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을 유지하는 법 2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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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이미지 by @gamiee

한 줄 요약: 하기 싫은 행동을 어떻게 '재미'와 연결시킬 수 있을지 궁리하라. 먼 미래의 목표보다 손 뻗어 잡을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라.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 정도로 꾸준함을 지속하려면 보상이 바로바로 주어져야 한다. 자기조절력이 남들보다 선천적으로 뛰어나거나 어떤 목표가 자신의 내적 가치에 깊게 뿌리를 둔 것이라 특별히 자기조절을 요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애쓰게 되는 경우가 있을 테지만, 즉각적 보상이 있지 않고서는 꾸준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운동은 보상이 즉각적으로 온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나 간헐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운동을 하면 열 번 중 아홉 번 정도는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마련이다(운동을 해도 기분이 안 좋아지는 때가 분명 있긴 하다). 결과적으로 그럴 뿐만 아니라, 운동을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유쾌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영어공부는 그렇지 않다.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영어에 도가 튼 사람이 아닐까도 싶다.

지연할인(delay discounting)이라는 심리학 개념이 있는데, 미래 시점에 주어지는 보상에 대해서는 감가상각을 진행하는 심리적 특성과 관련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0스달이 주어지는 것과 일주일 뒤 13스달이 주어지는 것을 택하라고 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전자를 택한다는 것이다.

지연할인이 얼마나 되느냐에 관해서는 개인차와 상황적 변수가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일주일 뒤 11스달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일주일 뒤에 보상을 받기로 선택할 수 있다.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기분이 안 좋을 때보다 좋을 때 지연할인율이 낮아질 수 있다. 즉 미래 보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프하게 그려본다면 즉각 보상의 파워가 지연 보상의 파워보다 훨씬 크다. 습관이 아닌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보상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중에 주어질 보상을 상기하며 자기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나만큼은 자명한 것 같다. 다이어트가 특히 그렇다. 영어공부도 마찬가지다. 영어공부보다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그 유혹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그 유혹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 유혹을 대체할 만한 유혹을 만들어야 한다.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거나 무시하는 방법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고, 즉각적 보상을 원하는 행동과 연관시키는 게 중요하다.

영어공부라는 재미없는 행동을 재미있게 만들려면 재미를 주는 무언가를 영어공부와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던 부분인데, 영어공부가 습관이 될 때까지는, 영어공부를 무작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영어공부 자체를 즐거운 활동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진도를 얼마나 빼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영어공부를 한다고 해서 운동할 때처럼 도파민이 분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날마다 재미있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게 중요하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Atypical이라는 미드를 알게 됐다. 현재 시즌2까지 나온 상태인 것 같은데 경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속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경험에 관한 드라마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그런 내용들이라 몰입이 잘 된다. 당분간은 이 드라마로 리스닝을 할 생각이다. 영어 자막 없이 그냥 볼까 하다가 자막과 같이 보고 있다. 영어 자막이 없으면 집중이 잘 안 될 것 같고 재미도 반감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원서읽기는 하루 여섯 페이지 읽기에서 하루 한 페이지라도 읽기로 목표 수준을 낮춘 후부터 다시 진도를 잘 빼고 있다. 부담이 없으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매일 책 한 번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그 날의 목표를 달성 가능하다. 재차 얘기하였듯이 Feeling Good이라는 우울증 자조서를 읽고 있는데 내 안의 우울한 측면에 대입하며 읽으면 집중이 잘 된다. 요즘에는 죄책감에 관한 챕터를 읽는데, '~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은 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게 만든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영어공부를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적 사고는 자연스럽게 영어공부와 멀어지는 지름길이 아닐지.

어떤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다. 물론 마음 속으로는 영어를 잘하게 된다면 영어로 상담도 하고 논문도 쓰고 번역서도 출판해야겠다는 과대한 꿈을 스케치하고 있지만, 아직 내 영어 수준에서는 실현성이 희박한 꿈일 뿐이다. 즉각적인 보상을 거부하고 미래의 거창한 목표와 보상에 초점을 맞춰 행동하는 것은 범인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 영어공부를 재미로 승화시킬 궁리를 하는 것, 목표를 세우더라도 먼 미래의 목표보다 눈 앞의 잡을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 이 두 가지 전략을 통해 영어공부에 접근하고 있다. 후자에 관해서는 나중에 또 포스팅할 일이 있을지 모른다.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나로서도 궁금하다. 몇 개월 하다가 상황이 바뀌어(ex. 업무량 증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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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 참... 중요하죠.
잘보고 갑니다 @slowdive14

간간이 들러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습관이 되게해야죠 ㅎ 공감공감
무언가를 이루고 추구하는것 자체가 나름의 재미와 쾌감 을 주기도하던데 ㆍㆍ모두그렇진 않겠죠?

그게 자기 내적 가치와 연결돼 있으면 아무리 목표 수준이 높고 먼 미래에 보상이 주어져도 말씀하신 대로 재미와 쾌감이 오는 것 같아요.

Slowdive님 영어공부와 더불어 묘하게 도전적 과제를 대하는 사람의 심리을 몸소 체득하고 전파하게 되시는 것 같습니다ㅋㅋ 두 마리 토끼!

네 글도 쓰고 글 쓰면서 전략도 세우고,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서 동기부여도 하고.. 그러고 보니 세 마리 토끼네요. ㅎㅎ

꾸준하신걸요? (참, 딜레이 오타났어요.) 아무래도 파워 충전해야할 것 같아 광고클릭하고 갑니다. :)

오타가 아니라 deley인 줄 알았네요. ㅎ 클릭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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