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H가 오르는데 BTC를 포트폴리오에 넣은 이유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이번 BTC vs BCH 파워 게임이 벌어질 일주일 동안 BCH의 강한 상승에 베팅하면서 헷지를 위해 BTC를 포트폴리오에 같이 넣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가 있어 설명을 미루다가, 아무래도 헷지의 개념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왜 손해볼 것을 알면서 BTC를 넣었는지 혼란스러우실 것 같아 여러 이유 중 두 가지만 설명을 드립니다.

예상대로 지난 이틀간 시장이 엄청나게 출렁거렸습니다. BCH가 폭등하고 BTC가 하락하다가, 다시 BCH가 폭락하면서 BTC가 상승, 그러도 또 BCH가 폭등하면서 BTC가 하락. 아마 둘 중 하나의 자산만 가지신 분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챠트가 생각나고 일이 손에 안 잡히고 가슴이 쫄리고 그러실 겁니다.

저는 하루 종일 밖에서 놀다가 이제 들어와 챠트는 열어보지도 않았고 혹시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시세만 한번 확인했습니다. 왜 저는 여유가 있을까요 ? 저는 여러분과 같은 개인 투자자이므로 유리 멘탈입니다. 그래서 단타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하다시피 BTC와 BCH의 시세가 정반대로 출렁이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반반 정도씩 적절하게 혼합한 포트폴리오의 자산가치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 ? 네, 아무런 출렁임이 없이 직선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냥 놀다보면 계속 자산이 늘어납니다. 원기옥을 멘탈에 모아 조만간 벌어질 다음 대박 이벤트를 준비할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런 개념을 헷지(hedge)라고 합니다. 투자를 위한 아주 기초적인 개념으로써 경제학과 1학년 학생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hedge.png

여러분이 모두 아실만한 내용으로 다시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옛날에 나막신 장수와 우산 장수를 아들로 둔 노모는 일년 내내 아들들 걱정에 시름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엔 나막신 장사가 안될 큰 아들 걱정이 끙끙. 해가 쨍쨍한 날엔 우산이 안 팔려 울고 있을 작은 아들 걱정에 끙끙.

그 때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온 청년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를 몰고 노모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엑셀쉬트로 간단을 분석을 한 후 두 아들을 불러 두 사업의 수익과 손해를 분배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가 뜨나 연평균 15%의 고정수익을 나누도록 선물 계약을 체결합니다.

비가 올지 해가 뜰지 이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닙니다. 이럴 때 위험을 쉽게 피하는 방법은 사업의 특성이 정반대인, 마이너스 베타계수를 가진 두 사업을 혼합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빗썸의 허접함은 누구나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원화로 많은 수의 가상화폐를 살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큰 장점입니다. 보통의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통화 -> USD -> BTC -> 기타 알트

이런 식의 세번의 환전을 거쳐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알트를 처분하고 자국통화로 만들려면 역순의 세번 환전이 필요합니다. 시장에는 블랙 스완이라는 것이 가끔 나타납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아무도 일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는 이벤트죠. 예를 들면 내일 북한이 미사일을 워싱턴으로 쏜다던가 하는...

블랙 스완은 정말로 가끔씩만 나타나는데 그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어 보신 분은 과연 그 당시에 멘탈이 남아 있었는지 잘 상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큰 규모의 기관 투자자는 비용 조달이 용이하고 환율이 안정된 일본 엔화를 빌려 제 3세계의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 투자합니다. 이런 걸 아비트라지 투자라고 하는데 이는 경제학과 1학년 2학기 정도 되어야 알 수 있는 기초보다는 조금 개념 이해가 필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블랙 스완이 발생하여 경제 시스템에 충격이 오면 엔화를 회수해가려 하기 때문에 엔화의 가치가 폭등합니다.

BTC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런 엔화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엄청난 시장 충격이 오면 알트는 하루에 70%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으나 BTC는 5~10% 하락하거나 심지어 상승하기도 하는데, 위에 언급한 엔화 가치 폭등과 유사합니다. 이는 가상화폐 시장 밖에서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이 발생했을 때 손실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시장을 탈출하기 위한 출구 전략으로 역시 헷지(hedge)의 한 종류입니다.

투자를 할 때는 항상 출구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단 한번의 이벤트에 오랜기간 아끼고 참고 인내하며 겨우겨우 모은 내 종잣돈이 허공에 사라집니다.

BTC를 기축통화 운운하며 USD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경제의 기초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전문가인데도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마 전날 소주 100병 이상 마시고 숙취에 제 정신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너무 길어져 추가 설명은 이만 생략 드림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혹시 유료 리딩 같은 것을 누가 권유하거든 담당자에게 헷지 전략이 뭔지를 물어 보십시오. 이해를 못하거나 버벅거리면 욕이나 한 사발 해주시면 됩니다. 전문가를 찾으실 때는 질문을 해서 상대방을 검증해야 합니다.

경제학과 1학년이면 누구나 아는 개념입니다.

p.s. 당분간 포스팅 중단하겠다던 얘기를 올렸는데 하루만에 또 포스팅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같은 질문을 너무 많이들 하셨는데, 고민이 폭발하려고 할 때 설명을 들으면 평생 잊어버리지 않게 됩니다. 이 오지랍병을 다스리기가 너무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p.s.2. 사족을 하나만 더 붙입니다. 제가 걸그룹 에이프릴 채경, 퓨리티 시절부터 팬입니다. 아래 MV도 좀 봐주시고 이번에 돈 버신 분들은 아래 음원 구매도 좀 고려해 주시면 정말 감사 드리겠습니다. 사심을 드러내어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eternit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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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계속올려주시면 좋을것같습니다. 소수의 비아냥은 무시하세요.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좋은 분석글 읽고갑니다^^

글솜씨가 날이 갈수록 매끄러워 지시는 군요.
마지막 뮤비는 반전 이구요. 후후

돌아오셔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그만 쓰신다는 얘기에 몹시 섭섭했는데 정말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다른세상에 사시는분 같아 경이로울따름입니다...주식도 코인도 뭣도 모르는 초보중의 초보라 그란투리스모 님처럼 포트폴리오를 짜기도 힘들고 자금 또한 작아 BCH에 몰빵중입니다. 그래서 종자돈만 두고 이익금을 빼내어 코인수는 줄겠지만 약간의 리스크를 줄여보고자했습니다. 그란투리스모님의 글덕에 차트보며 멘탈이 흔들려도 꽉 잡고있습니다. 그란투리스모님의 시야를 공유 받을수있어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싶습니다. 항상 좋은일 가득하시고 글을 쓰는데에 있어 부담감을 느끼시는듯한데 글을 쓰는 것도 쓰지않는것도 그란투리스모님의 뜻이기에 본인의 마음가는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떠한 결정을 하시든 항상 응원토록하겠습니다. 건강 또한 챙기시고 좋은 일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포스팅을 안하실까 노심초사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번 돌려듣기 하고 구매도 하겠습니다..

다시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란투리스모님께 감사말씀 드리려고 가입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출렁임을 쳐다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프네요^^; 말씀대로 거래를 자제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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