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권력의 차이를 보았다.

in #kr-feminism6 years ago (edited)
  1. 슬슬 이번 사태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무슨 페미니즘의 거장도 아니거니와 애덤 스미스처럼 본인 분야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아니지만 내 블로그를 보고 호박씨를 까는 관음충들이 꽤 많은 것은 잘 알고 있다. 이번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으면 뷔페미즘이니, 이럴 때만 입 닫고 있다느니 할 것 같으니 어쨌든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다.

  2. 워마드가 홍대 누드모델(남) 몰카를 올렸다고 한다.
    페미니스트들은 물론 분노했다. 좀 부차적인 설명을 하자면 터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쓰까쪽은 확실히 분노했다.

  3. 경찰은 나흘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내에 범인을 잡아냈으며, 이제는 2차 가해까지 잡아낸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여성 몰카 피해자들에 대한 대응과는 사뭇 다른 행동이었다.

  4.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여성 몰카 남성 가해자들은 어떻게 되었나.

여성 수영 국가대표 탈의실 몰카 범인 5명 모두 무죄 (증거 부족)
183명 몰카 찍은 의전원생 재판 조차 안받음
여성 치마 속 80번 찍은 30대 집행유예
몰카 7개월간 49번 찍었지만 무죄 (노출이 거의 없는 옷차림 +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 찍지도 않았다는 이유)
여자화장실 침입 후 핸드폰으로 몰카 촬영, 1심 집행유예
건너편 원룸 여성 몰카 상습 촬영한 50대 집행유예
대법원 판결 "몰카 찍었어도 신체 특정부위 노출 없었다면 무죄"
버스정류장, 지하철 몰카 460 촬영한 회사원 집행유예
간호사 알몸 몰카 촬영한 의사 집행유예


써놓고 봐도 참담하다.
뉴스나 기사로 보도되는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지금도 여전히 텀블러나 19금 사이트, 남초 사이트에는 여성 몰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댓글창은 온갖 혐오스러운 것들로 가득하다.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Hafs (용인외대부고) 여자 기숙사 몰카 사건이 터졌다. 영상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몇년에 걸쳐 촬영된 것이라 한다.
워마드 H대 누드남 사건은 네이버 실검에 올랐고 합스 기숙사 몰카 사건은 남초 사이트의 실검에 올랐다.


여성들은 몰카 사건을 보고 피해자에 공감하며 내가 저런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전전긍긍하며 저 사진/영상 속 피해자의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걱정한다.
안티페미 남성들은 "남자도 몰카 당한다구요." 라고 할 구실거리가 생겼음에 신났다.
신났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번 몰카 사건이 주목 받는 이유는 남성들이 남성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감정 이입을 해서가 아니라, '껀수'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앵무새 마냥 워마드를 언급하는 안티페미들의 어조를 보라.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절망감이 가미된 목소리라고 보기엔 그들의 것은 너무나 들 떠 있지 않은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몰카 피해 남성은 모델 공용 휴게실에서 성기를 드러낸 채 누워 있었다.
여성 누드모델이 공용 휴게실에서 성기를 드러낸 채 휴식을 취하다가 '몰카'를 당했더라면 그 책임은 여성과 남성이 함께 쓰는 공간에서 자신의 몸을 드러낸 여성 모델 본인에게 모두 돌아갈 것이다.

참 이상하다. 명백한 범죄인 '몰카'의 피해자라는 것과 별개로, 사람들의 이중 잣대를 꼬집어 내고 싶다. 여성 모델이 공용 휴게실에서 자신의 성기를 드러낸 채 누워있더라면, 그래서 몰카를 당했더라면 남성들의 반응은 뻔할 것이다.

그러게 왜 그러고 있었어요?
알몸으로 있던 당신 책임도 있죠.
찍히고 싶었나 보네.
공유 부탁드립니다. 메일 주소 0000@...
시집 다 갔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한 것의 이유는, 당신도 잘 알지 않나. 남성 피해자와 여성 피해자에 대한 이중잣대를 지적하는 글에서 조차도 나를 정신병자라 칭하며 '꼴페미' 낙인을 찍는 바로 당신 때문이다.

1번에서 언급한 관음충 이야기를 마저 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날 더러 '병신' 이란 단어를 썼던 것을 안다.
보자마자 화가 났다. 화가 난 이유는 나를 폄하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하고도 그것이 혐오 표현이란 인지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디 당신이 오늘도 내 블로그에 찾아와 소리 없이 발자취를 남기는 중이라면, 그래서 이 글도 읽는 중이라면, 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한 자신의 몽매함을 깨닫고 반성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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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모델이 ‘공용’ 휴게실에서 그러고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속옷 입는 시간조차 아껴 가며 작업에 신속히 임하려 했던 걸까요. 그곳을 에덴 동산으로 착각한 걸까요. 제가 그쪽 세계의 작업 환경을 몰라서일 수 있으나, 남자 모델의 행동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네요.

  • 그렇다고 몰카를 찍는 것은 범죄 행위이고, 남자 모델은 피해자이죠. 이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가 동의할 테니 통과하고요.

  • 범죄엔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처벌의 경중이 성별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따라 들쑥날쑥하다면 곤란하죠. 몰카 가해자에 대한 사회의 이중잣대. 이에 대해 말씀하신 데에 동의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몰카 범죄자가 이렇게 신속하게 검거되고 또 처벌도 이루어질 수 있구나 처음 알았네요. 그냥 비참한 기분이었어요. 모든 범죄 기사에 여성피해자, 여성가해자만 이슈가 되는 비정상적인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성 피해자는 여성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지만 남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죠.
반면 남성 피해자는 남성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며 여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덧 1. 백 번 양보해서 화장실 몰카, 지하철 몰카 등은 피해자 신원을 명확히 판별할 수 없어서 범인을 잡을 수 없다 치더라도 리벤지 포르노처럼 피해자가 분명한 상황에서조차 여성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 분노는 너무나 미비하지 않은가.

DSO 같은 단체에서 자료 다 준비해서 가도 받기 귀찮아하고 그런다는게 참...

덧 2. 5월 19일 토요일 홍대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실시된다. 힘을 보탤 분들 와주시길.

자꾸 추가해서 민망하지만 덧 3. 몰카 피해자 남성 사진 올리려고도, 보려고도, 궁금해하려고도 하지 마라. 모자이크 처리가 됐다고 할지라도 피해자에게는 그 또한 상처이며 2차가해다.

@therealwolf 's created platform smartsteem scammed my post this morning (mothersday) that was supposed to be for an Abused Childrens Charity. Dude literally stole from abused children that don't have mothers ... on mothersday.

https://steemit.com/steemit/@prometheusrisen/beware-of-smartsteem-scam

포토라인 세운 데에서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초범' 일텐데요...

평소대로라면 앞날이 창창한 20대이고 초범이니 봐줬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

요새 논문 작성중이라 이 사건에 대해 듣기만 하고 자세히는 몰랐는데, 덕분에 좀 알게 되었네요.
시간 날 때 더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페미니즘병자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https://steemit.com/kr/@hogu/3kec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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