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익명성을 보장받는 것의 중요성

in #kr-agora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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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rgin short 입니다.

간만의 글이 @oldstone 님께서 제안하신 아고라여서 좋습니다. 게다가 제가 스팀잇 시작부터 꽤나 자주 익명을 보장받는다는 것에대한 이야기들을 했었기에 이번 주제가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제 기조는 이렇습니다. 스팀잇에서든, 다른 인터넷상에서든 익명성은 철저하게 보장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철저하게 보장된다함은 모든 범죄사실에 있어 보장이 아닌, 드러냄을 강요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전제하겠습니다.

전 스팀잇을 시작할 당시 제 배경을 논하지 않고 글을 온전히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며 익명성을 내세웠습니다.

제가 밋업에 나가지 않고있는 이유도 시간이나 장소때문만은 아닙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제 익명성에 대한 기조가 바뀔만한 사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많은 나이는 아니나 정말 수도없이 많은 상황에 배경이 작용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것이 좋은 배경이든 나쁜 배경이든 상관없이 작용할때마다 말입니다.
좋은 배경이 작용했다면 그대로 바뀌는 반응이 불편했고 나쁜 배경이 작용했다면 당연하게도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처럼 사회비판 또는 경제학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아니, 대부분의 작가들의 경우 치명적으로 작용하지요.

@oldstone 님께서도 주제를 던져주시며 말씀하셨지만, 기존의 sns들에선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아예 계정을 맘먹고 따로 판다면 모를까, 보통 실명과 연락처가 연동된 계정을 사용해 모든 정보가 드러납니다.
그렇기에 자유로운 글이나 장문의 글을 쉽사리 쓰지 못하고, 본인의 의견을 쉽게 올리지 못합니다.

가뜩이나 지금처럼 사회가 양극화되있고 좌우대립이 극심할땐 더더욱 자기주장을 글로쓰기 어려워집니다.

일례로, 네이버 기사들의 댓글란에 가보셨나요? 대부분 베스트댓글은 현정부에 무조건적인 찬성을 하는 댓글들이고, 이에 반하는 댓글들엔 가차없이 '일베' '틀딱' '닭사모' 등의 꼬리표가 붙습니다. 이러한 풍조가 존재하는 현 시점에 실명을 내걸고 하는 sns에서 현정부에 반기를 드는 말을 함부로 올릴 수 있을까요?

전 이런 관점에서 적어도 '글쓰기'를 기반으로 한 스팀잇만큼은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사회비판글을 올리는 작가들의 경우엔 실명으로 전환될 경우 누가 무서워서 글을 쓸수있을까요?


보통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토론 등을 보면 상당히 많이 나오는 주장 중 하나가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이 익명을 원한다." 입니다.

그런데 과연 떳떳하지 못해서 익명을 원하는 것일까요? 전 평생 아주 작은 범죄사실조차 없이 살아온 사람입니다. 전 무단횡단도 하지 않습니다. 꿋꿋이 기다렸다 가고, 공중도덕도 신실하게 지켜내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어느 바운더리에서든 떳떳하게 잘 지냅니다.

제가 과연 떳떳치 못해서 익명성을 원하고, 밋업에 참가치 않고있는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전 익명성을 그저 '필요'로 하고 있을뿐입니다. 제 의견이 보호받기 바라는 마음에서, 제 글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길 원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나아가, 제가 한가지 밋업을 보며 자그마한 걱정을 했던 것이 바로 이런데서 나옵니다. 혹여나 어느 순간, "밋업도 안나오는 놈"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대부분 커뮤니티의 가장 큰 적은 '친목'에서 나온다는건 여러분들 누구나 잘 아실겁니다. 위키피디아였던가에도 커뮤니티가 망하는 지름길은 '친목'이라고 적혀있던 것을 본 기억이 납니다.

전 솔직히 친목이 왜 잘못된건지 모르겠고, 기존에 어디서 활동한 적이 없기에 스팀잇에서 처음만난 이런 밋업이라던가 친목들이 긍정적으로 보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분명 수많은 커뮤니티들을 침몰시킨 이러한 친목을 어떤식으로 대해야하는가에 대한 경계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바로 앞에 말씀드린 "밋업도 안나오는 놈" 이라는 식으로 '떳떳치 못함'을 낙인찍는 행위이죠. 이는 익명성이 더이상 보장받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실명이나 만남을 강요받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자체가 익명성에 대한 위협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익명성은 겨울철에 입는 잠바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운사람은 잠바를 꼭 껴입고 있으면 되고 좀 덥다싶은 사람은 벗어재끼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걸 "다같이 벗어! 안벗는 놈은 수상한 놈이야!" 라는 식으로 여론이 만들어지는 순간 더이상 그 모임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요.

전 스팀잇의 지금 이런 상태들이 좋습니다. 하지만 익명성에 대한 보장이 점점 옆어지고 익명을 원하는 이들의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한다면, 글쎄요.. 아마 활동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붙여 다른이들또한 진입하기 망설여지는 허들이 되겠지요.

익명성을 벗는 것은 개인의 판단과 자유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목청높여 부르짖던 민주사회에 이미 익명성에 대한 자유또한 보장되어 있을진대 이것을 역기능에 대한 우려로 없애고자 한다면 앞서가신 선열들의 투쟁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됩니다.

스팀잇도 부디 이대로 흘러가며 익명성을 강요하지도, 강요받지도 않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실명이 항상 정의로웠던 것만도 아니였기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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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의 보장" 을 익명을 유지할 권리라는 측면에서 해석하셨군요.

저는 "익명성의 보장"을 기술적으로 해석해서 "자의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상 실제 아이덴티티와 연결을 시키는것이 불가능한" 으로 생각했습니다.

스팀잇에서는 내 스팀코인 트랜잭션 히스토리, 내가 쓴 글에 숨어있는 개인정보, 노드에 기록되는 내 IP주소 등으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강제적으로 실명이 드러날 수 있기때문에 테크니컬하게는 "반익명"이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익명성의 보장이 가능하긴 하지만 상당히 까다롭고, 스팀잇은 블로깅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훨씬 더 취약하기에 @marginshort님이 말씀하신 익명을 추구할 권리라는 측면에서의 "익명성의 보장"은 커뮤니티적 노력에 의해서 유지될 수 있을것 같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네 ㅎㅎ 기술적으로는 말씀하신대로 익명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요..사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익명성보장은 바라지않습니다. 정말 큰 범죄가 일어났을때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저 커뮤니티 상에서 숨을 권리정도를 보장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인터넷에서 소위 '친목질'이라 폄하당하는 행위는 단순 친목을 도모하는 행위가 아니라 공개적인 커뮤니티에서 배타적인 집단을 형성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가령 신규회원이 kr 태그에 검색해서 들어왔더니, "어제 재밌었습니다. 마진숏님.", "다음에 또 해요. kmlee님." 이러고 있으면 우리가 뭘 해서 재밌었는지, 다음에 뭘 하자는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배타적 관계가 늘어나면 구성원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기 쉽겠죠. 더 친한 사람끼리,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한 이들끼리 뭉치게 될테니까요. 그래서 공개된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은 오픈되어 있어야한다는 의미에서 '친목질'을 경계합니다.

반면, 스팀잇에서는 개인적인 만남도 잘 공개되어 있죠. 밋업의 경우도 그렇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친분이 있는 분들도 스팀잇에서 친분을 드러내실 때, 모든 이들에게 오픈해서 이야기를 하시니까요.

허락 없이 말씀드리는게 예의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빔바님, 신난다님, 드미님, 르캉님 등도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지고 계시지만 스팀잇에서 서로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하시지 않고, 만나서 어떤 일을 했다고 커뮤니티 전체에게 밝히신 후에 말씀을 나누시죠.

아 친목질이란 그런뜻이었군요 ㅎㅎ 스팀잇에선 그런것은 확실히 없어 좋습니다. 그뿐 아니라 강요하는 분위기도 없어 더 좋구요 ^^

밋업도 사진까지 공개되는데다가 아주 상세한 후기들이 올라와 사실상 친목보다는 무슨 세미나에 가까워 보입니다. 게다가 강연회까지 덤으로 열고있으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듯 하구요.

암튼 아직까지 익명성에 대한 걱정할만큼 뭔가 위협적인게 있진 않네요 ㅎㅎ 그래도 일찍이 토론해볼만한 주제여서 좋습니다 !

안녕하세요 marginshort님, 좋은 말씀 잘 보았습니다. 일리있으신 말씀도
많고 공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밋업이라는 것은 좋은 일 이지만,
꼭 참석해야 된다는 건 절대 아니지요. 본인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적당함이 좋습니다.
과하면 다 독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잊으면 안될 것 같네요.

맞습니다 ^^ 아무리 좋은것도 많이먹으면 체하지요~ 아직까진 좀 덜먹은 듯 하지만요 ㅎㅎ 지금은 너무 좋습니다 !

네 ㅎㅎ 좋은 것도 적당히 먹어야 되더라구요 ㅋㅋㅋㅋ
지난번에 참치집갔는데 성게알서비스를 계속 주길래 엄청 먹다
다음날 으~~ 힘들었네요^^

What did it mean?

It is a debate about anonymity.

공감하고 갑니다.

밋업도 안나오는놈 이란소릴 들을까봐 걱정된다는 말이 정말공감되네요ㅎㅎㅎ 저는 익명성 때문이라기보단 인터넷으로 알게된 사람들과 실제로만난다는게 아직은 낯설어서 밋업에 나가기가 망설여지는데 저런말을 들을까 걱정이 되서 나가야하나 고민이되거든요....ㅠ ㅎㅎ

그쵸 ㅎㅎ 그래도 지금껏 밋업주최자분들이나 여타 다른 스티미언들 모두 그런 기류를 가지고 있지 않아 좋습니다. 다들 파벌을 형성한다거나 하는것 없이 kr이라는 커뮤니티아래로 뭉치기만 하니까요~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 혜란님도 걱정안하셔도 될듯하네요!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제가 만약 밋업에 나간다면 아마 벤티님을 가장 먼저 만나뵙자할텝니다..ㅎㅎ 화이팅!

공감합니다.....!!
저 현재 제 신상정보 털려서 무쟈게 끓어 오르고 있는 중 이거든요....,
섬뜩한 뭐 그런 기분 .........,
요즘 전화 받을때 모르는 번호 잘 안받는 그런 사람 되어 가구 있어요.

헐.. 신상정보가 왜 ㅠㅠ 저도 스팸전화는 하루 2~3통씩은 애인전화마냥 오긴하는데요... 큰일이네요.
인터넷에 한번 퍼지면 정말 밑도끝도 없이 퍼져나가버리니 개인적으로도 단속을 정말 잘해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또 그런걸로 공격하고 사기치는 이들이 많다보니.. 청평님도 조심하셔요!ㅠ

제 통장에 잘 못된 입금이 됐습니다.
헌데 오 송금을 하신분이 제 전화로 직접 전화하고 ....전 어떻게 전번을 알았는지 알려주면 반환 하겠다 .....등등으로 시비시비 중이며 날자를 명시하고 제가 납득 못한다면 경찰서행 이라고....
거기다 어이없게 협박성 문자까징....ㅡ.ㅡ

저도 친목으로 망해가는 커뮤니티를 많이 봐왔기에 그런 부분이 걱정스럽긴 하더라구요. 저는 밋업을 직접 열기도 했고 되도록 참여하려고 하는 유형이긴 하지만 확실히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참가는 개인의 자유의사가 잘 반영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스팀잇엔 그런 기류는 아직까지 없는 것 같아 안심이 되네요 :) 저도 익명성에 대한 글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전 지금 스팀잇이 아주좋습니다 ㅎㅎ 어디하나 치우침없이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가능한 공간이 요즘없는데 여긴 정말 청정구역같아서요 ^^ 감사합니다~

공감 합니다.
익명성은 잘못이 아니며 본인의 선택이기에 누구도 비난하거나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반대로 실명 공개 또한 본인의 선택인 것이지요.

맞습니다 ㅎㅎ 그래도 아직 스팀잇에선 그런분위기가 없으니 안심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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