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53. 핑크텍스(pink tax)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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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텍스'는 같은 상품이라도 여성용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좀 더 비싸지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기업들이 여성용 제품에 분홍색을 주로 사용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실제로 뉴욕시 소비자보호원이 2015년에 24개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800개 제품의 남여용 가격 차이를 조사한 결과, 여성용이 비싼 제품은 42%로 나타난 반면 남성용이 비싼 제품은 18%에 불과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성능과 규격이 같은 제품이고, 여성용은 핑크색 남성용은 파란색의 포장만 다를 뿐인데도, 여성용은 최대 2배까지도 더 비싸더라는 것이다.

과연 핑크색 염료는 그렇게도 비싼 것일까? 아니면 핑크색은 값을 비싸게 만들어버리는 마법의 색이라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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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대중적 인지 측면에서 질문을 해보면, 대다수는 여성용의 물건이기 때문에 더 부드럽고 섬세하게 만들어지고 기능이 여성에게 더 적합하도록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많이 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바디라인은 더 굴곡지고 피부는 더 부드럽고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것을 들춰내서 따지게 되면, 사사건건 트집잡기 좋아하고 성격도 까칠한 여성편애주의자라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남성들의 피부는 더 거칠고 수염도 억세고 털도 많고 체격도 크기 때문에 원단값도 더 많이 들고 더 두껍고 더 튼튼해야 함으로 생산비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여성용보다 남성용이 더 비쌀 수 있다. 그런데도 여성용품이 핑크색을 바르게 되면, 같은 물건인데도 여성용이 더 비싸진다는 것은 가히 궤변적인 가격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현상을 어느 마케팅 전문가가 해명하기를, 여성이 아무래도 외모에 대한 집착도 강하고, 부드럽고 예쁘고 여성스럽고 섬세한 듯한 이미지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충분히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고 한다. 이 설명은 여성들의 보편적인 심리를 간파한 상술적인 마케팅전략 차원에서는 분명히 일리가 있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여성용품이라고 해서 핑크색만 두르게 되면, 그 물건이 스스로 알아서 더 부드러워지고 섬세해지고 더 굴곡 지어지고 더 예뻐지게 되는 그러한 마술은 도무지 존재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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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서, 자본주의적 상술마케팅이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면서, 더 많은 소비충동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이 되어졌지만, 여성의 심리적 특성을 상술적 마케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자극적으로 꾸준히 세뇌시켜왔던 관념이 여성성의 핑크색화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마음은 핑크색을 닮았다 = 부드럽고 섬세하다 = 연약하고 아기자기하다 = 예쁘고 아름답다" 라는 여성성에 대한 고정적인 관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 남성은 그러한 핑크색적인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 여성이 돈 많은 남성에게서 사랑받고 행복하게 잘 살려면 핑크빛 같은 여성스러움을 많이 가져야 한다"

라는 상술적 이미지 전략이 주요하게 먹혀들면서 지금의 시대까지도, 여성의 색깔은 핑크빛이라는 관념으로 굳어져 온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과념이 남성중심적이고 남성우월적 가치관에서 기반한, 여성을 수동적 종속적 관계로 바라보면서 남성을 위한 예쁘장한 눈요깃거리로 만들려는 차별화에서 기인함을 간파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성용품이 핑크색을 두르기만 하면, 여성들은 미모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더 에뻐보이고 싶어하는 충동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비싼 핑크색을 두른 여성용품에 기꺼이 돈을 쓰게 된다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사회적 관념이 이미 그렇게 형성되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회문화적 가치관에 맞춰가지 않으면 않된다는 유행심리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겠다.

여성들이 어린 시절부터도, 왜 그러한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여성의 색깔은 핑크색이고 날씬해야 하고 예뻐야하고 아름다워야 하고 남자들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주변환경으로부터 꾸준히 학습화를 통해서 세뇌가 되어져서 결국에는 이러한 시대적인 여성성의 특성이 당연히 그러한 것으로 굳어져 버렸듯이 말이다.

그러고 보면, 20세기에 들어서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점을 야릇하고도 교묘하게 자극하면서 여성의 색깔은 핑크빛이라는 관념을 상술적 마케팅으로 만들어낸 자본가들의 마케팅 심리기법도 참 고단수적인 수법이기는 하다.

최근 들어서 핑크텍스에 대한 여성들의 반발이 집단적으로 붉어지기 시작하자, 여성용품을 생산해내고 있는 기업체들은, " 여성용 제품이 특별한 향과 소재, 프리미엄 패키지를 사용하기 때문이고, 또 여성 시장을 겨냥한 광고비나 판촉비 투자가 커지면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들을 하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해명이 오늘날의 박식하고 수준높은 여성들에게도 먹혀 들어갈만한 해명일지는 정말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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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이라는것 자체가 여성용 아닌가요? ㅎ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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