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서 스팀잇을 하는 이유

heterodox (58)in #dclick • 6 years ago (edited)

저는 현재 20대 중반이라고도 하기에 애매하고 초반이라고 하기도 상당히 애매한 나이에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평균적인 20대의 입장에서 스팀잇 한국 커뮤니티는 굉장히 재미없는 곳이 맞는 것 같습니다. 주 연령층이 30대 이상분이 대다수여서 20대가 공감하기 힘든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솔직히 여기서 나오는 일상 이야기는 주로 육아 이야기나 직장 생활 이야기 결혼 이야기 등등인데 한번도 안해봤기 때문에 20대로서 참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저 또한 초반에는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별로 재미없어서 스팀잇 아이디만 만들어놓고, 스팀잇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20대들이 모여있는 사이트는 거의 하지 않고 스팀잇만 거의 하는 이유는 스팀잇에서는 긍정적인 에너지만 얻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대가 주연령인 커뮤니티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은 하면 할수록 그냥 부정적인 에너지만 생기고, 스트레스 풀려고 활동했던 것이 종국에는 스트레스만 쌓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건지는 몰라도 젊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란 곳들이 오히려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팀잇보다도 꼰대들이 엄청나게 많더라고요. 40대 이상 꼰대들을 욕하면서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꼰대질을 합니다. 자기가 내세우고 있는 가치관이 무조건 옳다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도 많고. 자기랑 다른 길을 걸어가거나 조금이라도 튀는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욕부터 하고. 기껏해야 대학생, 사회초년생인 사람들이 자기가 온갖 무슨 그쪽 분야에서 수십년 해본 그런 경력자인것 마냥 되도 않는 참견질을 하고 말이죠. 나이만 어릴 뿐이지 전국꼰대자랑에 나가면 충분히 1등하실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극한의 염세주의와 비관주의에도 많이 지쳤습니다. 무슨 금수저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느니, 헬조선이라느니. 뭐 어차피 인생은 수저빨이라느니. 뭐 매일 자기 부모탓이나 하는 사람들도 많고. 저도 사실 아예 공감 못하는 말은 아닙니다. 근데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혼자 한탄하는건 좋은데 그게 무슨 진리나 되는 것마냥 떠들고 다른 사람한테도 그런 염세주의 패배주의 비관주의를 강제로 주입하는 모습에 너무나도 역겨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스팀잇에 오면 그런 것은 없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20대로서 재밌게 읽을 만한 글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부분 긍정적인 에너지만 받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제 예전에 자주 들어갔던 커뮤니티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에 글 올려진 글 실루엣 정도만 봤는데도 갑자기 두통이 느껴져서 꺼버린 후,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