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19 서울메가시티 ? 인민의 타락과 국민의힘이 망해야 하는 이유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보면서 국내정치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한국의 운이 다했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은 하늘이 도와서 우리가 이렇게 잘먹고 잘 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국은 감당하기 어려운 도전과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위기와 도전은 무섭지 않다. 문제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인민의 에너지와 정치인의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인민이란 말을 사용하니 왜 북한이 쓰는 말을 사용하느냐는 지적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정치적 상황은 국가의 민이란 의미로 국가와 민의 수직적 또는 계서적 혹은 인민의 외연을 국가의 범주에 제한하는 국민이란 용어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3김 시대까지는 국민이라는 말이 맞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을 보면 인민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 인민이라는 말은 이데올로기와 전혀 상관없다. 공자도 인민이란 말을 썼다. 정치적 인간의 집단을 지칭하는데 인민이라는 말이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인민이란 정치적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적 존재를 이르는데 가장 적절하지 않은가 한다. 영어로는 people이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 아니라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다.

인민이란 용어 문제를 처음에 제기한 것은 한국의 대중들이 인민의 질적 수준에 미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대중이란 말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인민이란 말을 사용하지 못해서 대용으로 쓴 것이다. 대중이란 그냥 사람들이 모여있는 상태로 정치적 자각과 각성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인민이란 정치적 자각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가와 상호작용하는 존재가 아닌가 한다.

최근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한국의 인민은 인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소시민적 이해관계에 함몰된 무의미한 대중으로 열화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의 기원을 이야기하면 다들 그리스 아테네를 든다. 그러나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실패했다. 대중들이 자신들의 소아적 이해관계에 빠져 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진정한 민주주의는 프랑스 혁명당시에 그 모습을 나타낸다. 상퀼로뜨를 중심으로한 민주주의는 계급적 의미를 분명하게 담고 있었다. 없는자들을 위한 정치 제도로서 민주주의였다. 프랑스 혁명당시 나타난 민주주의는 단순한 다수결과 절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적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었다. 가진자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없는 자들이 정치적으로 대항하는 제도였다. 그것이 현재 민주주의의 시원이라고 하겠다.

최근 한국의 상황은 프랑스 혁명 당시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그리스 민주주의로 추락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무질서하고 포퓰리즘에 빠지는 것은 계급적 의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그리스 시대에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이후의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에 빠져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반혁명에 의해서 파괴되었다. 한국의 상황은 지금 그리스 민주주의의 열화된 모습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내년도 총선의 주요 이슈가 김포와 서울주변의 지역을 서울로 편입시킨다는 메가시티 계획을 발표하는 것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정책으로 김포와 서울주변지역을 서울로 편입한다는 것은 김포주민과 서울주변지역의 대중들로부터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서울로 모든 것이 집중되는 현상이다. 한국 자체가 도시국가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서울로 모든 것을 집중하게 되면 무슨일이 생기겠는가? 지방은 더욱 공동화되고 서울을 더욱 집중된다.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지방의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서울메가시티 계획은 국가발전에 역행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집값은 점점 더 높이 올라가고 지방은 점점 더 공동화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국민의힘 메가시티 계획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도 입을 다물고 있다. 반대했다가는 당장 김포와 그 주변의 지역이 다음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표를 찍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힘의 서울메가시티 계획은 완전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국가의 발전이나 경쟁력 제고와 같은 것은 아무런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오로지 어떻게 해서든지 표만 얻으면 된다는 얄팍한 술책인 것이다. 혹자는 국민의힘 서울메가시티 계획은 노무현의 세종시 수도이전과 같은 것 아니냐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노무현이 비록 충청도의 표를 얻기 위해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국가의 장기발전 방향과 부합한 것이었다. 노무현의 계획은 헌법재판소가 수도이전은 위헌이라고 판결함으로써 성사되지 못했다.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관습헌법이라는 것이다. 성문헌법을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관습헌법과 같은 불문 헌법 운운한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도 반동적 반역사적이었던 것이다. 그런 헌법재판소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옥상옥인 헌법재판소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럴 것 같으면 왜 대법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노무현 당시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 판결을 한국의 장기적 발전을 저해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서울메가시티를 추진하고 대중이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고 두눈만 꿈벅거리고 있다. 그것이 온당하지 않다는 것은 만난사람 마다 모두다 같은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과 언론들 거의 모두 해당지역 사람들의 아파트 가격 상승 욕구에 반대했을 경우에 당하게 될 역풍이 무서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국민의힘은 비난을 받아야 한다. 아니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인민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기준을 상실하면 인민이라 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은 인민은 없고 조그만 이익에 휩쓸려 다니는 군중만 존재할 뿐이다. 국민의힘이 저렇게 대놓고 매표행위를 할 수 있는 것도 한국의 인민이 정치적 자각을 하지 못하고 소아적 경제적 이익에 갈대처럼 휩쓸려 다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다가는 나라가 망한다는 것을 모두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나라가 망하는 짓도 서슴치 않는다. 국민의힘은 망해야 한다. 그런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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