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소멸, 한병철 [북 리뷰]steemCreated with Sketch.

| 주말에 철학책 신간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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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의 저자로 독일에서 유명하신 철학자이신데, 최근 나온 책은 하이데거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다.

역시나 간결하고 명쾌한 논리 전개 과정과 이론의 적법한 현실 적용이 잘 맞는 책으로 많은 통찰을 준다.

번역 역시 잘 된 듯 하여 가독성이 매우 좋다.

핵심은 사물이 탈사물화 된다는 것인데, 현실 세계의 존재들이 가상의 것으로 대체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딱 메타버스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 현상을 비관적 관점으로 해석하는데, 현존재가 탈물질화 되는 것은 정보와 데이터로만 남아서 후각, 촉각 등의 인터랙션이 불가하고 결국은 텅 비어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위와 같은 해석에 한 편으로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카피앤페이스트 디지털 세계와는 달리 앞으로의 메타버스는 오리지널리티와 소유권이 보장된 어떤 존재를 소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현존재가 구현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이는 현실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을 넘어 '확장'할 것이고, 심지어 가상의 어떤 새로운 것이 현실로 표현될 수 있는 잠재성도 있다.

철학자들은 너무 미시적으로 세계를 보다보니 현재 발전하는 기술의 잠재성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의 발전이 도보를 방해하는 것은 아닌데, 꼭 이를 안티테제로 여겨 자동차의 발전이 사람의 걷는 행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말하는 것과 같다.

보행로를 축소시켜 보행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그렇겠지만, 그것은 권리의 문제이지 자동차 자체가 사람을 걷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지니 않는가?

오히려 전체 인류의 이동권이 확장되는 그 미래 세계는 왜 보지 못하는지... 이동권이 확장된 인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이 더 유의미하지 않을까? 많이 아쉬운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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