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바이올린을 아시나요?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classic6 years ago


보디가드라고 하면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마약왕을 비롯한 범죄집단의 두목 등을 경호하는 사람이 떠오르지요.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자베스 핏케언(Elizabeth Pitcairn)이 올 여름 신시내티 챔버 오케스트라에 객원 연주자로 참가할 때 보디가드가 따라 붙었습니다. 핏케언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바이올린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 바이올린이 그냥 놓여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늘 지켜봅니다.”라고 핏케언은 말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바이올린일까요. 그녀의 바이올린은 일명 ‘레드(Red) 바이올린’으로 불리는 1720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입니다.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한 작은 공방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명품 악기는 만들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취를 감춥니다. 무려 200여년 동안 이 바이올린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 손에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1800년대 후반에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셉 요하임이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기만 할 뿐이었죠.

‘레드 바이올린’은 200여년의 침묵을 깨고 지난 1930년대 독일의 베를린에 느닷없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의 후손이 이를 사들였고 1956년에는 다시 부유한 사업가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악기를 잘 보존해 왔던 이 사업가는 1990년 영국의 크리스티 경매장에 이 명품을 내놓습니다. 광택이 나는 붉은 니스칠이 생생한 상태였죠.

익명으로 진행된 입찰 결과, 당시로는 클래식 악기 경매사상 최고가인 170만 달러에 핏케언의 할아버지가 낙찰을 받습니다. 핏케언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였죠.

핏케언은 “악기를 들고 줄을 튕겨보는 순간 내가 꿈꾸던 바이올린이라고 느꼈습니다.” 입찰에서는 돈이 약간 모자라는 상태여서 한 번 더 호가가 진행됐다면 핏케언의 손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시내티 챔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에카르트 프루(Eckart Preu)는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하는 수많은 솔리스트가 있지만 극도로 보안을 챙기는 것은 핏케언이 처음”이라면서 “아마도 레드 바이올린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0여 년간의 실종 미스테리는 많은 작가, 역사학자, 저널리스트 등에게 영감을 주었고 1998년 프랑소와즈 지라드 감독의 손에서 ‘레드 바이올린’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합니다.

 

 

오케스트라스토리 김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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