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카운터스> 첫 시사 첫 반응 steemCreated with Sketch.

in #counters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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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카운터스>를 보는 내내 오사카 조선학교가 생각났습니다. 조선학교? 아마도 일본 영화 <박치기!>(2004, 감독 이즈츠 가즈유키)를 보신 분들은 조선학교가 어떤 곳인지 잘 아실 거에요. 조선 국적을 가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총련이 오랫동안 지원해왔죠. 지금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재일교포(의 자녀)도 이곳에 종종 다닙니다. 민단(대한민국)이냐, 총련(북한)이냐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엔 역사가 오래됐고, 그만큼 문제가 복잡합니다. 분명한 건 이들은 오랫동안 조선의 언어와 문화를 지켜오고 있는 동시에 일본사회에서 온갖 차별을 당하고 있는 약자라는 사실입니다. 재일교포인 이일하 감독이 연출한 <카운터스>는 이들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을 향해 ‘카운터’(counter, 반박하다, 대응하다)를 날리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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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일본, 사쿠라이 마코토는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를 결성해 혐한 시위를 주도한다. 극우 인터넷 게시판에서 우익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얻은 그다. 재특회는 도쿄 신오오쿠보에 있는 코리아타운에서 가두 시위를 벌어기 시작해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를 내뱉는다. 어느 날,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혐오에 반대하는 모임 ‘카운터스’가 결성된다. 전직 야쿠자, 저널리스트, 변호사, 국회의원, 만화가 등 사회의 각계각층에 있는 사람들이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재특회의 시위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온몸이 문신으로 뒤덮인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다.

10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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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것과 다른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조선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민단과 총련을 가리지 않고) 재일교포들은 일본사회에서 차별과 멸시를 당하고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하기 힘들며, 그래서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이미 오랫동안 온갖 차별을 당하고 살아온 그들에게 혐한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조성되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재일교포와 일본일을 가리지 않고 일본 사회 각계 각층에서 모인 모임 카운터스는 우경화되고 있는 움직임을 향해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크게 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누구보다 물불 안 가리고 폭력도 서슴치 않는(그래봐야 밀치기와 겁주기밖에 없지만) 야쿠자 출신 다카하시는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다.
소수 민족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본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였다. 그가 집권했던 2013년, 아베 정권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교 무상화는 일본 전국의 고교생들에게 수업료를 징수하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의 교육정책이다. 하토야마 정부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는 목적으로 시행한 정책인데, 아베 정권이 2012년 12월 재집권 하자마자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헌법 개헌선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아베의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헌법 수정에 대한 그의 꿈은 여전하다. 아베의 헌법 수정을 막아야 하는 이유가 다큐멘터리 <카운터스>에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인데, 이일하 감독은 매우 카운터스의 용기 있는 운동을 매우 경쾌하고 빠르게 펼쳐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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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무더위가 다시 심해진 것 같아요. 너무 덥네요. 헥헥.

혹시 이영화 어디서 개봉하는지 정보를 알 수 있을까요?
굉장히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예매창이 다음주 화요일 혹은 수요일에 열려서 그때쯤 CGV,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각 사이트에 상영관이 안내될 것 같습니다. 여름시장이 <카운터스> 같은 독립영화가 상영관을 충분히 잡긴 어려울 것 같으니 첫주 주말에 감상하시는 걸 권합니다. ^^

흥미롭네요 첨뵙고 풀봇으로 인사드리고
팔로해요 또 뵈요^^

굉장히 복잡한 문제인데 영화가 인물 중심으로 되게 유쾌하고 흥미롭게 전개합니다. 다큐멘터리치고 촬영도 극영화처럼 안정적으로 잘 했고. 네, 저도 팔로하겠습니다. ^^

이번 포스팅도 흥미롭게 읽고 갑니다! 남은주말도 잘 보내세요~ @pepsi81

감사합니다. 영화가 꽤 유머러스하고 흥미롭습니다. 시간 되시면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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