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지만 중요한

in #kr-diary5 years ago (edited)

요즘 스팀잇에 들어와도 이웃 방문 한 번을 하지 않는다. 글을 쓰기는 커녕 읽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방금 전에도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온 문자에 답장하는 데만 5분이 넘게 걸렸다. 거절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서로의 마음이 상하지 않으려고 꽤 고민했다. 이러니 스팀잇에만 오면 그날 하루를 몽땅 써버린다. 남의 글을 후루룩 읽지 못하고, 내 글도 고치고 지우기를 반복하니 시간이 한두 푼 드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잃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놓지 않는 건 아직 이곳에 남은 몇몇의 이웃때문이오, 다시 글을 툭툭 던져 놓고 가는 건 요즘 꽤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원래같으면 비공개 블로그에서 심기일전하겠지만, 언제부턴가 스팀잇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짐이나 각성처럼 중요한 책갈피를 꽂기에 나름 적합한 곳이 아닌가 싶다. 마음 툭 터놓을 수는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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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가 벗겨졌다. 나의 근거없는 자신감의 기원이자 무한 신뢰하고 의존했던 그들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일종의 중독에서도 헤어나오고 있다. 그들 중에는 내 자신도 있다. 한겨울 코트를 잃은 것처럼 허전하고 춥고 불안하지만, 동시에 비로소 출발선에 선 것같은 기분에 설렌다. 정황상 리셋reset이지만, 타고나고 경험한 것이 있으니 아주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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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인 건지, 처음인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지난 날의 나를 덧없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으로 성장을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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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차지 않으니 원인을 찾고 원망과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 내가 적극적으로 내 삶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영영 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거다. 그동안 너무 쉽게 만족해왔던 건 오히려 교만하고, 소심하고, 나태하기 때문이었어. 더이상 비겁한 체념과 무능력한 불편함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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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다울 것.
누구에게 잘보이려거나 체면 차리던 게 죄다 몹쓸 짓은 아니었겠지만, 더는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세상 사람들 비위 하나하나 맞추려다간 제명에 못살지. 수군거림, 조롱과 무시, 평가와 재단... 잘못된 건 그쪽. 나는 그냥 나대로. 내가 잘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가 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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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겨우 이거 쓰는 데 또 2시간 30분이 훌쩍. 늘 이런식이다. 이러려고 노트북 핀 게 아닌데. 생각한대로 살자. 뉴욕 마무리해서 보내고 담주 인터뷰 올인해야지. 그리고 독서! 오늘부터 하루의 30분은 꼭 책읽는 데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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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색을 찾으면, 그 색에 감응하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건네거나 듣거나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굳이 많은 수의 소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저도 요즘에는 정말 아주 간간히 간간히 이웃 방문을 합니다. 잘 닿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항상 중요한 것은 자신 스스로가 느끼는 자신의 삶과 삶의 흐름이지, 다른 사람이 규정짓거나 외부에 반응하는 것으로 정의된 - 타인의 시선에 의존적인 흐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둘러보다가 댓글을 남기고 싶어서, 댓글을 남깁니다.

요즘은 글만 쓰고 쏙 나가버리니 정작 제가 소통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지만, 이런 댓글을 만나면 잠시 이렇게 또 방석을 깔고 앉게 되네요.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비겁하고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이 참 많더라고요. 마침 지금 틀어놓은 TV에 이국종교수가 나오는데 DO your job 이라고 하시네요. 다른 사람들의 의중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일을 하라고요.
댓글을 남기고 싶을 때, 남겨주셔서 반갑습니다 :)

곰돌이가 @qrwerq님의 소중한 댓글에 $0.006을 보팅해서 $0.017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1487번 $20.428을 보팅해서 $18.456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내 글도 고치고 지우기를 반복하니 시간이 한두 푼 드는 것이 아니다.

이러니, 이러니, 스프링필드님의 글에 자꾸 눈길이 가지요~~ㅎㅎ
이런 질 좋은 문장들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지요. 스프링필드님의 글도 글이지만, 삶을 더 응원합니다.

시간을 잃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놓지 않는 건 아직 이곳에 남은 몇몇의 이웃때문이오

아, 제가 꼭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어쩌면 지금도..^^ 그나저나 '남은 몇몇' 중 저도.. 포..함.. 되는.. 것이죵.ㅋ

그 때 이야기드렸던 '곰국'이 내일이면 처음 세상에 나갑니다. 툴툴.

초안이 가장 중요하니까,
초안이 끝이 아닌데도 뭔가 다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이 '곰국'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여기가 떠오르네요.

항상 폭풍을 담은 보석 같다는 느낌을 받는 일기들을
훔쳐보고 도망갑니다. ' -')/

내가 잘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가 되어야할 것이다.

저도 명심할게요.
그냥 나답게 사는 것, 생각보다 힘든 거 같아요. 용기도 많이 필요하고요.

This woman maid cool photos... I like this photos :)

You know her ;) Yeah, although she spent her life as a nanny, she left a large amount of films which had not even developed in her life. Thanks for the comment!


YEs ... this makes it sad ... she did not she 99.99% all photos what she did :(
But same time it let as see ... she know what she was do.


남은 이웃에 줄 서봅니다 ㅎㅎㅎ

길게 남기면 소중한 시간을 빼앗을 것 같고..

<생각한대로 살자.>

화이팅!

남겨주시는 댓글이 실은 시간만큼 소중하고 값지답니다 :)
라동무도 화이팅! 언제나요.

<제가 남은 몇몇의 이웃에 속할진 모르지만..>

종종 글 남겨주세요 스동무!
다 잘될거예요. 아자자!!

뭔가 글에 의지가 강하게 보이네요.ㅎㅎ
무엇을 하시려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무엇이든 진심으로 하고자 하시는 거 같아서 넘 보기 좋아요!!
참 만나서 이야기하면 푼수끼가 다분(?)하신데 어디서 이런 강단이 나오시는지.ㅎㅎㅎ 대단하십니다!!!!
이거 쓰는데 2시간 반이면 혹시 중간에 식사라도?ㅎㅎㅎ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바로 저의 목표입니다!! ㅎㅎㅎ
중간에 잠깐 잠깐 티비에 시선을 뺏기긴 했는데 그래도 2시간 반은 너무했죠 ㅠㅠ
그보다 미동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

떠나지 못하는 건 역시 나때문인가??!

ㅋㅋㅋㅋㅋ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미동님 댓글에 또 광대가(푼수끼....)광대 한대만 쳐줄...

아...쳤어야했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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