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49. 대한민국 투표의 특수성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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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회마다 투표문화의 양상은 너무도 다르다. 역사적 배경과 현시점에서의 국민들의 문화적 수준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투표문화는 제각각의 특수성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의 투표문화는 아주 크게 2가지의 특성으로 대변된다. 하나는 지역적 정체성의 표현이다. 이것은 60년대 ~ 90년대까지의 토목건축형 정치경제 모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건설경기붐이 일어나야 그 지역의 영세사업자들과 노동자들이 살만해지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서 해당지역의 "대형 공공 토목공사 예산"를 가지고 올 그 지역 출신의 인재를 뽑는 것이 우선이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오늘날까지도 경제기반의 가장 최우선을 토목건설분야로 손꼽는 것과 부동산으로 재산을 모으는 것을 모든 자본경제력의 최우선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두번째는 화풀이문화이다.
한국에서의 정치사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환상에서부터 시작되어진다.
어떤 정권이 임기중반 정도에 들어서게 되면, 그 정권에 대한 피로도가 늘어나게 된다. 예산을 따내봐야 정권 초기처럼 인위적으로 계속 부풀려주던 경기좋음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코드인사 때문에 배제를 당한 지역적 ,종교적 파벌들의 싸움과 불만이 늘어나게 된다. 이 때쯤이면 부패스캔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임기 3년차가 되면, 유권자들은 처음의 밀어주었던 보수정권을 밀어내고 새로운 보수정권을 창출하고 싶어한다. 한국인들이 항상 보수정권을 밀어주려는 이유도 이러하다. 사회급진적 발전사상으로 자기지역에 유리한 예산을 먼저 챙겨주는 식의 불합리한 정치판을 개혁하고 바로잡으려는 급진좌파 혹은 진보적인 슬로건을 내세우는 정권을 한국인들은 결코 달가워할 리가 없다.

그래서 보수정권은 그들의 정치적 힘을 유지하기에 가장 유리한 부자층 기업층과 손잡고, 그들을 잘 밀어주는 지역적 특색을 분류하여, 그들의 표심을 이용해서 언제나 정권을 재창출하려고 한다. 그리고 보수정권의 힘을 이용해서 같은 형제 같은 한집안 자기식구 챙기기를 아주 잘해줄 것 같은 자기 지역출신의 정권을 좋아라고 하면서 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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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50대이상의 유권자들이 투표율이 가장 높기도 하고, 가급적 보수정권을 밀어주려는 그 이면에는 바로 토목건축기반의 경제 성장기를 살아오면서 각인되어졌던 지역적 정체성과 이기적이고도 판파적인 자기집안 욕심챙기기의 향수가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정치평론가의 말대로, 한국인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건, 누가 국회의원이 되건, 그것은 별로 관심이 없다. 한국인들은 오로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정치권력자가 되어서 자기에게도 떡고물이 약간이라도 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느 누구를 뽑게 된다.

한국에서 유달리 장년층 이상과 노년층 이상의 투표율이 가장 높고, 아직까지도 보수정권에 대한 향수가 강한것이 그러한 이유 때문이겠다.

과거시대의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에 경험했었던 지역경제 살리기의 편파적인 밀어주기식 예산과 토목건설 부양을 통한 경기진작을 통해서, 당장에 배고픔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더 많지만, 아직도 한국의 연로한 세대는 투표만은 꼬박꼬박 챙겨서 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가난했던 시절을 잘 버틸 수 있게끔 만들어주었던 정치권력의 도움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유라고도 할 수 있을까.

이번 6.13지방선거 때에도 역시나 전국의 투표소들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장 먼저 투표를 하러 나오는 것이, 나이 많고 연로하신 어르신들이겠지만, 이들의 어리석기도 하고 아둔하기도 하고 시대착오적인 보수정권을 향한 열렬한 짝사랑 뒤에는, 왠지 그들의 가난했던 경제성장기 시절의 고생스러웠던 삶에 대한 측은함도 함께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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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에 대해서 깊이 있는 글이네요ㅎㅎ 이렇게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많이 배워 갑니다!!

선거란...역사와 희노애락이 같이 흐르는듯합니다^ 잘읽었습니다^

50대 이상의 어른들은 나름의 시대적 이유가 있기도 하겠지만...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한만큼 어느정도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가난한 서민들이야 늘 보수적 정권의 이데올로기를 접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죠, 사회의 한쪽 그늘 구석데기 에 살면서 구조자체를 만드시는 분들의 지엄하신 소리들을 어찌 벗어날 힘이 있겠습니까?
대체로 본인들의 '압제당함 메커니즘'만 자극하지 않는다면 강한 리더들에게 언제나 충성할 준비가 되어이쓴 분들이죠. 아무도 탓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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