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을 싼 종이는 그 내음이 나고, ...

매주말에 열심히 수영하러 다닌지 일년이 넘었던 어느 여름날. 그 길목에 노각나무가 눈에 든다. 피고지는 성정은 동백과 같은데 그 시기는 정반대이며, 색감은 참으로 소박하지만 자태는 품위가 있었다. 더우기 노각나무 그늘에서 맡은 꽃향기야 말로 그 어떤 꽃도 견줄 수 없는 시원한 것이지 싶다. 그해에 가뭄이 하도 심해서 오며가며 꽃구경은 틀렸지 싶어 낙담이 컸는데, 어느새 하얗게 벌어진 봉우리가 짙은 잎사이로 빼꼼이 보여 반가움에 멈추고 한참을 지켜보던 기억이 난다. ... 錦繡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