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새옹지마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오늘은 모처럼 좋은 사람들과 점심부터 만나 저녁 늦은 시간까지 끝없이 음식과 술을 곁들인 만담을 나눈 하루였습니다.

자신의 제한된 삶의 경험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얻을 수 없는, 다른 이의 걸어온 길을 간접 경험하는 일은 대단히 즐거운 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중 한분은 업계 경력이 20년 이상 되는 시니어이신데, 술도 좀 들어가고 한 김에 그 분이 걸어오신 인생의 "선택"에 대한 얘기를 청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은 내로라하는 굴지의 국내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얼마되지 않아 IMF 외환위기가 오면서 회사가 휘청이는 바람에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자사주"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해 빠른 속도로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900원이었던 주식은 열배 이상 올라 10,000원에 도달하게 되었고 전량 처분하여 수익을 실현하는 대단한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참고로 이 주식은 그 이후로도 더 올라 최대 220배까지 상승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떠나간 주식을 결과론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울고 싶은 마음을 후벼파는 자학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긴 합니다.

그 후로 불운이 찾아와 이 분이 속한 부서는 분사되어 이름 없는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자사주를 최대 2% 받게 되었는데, 이후 대표가 사퇴하는 등 비전이 보이지 않자 자사주를 반납하고 개인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 두셨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는 작년에 코스닥에 상장하여 그 2%의 지분은 15억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미 떠나간 주식을 결과론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역시 자학이라는 것의 다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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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개인 사업은 꽤나 잘 되었는데, 그러다가 단 한번의 사기로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침 괜찮은 프로젝트에 자리가 있어 두둑한 연봉을 받고 일본 회사에 취직하셨는데 6개월만에 프로젝트가 취소되며 자리가 없어지게 되어 다시 하얀 손 생활로 돌아오게 되셨습니다.

그 후로도 다사다난을 겪다가 저와 비슷한 시기에 현재의 회사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운이 없으려니 오자마자 유가는 폭락하고 본인이 배속된 사업이 연기되며, 이 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에서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로 발령이 나게 되셨습니다.

그러나 그 덕분에 현재는 자신의 직책에 대해서 남다른 인정을 받으면서 동시에 남들보다 월등히 많은 보상을 받고 계십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바늘 구멍을 뚫고 임원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운이 없었다면 회사에서 고참 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기 퇴직 압력을 받고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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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말씀을 듣다보니 제가 겪어온 인생의 굴곡들도 여러 부분들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항상 운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래도 몇번의 작은 행운들이 누적되어, 부족하지는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인생사의 새옹지마는 변화가 빠른 크립토 시장에서는 매우 잦은 주기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갑작스런 대규모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크립토 시장에 붉은 비가 내린 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비트코인 시세 $8,800과 $8,600 부근에서 두 가지 종목을 추가 매수했는데,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대규모의 매도 물량으로 현재는 $8,400 밑으로까지도 밀린 상태입니다.

그 동안 알트코인의 상승장을 맞아 국내 거래소를 통해 행운이 가져다주는 재미를 누려 왔었지만, 오늘은 그런 행운이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는 중국의 어느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노인이 기르던 늙은 말이 가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마을 사람들이 탄식하지만 그 노인은 뭐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을 것이라며 태연합니다.

얼마 안 있어 그 늙은 말은 준마를 함께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경사를 안겨 줍니다. 기쁨도 잠시, 그의 아들은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곧이어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에 나간 마을 청년 대부분이 죽음을 당하게 되지만, 말에서 떨어졌던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못하는 덕에 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유래를 바탕으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상황에 일희일비하거나 단기적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의미로 많이들 쓰입니다.

저는 실망 이후에는 환호가 찾아왔던 과거를 떠올리며, 새옹지마의 교훈을 살려 시장이 진정될 때까지 한발치 떨어져 유유히 지켜보면서 천천히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조만간 찾아올 몇몇 이벤트들이 반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시장 상황과는 관계없이 일주일에 한번뿐인 주말,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s. 지난 번 소개 드린 엘리스라는 팀의 멤버 혜성 양의 춤에서 묘한 감동과 중독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찾느라 지난 일주일간 300번 이상은 반복 시청한 것 같습니다만, 아직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수련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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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기 위해선 내려가야 하고 내려가기 위해선 올라가야 한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세상일은 한치앞도 모르는것 같습니다

핵을 없애려고 핵을 만들었다(?)는 누구처럼

올라갈려고 내려가는 거겠죠 ㅋㅋ

잘읽고갑니다

비가 오고 나면.. 해가 뜨고..
흐려지면 비가 오고~^^

순리라 생각하면서 상황에 맞게
대응을..~

감사합니다..

작년부터 그란님 글을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혜택만 계속 받는게 너무 죄송해서 (우여곡절 끝에 가입을 하고 첫) 보팅을 했습니다. 감개무량하네요 ㅠㅜ 글쓰는 일이 힘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실 때가 있더라도 저같은 사람(?)을 위해서 계속 좋은 글 써주시길 부탁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오는 행운의 총량은 누구나 같을거라 생각해요~다만 잡는 사람과 귀신 같이 질 피해가는 사람으로 나뉠뿐~그래서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생각하는 1인인데 그게 쉽진 않네요^^

살아 오면서 매번 터널의 시작과 끝에서 언제나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인생은 역시나 고진감래 새옹지마의 연속이란걸 깨닫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입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지만.. 주말은 즐겁게~~^^

새옹지마라는 말은 재미 있네요.
지금 클립토 마켓이 예상 외로 하락했기 때문에 손해를 보신 분이 많겠지요.
저도 그 중 하나고요.
하지만 곧 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돈을 빼놨더라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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