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폭력

in #coinkorea6 years ago

제가 사는 시골 마을에는 다행히 작은 국제공항이 있긴 하지만, 세계 주요 도시로 한번에 직항하는 항공편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휴가철이 되어도 막상 근처로 어디 놀러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런가하면 차를 타고 몇 시간 이내에 갈만한 인근 지역들도 도시를 제외하면 온통 모래와 황무지뿐이므로 관광이나 휴양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현지인들에게 휴양지 추천을 부탁하면 흔히들 "오만"이라는 국가를 추천합니다. 이 곳 사람들은 운전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어서 겨우 20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갈 수 있는 오만으로 운전도 즐길겸 휴양을 떠나곤 합니다.

오만에 가면 무엇이 있느냐를 물어보면 무려 "나무"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게 나무가 많은 곳은 처음 가봤다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한국의 흔한 야산을 보여주면 기절할 것 같아서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지역적으로 유럽과 가깝기는 하지만 역시 직항이 없어 왠만한 곳은 10시간 이상의 이동시간을 감수하여야 합니다. 큰 마음을 먹지 않으면 한번 가기가 어렵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누군가의 추천으로 난생 처음 듣는 어느 관광, 휴양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의 동쪽에 위치한 "세이쉘(Sayshelles)"이라는 이 곳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 중 한 곳으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식수를 보급하기 어려워 불과 200여년 전까지만 해도 무인도였으나, 이후 영국령에 포함되었다가 1976년 독립한 이후 관광사업을 통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 아프리카의 몇 안되는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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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는 세이쉘이 관광으로만 유명하지는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나라에는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가 된 비트멕스(Bitmex)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현물의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대 100배의 공매도, 공매수가 가능한 비트멕스 거래소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그 동안에도 한번씩 비트멕스 거래소 펀딩피의 변경에 따라 급격한 전세계적 비트코인 시세 변동이 관찰되기도 하는 등 존재감을 점점 키워왔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시간으로 6월 11일 새벽 4시경에는 비트멕스 거래소를 통하여 무려 10억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매도 물량이 불과 한시간 동안 쏟아지며, 그간 많은 이들이 저점이라 생각해왔던 비트코인 $7k를 순식간에 하향 돌파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에 보시는 바와 같이 천만달러짜리 롱 계약들이 연속적으로 청산되어 오히려 시장의 하락폭이 더 커지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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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한국시간 6월 10일 오전 6시부터 하루 동안의 비트멕스(Bitmex)와 비피넥스(Bitfinex) 거래소의 시세 변동을 살펴본 것입니다. 하락의 시점과 폭이 분 단위로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Bitm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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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tfin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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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트상의 분봉으로는 정확히 확인이 안되지만, 거래량이 많으면서 변동성이 큰 시간대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면 Bitmex의 시세가 선행하고 Bitfinex의 시세가 약 몇 초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후행하여 따라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급격한 시세 변동이 있었던 6월 11일 오전 4시경에는 Bitmex의 거래량이 10배 가량 컸기 때문에 이제는 동네 빵집 규모가 되어 버린 Bitfinex의 시세는 그저 따라갈 뿐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Bitmex를 주거래소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 단순 관찰한 내용을 말씀 드리는 것으므로, 혹시 이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알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공유를 해 주시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3월에도 바이낸스 거래소 해킹 등을 핑계로 Bitmex를 통한 급격한 공매도 공격이 이루어지며 시세의 폭락을 이끌어낸 바 있는데, 이를 통해 재미를 본 누군가가 이번에는 아주 작은 거래소인 국내 코인레일 거래소의 해킹 등을 재료 삼아 또다시 작전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사실 한국의 소형 거래소 400억 해킹 사건이 크립토 시장 시가총액 수십조원을 추락시킨다는 추론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어제 새우깡을 사 먹는 바람에 1000원이 부족해서 벤츠살 돈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최근에는 이와 같이 선물 거래와 유사한 마진 거래의 비중이 현물 시장보다 압도적으로 커지면서 이제는 누군가에 의해 더더욱 시세의 조작이 빈번해지고 단기적 변동성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장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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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는 예전에 한번 보여드린 적이 있는 어떤 종목의 약 1년간의 시세 변동입니다. 무려 9개월동안이나 끝없이 하락 밑 횡보를 하며 2017년 2월 기준 $10 정도의 시세였습니다.

이 종목은 최근의 하락장으로 폭락하여 현재 약 $520, 그 때 대비 겨우 52배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수없이 쏟아지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의 진입이 막혀 있는 와중에 여전히 동네 불량배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장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이 불과 5개월 정도임을 고려해보면 과연 저 때의 기나긴 9개월의 하락과 횡보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고 꾸준히 추가 매수하며 역대급 과실을 향유한 투자자들은 전체의 몇 퍼센트나 될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특히나 채굴자와 거래소 입장에서는 크립토 시장 역사상 가장 큰 시련의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보다 여유로운 저는, 그저 한 템포 쉬어 간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자금계획과 멘탈관리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3월 이후 비트코인 시세 기준 $8,800 이하에서 분할 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배당주 그룹"으로 명명한 두 종목 ONT와 VEN의 비중을 많이 확대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이어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s. 한참 이 노래를 듣던 그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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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목이 형이상학적이었는데,
내용은 뜻밖의 내용들이 있군요.

중동 휴양지 세이쉘즈 sayshelles, bitmex, 공매도, 거래주도,
btc 거래 감소,
코인레일 해킹,
공매도, 급락,

9개월의 하락기간..

결론은 줍줍, 존버..

곰곰히 생각해보면 좋을만한 질문들 몇가지 입니다.

  1. 호재가 반영이 안된다는건 시장의 어떤 점을 시사하나요?

  2. 조작이냐 조작이 아니냐는 과연 중요한 질문일까요?

  3. 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나요?

  4. 코스트 에버리징은 과연 지금 하는게 옳을까요?

질문을 한다면 질문을 하는 전제나 의도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혹시 암호화폐가 더욱 크게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각 질문의 이면을 들여야 보면 지금이 베어마켓이고 결국 어떤 이유로든지 암호화폐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크게 하락한다면 지금이 아니라 조금 더 기다렸다가 저점의 부근에서 진입해야 한다는 것으로 들리고요.

질문을 다르게 적어 본다면 다음과 같겠지요.

  1. 시장분석에 있어 바이어스가 존재하지는 않는가요?

  2. 내가 생각하는 "시장이 내가 선호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에 스스로의 포지션을 합리화려는 의도가 숨어있지는 않는가요?

  3. 이러한 바이어스와 추측들이 혹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까요?

잘 알겠습니다.
일반적인 질문으로 치환을 하시는군요.
하기야 지금의 시장상황에 대해 속단하기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좋겠지요.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사실, 기대에 못미치는(?) 6월장이라 멘탈이 살짝 흔들리는 시기입니다.

항상 좋은글로 희망을 주시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휴 멘탈 챙기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항상 멘탈관리를 할수 있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렇게 된 김에 월급날까지 하락하면! 안되겠죠?ㅜㅜ

저도 그런데 다들 돈 들어올 날만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ㅎㅎ

ㅋㅋㅋㅋ 물타기 가즈아~~

늘 마음을 다잡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코인 보유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저점이 더 낮아질수록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역설적으로 저점이 낮아져야 지금까지 관망만 하던 개인 + 기관들이 새로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겨울은 고통스럽지만 겨울이 지나가야 봄이 올 수 있는 것 처럼요. 바닥에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급등을 하지는 않겠지만 올 연말을 바라보며 조금씩 상승을 할 수 있을 여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생각됩니다.

어제처럼 급하락이 일어나면 정말 멘탈관리가 힘들어 지더라구요...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겠지란 마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는 부디 만불이상 시세가 올랐으면 좋겠어요ㅠㅠ

좋은 소식이 들려야 하는데 악재가 자꾸 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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