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에서 벤츠 오너가 된 후 1주일

연식은 오래됬지만 상태가 좋은 차를 훌륭한 조건에 부모님게 물려받게 되었다.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면 연식이 오래되어 헐값에 팔리느니 보험료 140과 취득세 40만원을 내고 받아왔다.
비트코인이 오르면 일부를 팔아서 차를 살 계획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30년 간의 뚜벅이 생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뚜벅이에서 벗어나게 되니 세상이 좀 달라보여서 기록을 남긴다.

첫번째로 주차장과 주유소를 유심히 보게 된다.

주차장의 요금과 발렛이 되는지 여부, 지하인지 지상인지 등등 뚜벅이일 땐 관심없던 분야가 관심분야로 들어오니 세상에 주차장이 왜이렇게 많은건지... 정말 각양각색의 주차장이 있다. 오늘은 병원을 갔다가 타워형 주차장도 봤다. 거기는 SUV등의 대형은 불가라고 하길래 역시 도심에선 세단을 많이 타는 이유를 하나 알게되었다. 그리고 주요소의 휘발유 가격을 체크한다. 그리고 셀프인지 아닌지도 확인하고 고급유를 넣는 차량이 무엇인지 관찰했다. 고급유는 비지니스석 처럼 따로 라인이 있었다. 아직 주유를 하지 않았지만, 들은바로는 대기업의 직영점에서 고급유를 넣는 것이 차를 아끼는 방법이라고 한다.

두번째로 자주 걸어다니던 거리를 차 안에서 보고 보행자를 보게 된다.

강남역 뒷골목을 지나가는데, 보행자가 왜이렇게 많은지... 그리고 보행자들의 행색이 좀 다르게 보였다. 좋게 말하면 젊어 보였고, 다르게는 보행에만 최적화된 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슬림한 백팩, 운동화, 모자 등등. 운전자에게는 굳이 필요없는 복장들이 멀리서봐도 차 없이 걸어다니는 라이프스타일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도 그렇게 입고 걸어다녔던 것을 떠올렸다.

대부분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나의 삶에서 자가용이 크게 필요치 않았지만, 차가 있으니 확실히 이동에서의 옵션이 늘어났다. 차로 꼭 가야되는 지 고민을 하게 만드는게 단점이긴 하다.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도로위에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차가 단순히 이동을 넘어 도로위의 공간을 사적 점유한다는 점에서 쏘카와 같은 공유차를 탈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마치 카페에서 업무를 보느냐와 내 개인 데스크가 있느냐의 차이랄까. 어쩌다 소중하게 생긴 나의 조그마한 공간을 아껴서 잘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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