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그리고 비트코인] 3. 고래 이야기(1/2)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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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 200, 2000.

이번 하락장에서 눈물을 흘리신 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보시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드실 겁니다. 기사 내용은 (최고점 대비) 65% 하락을 보인 이번 가격 하락에서 기존에 BTC를 보유하고 있던 다수의 홀더들은 더 많은 양의 BTC을 긁어모았다는 내용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몇몇 큰 지갑을 조회해보면 지갑 보유자(혹은 보유 세력)가 2017년 중 가격 급등 시에 덤핑을 통해 수익 실현을 했고, 조정장이 찾아올 때 마다 코인 갯수를 점점 불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대형 지갑들을 찾아보면 유사한 패턴으로 BTC를 볼렸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2017년 11월 12일, BTC가 20,000$를 넘네 마네 하면서 신고점을 연일 갱신하던 무렵. 그 지갑에서 약 25,000개에 해당하는 BTC가 비트파이넥스로 넘어갔고, 그 뒤로 다이나믹한 판매가 시작되었죠. 그 뒤로 BTC는 빌빌거리다 2월 초에 다시 한 번 찾아온 조정으로 인해 20,000$는 커녕 10,000$도 추억 속에 묻어둬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거래소에 묶여있는 BTC 때문에 바이어스가 심하게 나왔겠지만요.

BambouClub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15BTC를 자기 월릿에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상위 1%의 고래라고 불릴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위 1% 이상의 고래들은 총 7,247,678BT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발행될 것 까지 포함하여 총 2100만 BTC 중 약 34.5%를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불평등해보이십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가 조사한 기록에 의하면 세계 상위 1% 부자에 들려면 한국 돈으로 자산이 8.3억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상위 1% 부자들은 세계 부의 82%를 독식하고 있습니다. 어이쿠. 여기 비하면 BTC는 굉장히 양반인 셈이네요.

생각난김에 한번 Steem Power도 찾아볼까요? 1%의 상위 고래들은 93.55%를 보유하고 있네요. 총 계정 수는 763,378개니 발행된 총 스팀파워인 187,907,664를 상위 1% 사용자인 7,633명의 사용자들이(소숫점 버림) 나눠먹는다고 계산하면 24,617SP가 상위권 1% 컷입니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정말 그럴까요?


고래 되긴 참 힘들어 보입니다... -_-;

다시 한번 수치를 봅시다. 사용자의 평균 스팀파워 보유량이 785니까 총 SP에서 나눠보면 대략 24만개의 유효계정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약 50만개의 계정은 비밀번호를 까먹은 채 버려졌거나, 떠나간 사용자라거나, 의미있는 활동이 없는거죠. 사실상 73,245SP가 1%에 들어가는 상위권 스팀파워 보유 컷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천 SP 이상을 돌고래로 생각하는 우리에게 이는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액티브 유저 계정이 7.6만개 정도인데, 여기까지 계산하면 안드로메다로 가겠군요.)

물론 10년 이상의 세월을 거치고, 수많은 거래소들에 분배되면서 다양한 분산과정을 겪어온 BTC와 Steem을 지금 시점에서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Steemit계정이 가지고 있는 Steem+SP가 5500만을 넘어갈 정도니까요. 상대적으로 초기투자자들에 여전히 밀집된 채 흩어지지 않은 Steem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찰리 리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LTC를 죄다 팔아치워서 LTC 생태계를 시장에 공개해 건전성을 부여한 것 처럼, Steemit도 언젠간 그렇게 하리라 봅니다.


찰리 리의 매도는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LTC 가격은 변화가 별로 없었지만요

오늘 이렇게 고래 이야기를 잔뜩 하는 것은, 바로 '금 시장의 빅 플레이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함입니다. BTC와 금의 공통점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이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며, 중국이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도의 금 수요는 결혼시장 지참금 문화로 인해 조금 독특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일단 제외하겠습니다.

BTC와 같이 금 시장에서도 빅 플레이어들의 유형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채굴자들이고, 하나는 구매자들이죠. 채굴 시장의 흐름 역시 BTC와 비슷합니다. BTC 채굴도 처음엔 가정용 PC에서 깨작거리며 채굴하던 것들이, 그래픽 카드를 잔뜩 모아서 PC방을 차리다가, 전용 채굴기를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죠?

금 채굴 역시 노출된 광산에서 금을 캐거나 사금을 찾다가, 금맥을 찾아 곡괭이질을 하더니, 이제는 산을 아예 터트려서 그 조각을 죄다 기계에 넣고 걸러 금을 뽑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 채굴자들은 개인에서 기업화되고, 점점 스케일이 커져갔으며, 채굴 풀을 이룬 BTC와 동일하게 몇몇 대기업 집단으로 뭉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냥 땅을 죄다 갈아엎어서 기계에 넣고 돌려버리죠.

물론 전기와 온도 문제만 해결될 수 있으면 어디서든 채굴 할 수 있는 BTC와 달리, 금은 나는 곳이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호주, 남아공, 페루, 러시아, 중국 등으로 채굴장이 제한된다는 차이 정도가 있을겠네요. 또한, 금을 채굴하기 위한 채굴 비용은 점점 증가하며 언젠가는 고갈된다는 점 역시 동일합니다. 금과 비트코인은 참 많은 것이 닮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금을 이해하면, 비트코인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전망할 수 있게 됩니다.

비트코인 고래와 스팀 고래를 이야기하느라 정작 금 고래 이야기를 많이 못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1990년도부터 2007년도 사이의 금 가격의 변동과 채굴자라는 고래를 조금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들의 움직임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선물(Future)'이 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향후 본격적으로 기관 투자가들과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이 BTC 시장에 CME, CBOE, ETF 등을 통해 개입할 때, 어떤 작전으로 움직일지 또한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 기준 금리가 1990년까지 8%을 찍던 시절, 상대적으로 이자라는 가치를 낳지 못하던 금 가격은 내내 골골대고 있었습니다. 채굴자들은 앞으로도 금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하고 2~3년 분량의 금 선물(약 3천 톤 이상)을 싼값에 매도해버립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요. 1992년 미국 기준금리는 3%까지 뚝 떨어졌고, 1994년에 3.25%로 슬슬 시동을 걸더니, 1년도 안되어 6.0%까지 올라버립니다.


미국 채권 금리를 저렇게 해서라도 국채를 떠넘겨야, 겨우 버틸 수 있었던거죠.

이것이 1994년 '대학살(Massacre)'라 불린 미국 채권 폭락 사태입니다. 과도한 불안정성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 불리는 국채에서도 자본이 급격히 이탈하게 됩니다. 덩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급등했지만, 이 채권 엑소더스를 막지는 못합니다.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등 미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종속된 중남미 국가의 주식시장 역시 폭삭 주저앉고 맙니다.

이 자금들이 죄다 안정자산인 금을 찾아 몰려듭니다. 1999년 저점을 찍고나서부터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거죠. 그 덕분에 선물가격은 더 신나게 올라버렸고, 싼 가격에 선물을 매도했던 채굴자들의 멘탈은 파사삭 무너졌죠. 그래서 채굴회사들은 매각한 선물을 재매입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시세가 떨어지면 금광 회사들이 선물을 매입하고, 시세가 오르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마구 재매입을 하는 패턴이 발생합니다.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선물을 싸게 매도하고 다시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하면 손해를 보는거죠. 아무리 현물 가격이 올랐다 해도 일단 선물 계약을 땅 하고 때려버린 순간, 싸게 팔아야 합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선물 헤지 전략'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물의 기본 전략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더 복잡한 전략이 있지만요.

현물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보통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각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선물을 매각하고 현물을 매수합니다. 이렇게 해서 현물의 미래가치가 급변하는 것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며 꾸준한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바로 선물 헤지 전략입니다.

그런데 저걸 봐도 이 헤지 전략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채굴 회사 입장에선 100% 손해볼게 뻔한 포지션을 취한거니까요. 사실 저건 주주총회에서 헤지 잔고를 얼마나 안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와서 대차대조표를 정리하기 위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선물 전략이 다양하게 발전한 시점에서는, 저런 띨한(...) 선물 거래를 하진 않겠지요. 요즘은 대부분의 선물거래가 단순한 선물거래가 아니라 옵션을 끼고 하는 거래가 되기도 했고요. 여튼, 현물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선물 전략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공급자와 투자자 모두 고래의 입장에서 시장에서 최대한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이런 파생상품을 통한 투기 자금은 시장에 유동성을 가져오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투기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나 일본에서는 굉장히 나쁜 짓처럼 표현되는 경향이 있어서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상 스파이크가 슬슬 관측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BTC는 8,700$부터 9,280$까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습니다. 매도벽이 급격히 취소되면서 실 거래량은 얼마 되지 않는데 급격히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9,250$을 넘는 순간, 개미들의 매수벽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일전 포스팅을 통해 아무리 일러도 15일까지는 시장을 관측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Granturismo님께서도 경고를 하신 바 있고요.

성급한 투자는 절대 금물입니다. 조금 매수/매도타이밍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지지 않는,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급함은 모든 것의 적입니다. 모든 분들이, 적절한 대응을 통해 평온하게 잠드시기를 기도하며, 그리고 우리 민족인 새해인 설을 맞아 밝고, 새로운 기운만이 가득히 깃드시기를 바랍니다.

개인과, 가정과, 그리고 여러분 주변의 모든 분들을 위해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또한 공포와, 성급함과, 현혹에 휩쓸리지 않을 용기가 여러분의 마음에 깃들기를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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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래 이야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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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noctisk 개인의 뉴스를 읽는 눈, 판단과 투자 방향을 공유하는 글이며, 특정한 코인이나 토큰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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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emwhales 저기 옛날자료이고 업데이트도 안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더 늘어났고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참고할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요

steemwhales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또 있을까요? 열심히 찾는데 못찾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전 백화선생님과 gran님의 글을 보고 스팀에 관심을 갖게된 사람입니다.
아래 문구가 참 와닿는 순간입니다.. 늘 좋은글 잘보고 있습니다.

성급한 투자는 절대 금물입니다. 조금 매수/매도타이밍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지지 않는,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급함은 모든 것의 적입니다.

새해 맞이 마음이 평온한 글 잘 읽고 갑니다.
회사 내에 윗분(코인투자반대파)와 한번씩 논쟁을 벌이는데 녹티스님의 글이 명절 이후에 제 힘이 될 거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트코인의 경우 주식과는 다르게 거래 내역이 공개되어 있으니.... 큰손들 거래 내역을 조회해서 계속 수익을 내는 큰손 계좌만 따라해도 개미들 돈 벌겠네요. ㅎㅎㅎ

성급한 투자는 삼가해야한다는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즐거운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2월말까지는 펌핑 앤 덤핑으로 계속 흔들것 같군요.조심해야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란님 덕분에 저번에 절벽처럼 떨어지던 사태를 피해서 댓글로 감사드렸었는데 ㅎㅎㅎ 금이라는 자산의 흥미로움이란 참 재미있네요 ㅎㅎㅎ

처음 암호화폐기술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가장 큰 이유는 상위1%가 대부분을 자본을 가지고 시장을 조율하는 자본주의와는 달리 소외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의견을 제시할 기회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2가지 였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코인도 집중화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맘이 아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물 공부를 좀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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