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 스케일에 놀라다

in zzan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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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남의 땅에서 이 스케일 실화?
 쫄깃한 역사공부
 2편은 카불로 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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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누군가로부터 고군분투하며 탈출하는 스토리는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가슴뛰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극후반 선사받을 자유와 해방의 카타르시스, 그 한순간의 쾌감을 위해 우리는 심장을 졸이며 넋을 놓고 빠져들게 되지요.

'모가디슈'는 굶주림으로 앙상하게 뼈만남은 큰눈의 아이들과 슬림한 해적들이 바로 먼저 떠오르는 나라,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입니다. 영화 관람 전 예습하면 좋다고해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역사 공부를 좀 했는데 대략의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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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가입에 필요한 아프리카 50여 국가들의 지지표를 받기 위해 모가디슈로 떠난 대한민국과 북한 외교관들이 서로 경쟁하며 외교 총력전을 펼치던 중, 1991년 갑작스런 독재정권 정부군과 시민군 사이의 내전이 반발하고 결국 전쟁을 방불케하는 폭력과 전투가 벌어져 그 총격전 속에서 북한과 동반 탈출한다는 실화에 기반한 스토리.

무고한 시민들은 정부군과 시민군 사이에서 누구의 편인지 심문을 받게 되고 숙청의 피바람을 맞으며 그 불똥이 각 나라의 외교관들에게도 튀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고립되어 신변에 대위기가 찾아오는 한마디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그런 상황이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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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언급한 탈출이란 소재가 주는 긴박감과 몰입감은 이 영화에서도 확실합니다. 사실 쪼는 맛으로만 보면 8번째로 리뷰했던 '이스케이프'가 원탑이긴 하지만 - 아직까지 이스케이프가 줬던 심장 쫄깃함은 경험하지 못함 - 이런걸 떠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던 몇가지 놀라운 점이 있었습니다.

이 수많은 외국 배우들을 어떻게 캐스팅하고 컨트롤했지? 하는 생각과 우리나라도 올 로케이션의 이런 대형 스케일의 촬영이 가능하구나 하는 놀라움. (참고로 촬영은 모로코에서 진행)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나 봤더니 250억 원이라고 하더군요. 또 놀람. 그런데 또 찾아보니 이바닥에선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라네요? 참고로 전작인 군함도가 260억, 신과함께가 400억, 역대 제작비 1위인 설국열차가 460억. 또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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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가전 포화 속 참혹한 장면이나 카메라워크, 리얼한 사운드 등도 좋았고 간단한 스토리를 두시간동안 긴장감있게 끌고간 흡입력있는 연출력도 훌륭했습니다. 걱정했던 오글거리는 신파도 없이 비교적 담백했어요.

다만 (살짝 스포 주의) 극 후반 쏟아지는 총알세례를 받는 카 체이싱 장면에서 차량의 내구성이 트렌스포머도 아니고 좀 심하게 버프된 감이 있어 현실감이 떨어졌으며 중반에 조인성과 김교환의 육박전 씬도 제겐 좀 억지로 껴넣은 듯 과하다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중간중간 류승완 감독 특유의 촌스런 유머감각도 제 취향은 아니었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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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건 리뷰와 상관 없는 건데, 혹시 영화보다가 모기에 물리신 분 계신가요? 제가 조조로 텅빈 영화관에서 홀로 영화를 봤는데 (VR인줄) 관람 내내, 정말 거짓말 않고 2시간 내내 모기한테 팔과 다리를 엄청 뜯겼습니다. 유독 제가 모기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맛집이라고 소문이라도 났는지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고 모기소리도 안 들리고 함께 피를 나눌 사람도 없이 완전 독박으로 모기 한소대에게 배불리 피를 당근 나눔했어요. (빠는 건 좋은데 간지럽게는 하지마라, 쫌!)

아니 근데 영화관에서 이게 말이 되나요? 한방한방 침이 들어옴을 느낄때마다 얼마나 공포스러웠는지... 영화 중간에 등장인물들이 모기에게 뜯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4DX인줄 알았네요. 때문에 떨어지는 집중력을 부여잡느라 애먹었습니다. 리뷰쓰면서도 따갑고 간지러운 것 같아요. 갑자기 생각나서 더킹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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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조인성 표정이 영화 볼 때 내표정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리뷰로 돌아와서 진지하게...

전쟁은 예외없이 참혹하고 야만적인 인간 본성의 끝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영화속에서 장난감총을 들고 뛰놀아야할 어린 아이들이 실탄이 장전된 총을 들고 웃고 장난치며 시체들 사이를 넘나드는 모습, 알라에게 엎드려 정성스레 기도를 올린 후 총을 메고 인간 사냥을 떠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고 착찹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인류 문명의 역사를 6000년으로 봤을때 어느 시간대, 어느 공간에 태어났는데 우연히도 60년 인생동안 한번도 전쟁을 겪지 않은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받은 일이다." 라는 말을 듣고 참 멍하니 많은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피비린내나는 전쟁 중에 있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1991년 그시절 우리는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들으며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겠죠. (저처럼 아닌 분도 있겠지만) '모가디슈'를 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가니스탄, 미얀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들 아실테고요.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탈출에 포커스를 둔 영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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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리뷰를 정리해야 겠네요. 실화기반의 영화를 보고나면 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각색된 부분인지에 대한 궁금증이생기기 마련인데 찾아보니 역시나 사실과 다른 약간의 각색은 있었다고 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검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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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연기야 이제 뭐 말할 필요가 없고, 허준호는... 아... 정말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보물이라고 칭하고 싶어요. 이분만 등장하면 그냥 집중하고 빠져들게 됩니다. '킹덤'때도 그랬고 카리스마가 이미 저세상 텐션이에요.

그리고 최근 아주 핫한 넷플릭스 드라마 D.P. 의 한상병, 구교환도 최근 뜨고 있죠? (학창시절 별명 상상됨) 개성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지만 목소리가 살짝 베컴 계열이라 호불호가...ㅎㅎ D.P. 는 저도 각잡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일부에선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자극한다고 하던데 저는 군대에서 구타란 걸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런 건 전혀 없었네요. "아직도 군대에 구타가 있나? 라떼는 소원수리 한장이면 바로 맑은소리 고운소리 영창이었는데..." 하는 의문만 들었습니다.

조인성은 개인적으로 '더킹'때의 연기나 모습이 가장 좋았습니다. 물론 '비열한 거리'가 리즈시절이었지만... 더킹은 한 다섯번은 본 것 같네요. 넘나 재밌어.ㅎㅎ

여배우는 제가 '문소리'에 이어 좋아하는 배우인 '김재화'와 '김소진'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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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과 부인 강혜정이 각자의 성을 따서 만든 회사가 '외유내강' 이라고 하죠? (네이밍 센스있다) 지난주 리뷰한 '인질' 의 제작사 또한 외유내강입니다. 코시국에 회사가 많이 힘들텐데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극장에 걸어주어 고맙네요. 두 영화 모두 흥행적 요소는 다분한데 코로나 이전때과 비교하면 관객수가 한참 초라하죠. T^T 개인적으로는 '인질'이 훨씬 재밌었지만 그래도 한국영화 스케일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짝짝짝!!!

현 아프간 이슈가 연상되는, 보고나면 살짝 국뽕에 차오르는 영화 모가디슈! 아직 늦지 않았으니 방역 철저히 하는 대형화면의 큰 영화관에서 그 스케일을 꼭 한번 체험해 보세요! 모기 조심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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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 (Rotten Kiwies) 평점 85%
★★★★☆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607844
*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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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땜시 안갔는데
넘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맘 한번 내어서 마스크 잘하고 다녀와야 겠어요.

네. 종영하기 전에 꼭 챙겨보세요.ㅎㅎ

조인성이 열연한 영화 모가디슈 많이 본다던데 재미있을거 같네요. ^^ 😀
저도 꼭 보고 싶네요.

모가디슈 / 인질 / 싱크홀 중 관객수는 가장 높더라고요.ㅎㅎ

네. 이 영화가 요즘 인기가 그렇게 많다면서요. ^^ 😀 👍

최근에도 후임병 잠자리를 먹인 것이 밝혀진 일이 있었습니다. 은폐하는 것이 이득이라 감추기 힘든 심한 일만 크게 터지는 것 같네요..

하긴 가혹행위는 저 있을때도 옆부대 소식으로 자주 들려왔던 것 같네요. 사실 소대내에서 총기자살사건도 있었는데 언론에는 노출이 안됐어요.T^T

아이고 ㅠㅠㅠㅠ

전 오늘 보고왔어요.
넘 재미있어요..

오. 제 리뷰 타이밍이 딱 적절했네요.ㅎㅎ

나 영화관서 모기에 당한적 있음 완전 짜증남 영화 집중도 못하고 ㅋㅋ
그와중에 영화에 집중해서 이런 리뷰쓰는 형도 좀 짱인듯 ㅋㅋ
난 차량씬이 쫄깃해서 좋았는데

정신력으로 버텼어.ㅋㅋㅋ 나만 모기에 물린게 아니었구나. 에프킬라를 휴대하고 가기로 결심했음.ㅎㅎ 차량씬은 쫄깃하긴 했는데 완전 네버다이!

ㄹㅇ 진심 키위형 리뷰읽고 인질보다 괜찮을 거 같아서
낼 모가디슈로 예약 변경ㅋㅋㅋㅋㅋㅋ
키위형이 한 건 했네ㅋㅋㅋ
재밌게 보고 올게!!ㅋㅋㅋㅋ

ㅋㅋ 영업성공! 오늘 보는건가? 재밌게 보고와~!
근데 인질도 재밌으니까 이것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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