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서정(秋日抒情) ...

i2015park (61)in #dclick • 6 years ago (edited)

운동을 가는데, 머리위에 주먹만한 석류가 발갛고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아파트 재건축 이야기가 있고부터는 왜그런지 화초나 나무들이 예전같지 않다. 올봄엔 색짙은 진달래가 피잖킬래, 화단을 어슬렁 거리고 뒤져보니 뽑혀나간 자욱만 덩그라니 남아있었다. 인도 위에 하얗게 꽃을 떨구던 때죽나무는 작년부터는 꽃망울이 매달린 채로 말라버린다. 연한 베이지색의 탐스럽던 미선나무는 부지런한 예초기에 제대로 맞아서 다시 보긴 틀렸다. 꺾꽂이라도 해두자던 아내의 성화를 무시했다가 두고두고 원망이 늘어간다. 화단마다 한무더기씩 있던 향기로운 찔레꽃도 벌써 몇해 전에 없어졌다. 가을에 검붉은 열매를 올망졸망 달고있던 좀작살도 지난 번 제초때에 뿌리채 뽑아놓은 것을 보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 기억을 같이 더듬어 볼 이들도 하나씩 흩어진지 언제런가. 친하게 지내는 수위 아저씨에게 부탁해야겠다, 저 석류 하나만 따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