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는 콜센터 상담원입니다.

in #customer6 years ago

제 아내는 콜센터 상담원입니다.

가족 저녁 밥상 토크에서
아내에게 있던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 가만히 듣다 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지은 죄가
아내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많이 미안합니다.

요즘 콜센터에 전화하면
"지금 통화하는 상담원은 누군가에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저에게는 정말 맘에 와 닫습니다.
제가 그 맘을 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필요에 의해 상담 전화하면서
내 가족에게 상담받는 생각으로 받다 보니
오히려 긴장되고 부담이 되었습니다.

필요한 것을 정확히 얘기했는지..
나 때문에 콜시간이 늘어나지 않을지..
내가 쓸데 없는 질문을 하지는 않는지..

최대한 빠르게 업무 처리 받아서
그 상담원에게 도움이 되는 한 콜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으며
감사하며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상담원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일 것이고
"나 오늘 힘들었지만.. 이런 좋은 사람도 있었다." 하며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가 전해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대방이 전화기 너머에 있다고
못된 말을 하며 아무렇게 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다면
앞으로 노력해주시고 배려해주시면 됩니다.
그 마음 상대방에게 꼭 전해집니다.

상담원은 결정된 것을 알려주고 전하고
도움 주는 사람일 뿐입니다.
결정된 것을 바꾸고 권한을 넘어설 수도 없습니다.
무리한 요구는 서로 힘들 뿐입니다.

못된 말 듣는 것 싫다면 직업을 바꾸라는 분들에게는
다른 직업보다 적성에 맞는다고 합니다.
상담원은 못된 말 듣는 직업이 아니고
궁금한 것을 해결해주려고 알려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못된 말을 들을 이유는 없습니다.

온종일 작은 공간에서 앉아
쉬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심장이 콩탁콩탁 두근거림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신다면
많은 분이 조금은 부드러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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