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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omment6 years ago

소립자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전체적으로 현생 인류 및 세계에 관해서는 무척이나 염세적인 시각입니다만, 다소 돌발적이라 할 수 있는 결론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작정하고 SF를 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저도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인류를 구성하는 DNA로는 유토피아란 요원하다는. 따라서 다른 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탐탁지 않은 부분을 짚어보자면 자연과학 분야를 서술하는 부분에서 지나치게 설명적인 문장과 단락이 많습니다. 작가의 특성 같습니다만, 서사를 주로 하는 소설이라고 하기엔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때로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이랄까요.
또 하나 있자면 성적인 묘사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에 관심도 많은 등 딱히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데요, 어쩐지 서사 작품에서 성적인 묘사가 두드러지면 조금 거부감이 들더군요. 막말로 포르노가 아닐 바에야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 이 두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탠저린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이어 보니 확실해졌네요. 영화계에 있어 소중한 작가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그의 주제를 우선 한계와 연대라고 하겠습니다. 이는 제가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주제죠. 연출 기법도 좋아서 한씬 한씬이 자연스럽고 전부 좋았다고 하고 싶네요. 감독 이름이 션 베이커이군요. 이제 팬을 자처해야겠습니다.

니모를 찾아서
속편이 나온 영화는 한번 더 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전편에 힘이 있다는 방증이니까요. 영화는 그럭저럭 괜찮았네요. 더운 가운데 보니, 내내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니모보다는 도리에게 눈길이 갔는데 속편에 도리가 중심인 것으로 보여 얼른 보고 싶네요.

탐정: 리턴즈
아쉽습니다. 전작에 살짝 못 미치는 느낌이랄까요. 개그가 많이 죽었어요. 다행히 새로 등장한 여치가 활력을 불어넣기는 했지만 아내 이미옥은 오히려 후퇴한 것 같아 아쉽네요. 아내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었는데. 계속해서 속편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베러 와치 아웃
아주 무서운 소년이로군요. 작정하고 캐릭터를 창조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색다른 무언가를 바랐던 기대는 채워지지 않네요.

미쓰 루시힐
결말이 지나치게 완벽한 고전적인 할리우드 영화를 본 것 같달까요. 이즈음 르네 젤위거의 캐릭터는 여기저기서 많이 소모된 것 같습니다. 쉽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죠. 우리 아내가 참 좋아하는 캐릭터랍니다.

곤지암
아내 때문에 보게 됐는데 정작 아내는 무서워서 못 봤네요. 저는 무섭지 않았습니다만, 역설적으로 곁에 아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혼자서 이런 영화는 잘 안 보거든요. 우리 영화 중 드물게 제대로 페이크 다큐를 시도한 것 같네요.

세 번째 살인
아쉽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감독이 이제껏 해왔던 것과는 다소 다른 소재를 들고 나와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굉장히 편의적인 구분이지만 고레에다는 그간 여성적인 소재로 삶의 민낯을 보여 왔죠. 저 같은 경우 같은 민낯이라도 좀 더 남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감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냐리투나 PTA 같은. 한데 그랬던 고레에다가 극적인 소재를 들고 왔기에 과연 어떤 명작이 탄생했을까 봤는데, 실망스럽네요. 제 생각으로 감독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이래저래 모호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때로 그런 모호함이 하나의 특징이 되어 특색 있게 뛰어난 영화도 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같은. 하지만 이 영화는 명백히 그에 한참 못 미칩니다. 영화에 힘이 없달까요. 감독이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감독의 그릇을 넘어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녀
초중반까지 다소 뻔한 이야기의 흐름을 밟는 듯하더니 종반에야 가서 영화의 잠재력이 드러나네요. 한국형 히어로 영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영화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이 더 많으나 앞으로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신세계>와 <V.I.P>의 박훈정이라서 더 기대하는 점도 있고요.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요 근래 본 최고의 영화입니다. 아름답고 섬세합니다. 영화는 자체적으로 결점이 없어 보입니다. 하나의 깨끗한 사랑이 고스란히 펼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 중 최근 오스카상을 받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더 자연스럽고 힘이 있습니다. 이런 영화는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지루한 면도 있었으나 소소한 웃음도 있는 등 애정으로 봤네요. 처제가 마블의 수많은 영웅 중 이 앤트맨의 팬이라 함께 봤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짧은 쿠키 영상이 더 강렬했네요. 아,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가오갤의 팬입니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좋은 소재를 참 지루하게 보였네요. 찰스 디킨스라는 작가는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텐데 아쉽네요.

패딩턴
속편이 명작이라기에 얼른 전편을 찾아 봤습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조화인데, 전체적으로 평범하네요. 이야기를 떠나 곰돌이 캐릭터 패딩턴은 충분히 매력이 있습니다. 그 외 눈여겨 본 배우는 니콜 키드먼인데, 자기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참. 물론 과거 젊었을 때와는 비할 수 없겠지만 다른 의미로 놀라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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