왜곡의 시발점이 될까?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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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는 인터넷 이용자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포털 게시판 등에 올린 게시물을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잊혀질 권리는 넓은 의미로 보았을 때에는 개개인에게 인터넷 상에서 그들의 평판과 정체성에 관하여 보다 큰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는 적용의 범위, 정보의 삭제와 정보처리자의 의미 및 그 기술적 한계 그리고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 등 많은 문제점 또한 내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구글에서 잊혀질 시기와 데이터 처리방식을 사용자 스스로가 택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잊혀질 권리를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있다. 구글은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 시행일에 맞춰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14일(한국시간) 밝혔으며, GDPR가 시행되면 EU 내 모든 기업은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할 때 반드시 사용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새 정책에 따르면 구글 계정 사용자가 휴면 계정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설정하고 데이터 처리 방식을 결정할 수 있게 되며,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와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구글 내 데이터 삭제 요청도 가능해진다. 이것은 사고나 사망 등 예기치 않게 구글 계정을 사용할 수 없을 때를 대비토록 한 조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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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미디어와 SNS온라인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는 인터넷 문명시대에, 모든 개인의 신상정보와 행적과 과거기록등이 온라인상에서 검색이 가능하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들춰내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망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기관등에서 이것을 고의로 삭제 변형 혹은 왜곡 등도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개개인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개인사생활을 감시당하지 않고 들쳐줘서 피해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것을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겠다. 꼭 필요한 공개가능한 개인정보 이외에는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것은 분명히 숨겨야 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것이 역사적으로 과거의 기록을 왜곡 삭제 하면서까지 자신의 진실성을 애써 감추려고 했던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라면 상당히 모호한 문제가 되어져 버린다.

역사의 기록뿐만 아니라 개개인들도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지사나 감추고 싶은 쪽팔리는 일들이 많을 것인데, 더구나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가급적 보기좋고 듣기에 좋은 것만 공개하고 싶고 반대로 아니다 싶은 것은 감추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인간의 심리인데, 과연 인터넷 문명시대에는 이러한 왜곡 수정 삭제의 과정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사의 기록 역시 왜곡되어지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이 그냥 평범한 일반 소시민들의 개인 사생활적인 문제에 국한이 되는 문제라고 한다면 의외로 간단한 문제가 되어져 버린다. 그러나 국가 지도층이나 권력자의 문제라고 한다면, 과연 그 당사자의 개인사생활 영역의 침해문제를 어느 선까지라고 한정을 지을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정말 애매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의 기록에 있어서 후손들에게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물려주고 선조들의 업적과 치부를 여과없이 전해주어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처세의 지식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차원에서 분명히 부끄러운 과거일지라도 숨김없이 사실 그대로를 기록하여 남겨야 하는 의무가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잊혀질 권리를 중요시하는 과정에서 국가 지도자와 주요 유명인사들의 행적에 대한 세밀한 과거 기록등을 모두 여과 없이 기록을 남기고 그대로 몇백년 몇천년 후에까지도 전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그 중간과정에서 자신의 감추고 싶고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려고 애써 지우려는 욕심에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서 기록물들을 삭제시키고 잊혀질 권리를 들먹이는 사태가 종종 벌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그러한 선례가 남아있으니, 이것이 온라인상의 기록이 남아있어도 설령 불록체인 기술로 완변한 삭제 변형 왜곡이 불가능해진다고 해도, 온라인망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권력기관을 장악한 자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이러한 사태가 또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법률적인 정비를 거쳐서 온라인 상에서의 개인정보의 유통과 열람의 범위와 그 권한, 그리고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의 적용범위와 그 대상등을 명확하게 한정짓기 위해서 제도적인 틀을 합리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겠지만, 더 본질적인 차원으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면 인간본연의 욕심이라는 것이 왜 그러한지를 먼저 따져야 하는 의식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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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역사시대에는 인터넷문화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역사의 기록이라는 것은 오로지 필사본을 통한 직접적인 기록만이 유일한 역사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했었다. 이 시대에는 잊혀질 권리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었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역사를 왜곡하지 않도록 그 기록물을 고히 잘 간직해서 계속 유지해 나아갈까를 고민하던 시대였었고, 또 반대로는 그 기록물들의 내용이 자신들의 정치적 정략적 관계에 있어서 불리할 것 같으면 어떻게든지 과거의 기록들을 불태워버리거나 다른 기록으로 바꿔치기 해서 거짓역사로 꾸며내려는 것이 비일비재한 것이었다.

그러니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세계 역사기록의 절반 가까이는 진짜 역사가 아닌 꾸며낸 거짓 역사라는 말이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의 고대문화 역사만해도 그러했지 않는가. 일본과 중국이 우리나라를 침탈하면서 철저하게 역사를 말살시켰었고 왜곡시켰었고, 있지도 않는 거짓역사를 꾸며내어서 후손들에게 가르치고 주입시켜온 선례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역사의 왜곡은 그 이유가 당연히 그들의 정치적 정략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오늘날의 인터넷 문명시대에서라고 해서 사라질리가 만무하다. '잊혀질 권리'라는 단어가 지금시대에 새롭게 등장하게 된 그 속의 진짜 이유를 잘 생각해보면, 과거 역사시대의 권력자들이 역사기록의 왜곡을 통해서 자신들의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는 얄팍한 계산에서 그러하였듯이, '잊혀질 권리'라는 단어 자체도 인간의 의식속에는 자신의 과거지사를 교묘하게 감추고 왜곡하고픈 욕심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등장한 신생단어라는 것이다.

불록체인 기술이 등장하여 역사의 왜곡은 이제 두번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정말 어리숙하고 어린애 같은 미숙한 상상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본연적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치부를 남들에게 감추고 싶어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것은 부풀려서 보여주고 싶은 자기중심적 자기왜곡의 욕심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잊혀질 권리'를 행사한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자신에게는 그러한 자기중심적 자기왜곡의 욕심이 숨겨져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성을 가진 시대적 신생단어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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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스팀잇에는 잊혀질 권리가 적용이 어려우니 더 신중하고 조심히 써야겠네요.ㅎㅎ

행복은 내가 찾는 것이란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또 하나 찾아갑니다~

저도 때론 SNS 가 없던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어둠의 커뮤니티가 역으로 순기능을 하게 될 수도 있겠군요. ㅎㅎ
관련법이 제정될 때 '잘'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면 좋겠네요.

잊혀질 권리는 반드시 있어야합니다. 개인의 모든 것을 발가벗겨서는 안되죠. 블록체인이 어쩌면 부정적인 문제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잊려질권리 로 스팀잇에 태클거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제 걱정먼저 들어요

스팀잇에 올리는 글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는데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역사가 왜곡되고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우고~
대통령도 진실을 덮고 왜곡하는데 역사가 바로 잡힐리가 있을까 싶으네요~

잊혀지지 않는 다는게 블록체인의 장점인 줄 알았는데 단점일 수도 잇겠네요.....

정말 시대를 꽤뚫어보시는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세계 역사기록의 절반 가까이는 진짜 역사가 아닌 꾸며낸 거짓 역사라는 말이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행사한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자신에게는 그러한 자기중심적 자기왜곡의 욕심이 숨겨져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성을 가진 시대적 신생단어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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